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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가스터빈 가운데에 10cm 크기 파공 확인

[현장취재-동영상] 4년만에 공개된 평택 2함대 가스터빈 “파공-침수-좌초 보고와 연관성있나”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천안함이 침몰하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충격을 받은 선저 가스터빈 외판의 가운데 부분에 가로 세로 약 10~13cm 크기의 파공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스터빈 잔해는 2010년 5월 20일 천안함 사건 중간조사결과 발표 하루 전날인 그달 19일에 인양된 것으로, 그 이후 4년 여 동안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에 공개전시됐던 함수와 함미와 달리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다 해군은 지난해 12월 평택 2함대 사령부에 별도로 조성된 안보공원에 함수, 함미, 연돌과 함께 공개전시하기 시작했다. 가스터빈 외판과 가스터빈 등 가스터빈 잔해는 일부 언론인들과 블로거들에게 중간 조사결과 발표 이후 일부 공개된 적이 있었으나 선저 중앙에 이처럼 선명한 파공이 있었는지에 대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6일 미디어오늘과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민군합동조사단 민간조사위원), 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 블로거 김경석씨(블로거 닉네임 ‘지수바라기’) 등 4명이 해군본부의 협조를 얻어 실시한 현장견학에서 가스터빈 외판 잔해의 선저 중앙에 가로 약 13cm, 세로 약 10~13cm의 마름모꼴(사각형) 파공이 존재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파공은 가스터빈 선저 가운데의 프레임과 프레임을 싸고 있는 철판이 움푹 들어가 접혀있는 틈새에 있었다. 무언가 솟아오른 물체에 찍혔거나 바깥에서 안쪽으로 파고들어간 형태였다. 사진 정면을 볼 때 파공의 우측 20~30cm 지점에는 오른쪽 아래에서 왼쪽 위 방향의 사선으로 나타난 스크래치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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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해군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가스터빈 외판 선저 중앙의 파공(확대). 사진=조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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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해군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가스터빈 외판 선저 중앙의 파공. 사진=조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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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해군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가스터빈 외판. 사진=조현호 기자

 

이 정도의 규모의 파공이 침몰과 관련성이 있는 것인지, 침몰 이전에 있었던 것인지, 침몰 후 해저에 가라앉는 과정에서 생긴 것인지는 아직 밝혀져있지 않다. 다만 사고 전에 이만한 크기의 파공이 발생했다면 배의 운항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침수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 선박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또한 사고 후 해저에 가라앉는 과정에서 해저바닥의 암석과 부딪힌 것이라기에는 파공의 위치가 안쪽으로 들어가있어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사고 당시에 있었던 것이라면 어떤 과정에서 무엇과 부딪혀 생겨난 파공인지 분명하지 않다.

이날 함께 현장조사에 동행한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가스터빈 파공의 형태는 아마도 이번이 자세하게 발견된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가로 세로 약 10cm 이상 규모의 파공이 있다는 것은 아마도 상당한 침수를 유발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 대표는 “특히 천안함이 최초에 파공으로 인한 침수 후 두동강 났다는 보도(2010년 3월 27일 중앙일보 1면 등)처럼, 최초의 군내 보고상황과 연관성이 있는 것인지 파악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도 17일 이 같은 형태의 파공을 촬영한 사진 등을 본 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어디 걸려 눌려서 찢어진 것으로, 불규칙적으로 튀어나온 암석과 같은 자연적인 물체의 일부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파공이 사고전에 있었을 수는 없다. 이보다 훨씬 작은 파공도 운항시 침수가 일어나 난리가 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아마도 천안함 침몰사고와 동시에 생겨난 파공이며, 사고 원인의 한 부분으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추정했다.

이 대표는 폭발로 인한 파공일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떤 인공적인 물체가 인위적으로 박은 자국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파공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에 대해 확인해보겠다고 밝혔다. 미디어오늘은 이날 촬영된 주요 사진들을 국방부 대변인실에 보내 견해를 요구했다.

김태호 국방부 대변인실 총괄장교(해군 중령)는 17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메일로 보낸 파공이 촬영된) 사진을 봤다. 그런데, 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이제 와서 그런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어떤 상황에서 생긴 파공인지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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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택 해군 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된 천안함 잔해(함수측). 사진=조현호 기자

 

4년 여 동안 가스터빈 외판 등에 대해 담장을 쳐놓고 일반인에 공개하는 것을 제한하다 지난해 12월부터야 완전 공개한 것이 이 같은 파공의 노출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중령은 “담장이 쳐놓여져있어도 노종면 전 천안함 언론검증위 검증위원 등 원하는 사람은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었다”며 “기술적인 측면에서 이번에 완전공개가 된 것이지 그전에 일부러 감추려 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최초 상황보고부터 이명박 대통령한테까지 파공으로 인한 침수 또는 좌초 등으로 보고된 것의 근거가 이 같은 파공에 있었는지도 다시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침몰 당시 청와대에 근무했던 이종헌 전 행정관은 최근 집필한 ‘스모킹건’이라는 천안함 비망록에서 “21시51분 청와대 위기상황센터상황 담당이었던 공군 김아무개 중령은…해작사 지휘통제실 상황장교에게 전화를 걸어 ‘천안함이 파공되고 침몰하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다”며 “청와대 위기상황센터는 합참 지휘통제실로부터 ‘21시45분 서풍1 발령, 천안함 선저 파공으로 침수 중’이라는 2차 보고를 접수했다”고 전했다. 그는 “21시45분 합참의 지휘통제반장은 2함대사령부로부터 ‘원인 미상 선저 파공으로 침수중’이라는 상황 보고를 접수한 뒤 상황 파악을 더 하다가 합참의장에게는 22시11분, 국방부장과에게는 22시14분에 휴대폰으로 보고했다”며 “군 최고 지휘부에 대한 최초 보고는 합참의장과 국방장관에게는 ‘파공으로 침몰’로, 대통령에게는 1차 ‘서해에서 초계함이 침수’, 2분 뒤 2차 보고에는 ‘천안함, 파공으로 침몰 중’이란 내용으로 각각 보고됐다”고 상세히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