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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 법정증언 “천안함 함안정기, 폭발 아닌 좌초 흔적”

[천안함 공판] “3년 전 폭발한배 시신 인양 목없는 몸만 건져”… 검사 “단정적 주장” 반박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천안함이 폭발했다는 근거로 제시된 함안정기(Stabilizer)의 손상 상태에 대해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가 법정에서 “폭발이 아니라 오히려 바닥에 긁혀 찢겨지기까지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과거 내부폭발로 침몰한 선박을 구조인양한 자신의 경험을 들어 당시 시신을 인양했더니 목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종인 대표는 1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의 천안함 명예훼손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천안함이 폭발로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 좌초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천안함이 좌초에 의한 침몰이라고 판단한 이유에 대해 “함미에 난 메탈(금속) 스크래치 흔적, 측면에 나와있는 절단 형태. 중간중간에 움푹움푹 들어간 부분, 배에 구멍이 난 것, 프로펠러가 휘어진 것 등”이라고 말했다.

합조단 보고서에 실린 절단면의 형태에 대해 이 대표는 “(보고서의 절단면 사진은) 배의 내장에 해당하므로 직접 무엇에 부딪힌 것과는 관련이 없다”며 “바깥의 왼쪽에서부터 뜯어지면서 늘어져 남아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천안함 선체 중앙 하단에 설치된 ‘함안정기’와 관련해 폭발로 발생하는 버블압력에 의해 철판이 움푹 들어간 이른바 ‘디싱(Dishing)’ 현상이 나타나므로 이것이 폭발의 근거라는 합조단의 주장에 대해 이 대표는 그렇게만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함안정기 아래 쪽이 찢겨진 것은 좌초의 흔적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저것(디싱현상)은 새로 건조된 배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저렇게 된다”며 “군함의 경우 속도를 중시하므로 박판(薄板·얇은 철판)을 쓰는데, 함안정기의 경우 물속에서 배가 움직이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기 위해 안정시키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천안함 함안정기의) 디싱 현상이 폭발에 의한 것인지, 반대압력으로 휘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폭발로(만) 저렇게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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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천안함 현장취재시 촬영한 천안함 함안정기(함수좌현). 사진=조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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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천안함 현장취재시 촬영한 천안함 함안정기(우현). 사진=조현호 기자

좌초의 흔적에 대해 이 대표는 “사진 오른쪽(함미 좌현)을 보면, 일부가 움푹 들어간 것, 선저 밑까지 전부 바닥에 문지른 형태도 그렇고, 전반적 스크래치는 페인트 뿐 아니라 금속까지 긁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체에 주름이 잡혀있는 것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자세히 보면, 선체 가운데는 부러지지만 힘을 많이 받다가 가장 늦게 부러진 것으로 보이는 함수 우현의 절단면 윗부분은 튼살이 생기듯이 철판이 튼 흔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합조단 보고서상 절단면 사진에 힘이 아래서 위로 작용해 휘어진 것처럼 화살표를 표시해둔 것에 대해 이 대표는 “그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로 선체 절단면이 아래 방향으로 향하다가 끊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폭발일 경우에는 수제비가 뜯겨져 나간 것같은 불규칙한 절단형태가 나타나야 하지만 그런 상처가 전혀 없다”며 “잔해를 봤을 때 제가 봤던 폭발사고 선박의 흔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프로펠러 손상에 대해 이 대표는 “바닥에 대고 문지른 것이라고 본다”며 “배가 어딘가에 바닥에 닿으면 배를 빼려고 전후진을 하는데, 전진하면서 프로펠러가 해저에 닿으면 날개가 뒤쪽으로 휘어지고, 후진을 하면서 닿으면 반대로 휘게 되는데, 천안함 우현의 프로펠러 중 일부는 에스자 형태로 휜 것도 있다. 우측이 더 많이 (해저에) 닿았으며, 후진할 때 손상이 더 많이 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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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천안함 현장취재시 촬영한 천안함 함미 선저의 스크래치. 사진=조현호 기자

국방부가 인양했다는 이른바 1번어뢰의 부식정도에 대해 이 대표는 “그것이 터진 어뢰이건 불발탄이건 간에 물 속에 있었던 시간도 오래돼 있었던 것 같고, (물속에서 꺼내) 공기중에 말린다고 바로 저런상태가 되지 않는다. 공기중으로 꺼낸지 적어도 4~5년 정도 걸렸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종인 대표는 본인 외에도 유사한 일을 하는 이들도 천안함을 보고 좌초라고 말한다고도 전했다. 그는 “천안함 건지는데 동원된 업체의 관계자들, (구조인양)업자들, 지난해 만난 사람들, 배 관련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많이 만나는데, 대부분 좌초라고 한다”며 “천안함을 직접 견학하지 못했어도 프로펠러가 그렇게 휜 것을 보고 그렇게 얘기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자신의 과거 침몰 선박 인양 경험을 들었다. 지난 2012년 1월 15일 인천 앞바다에서 유증기(잔류가스) 내부 폭발로 침몰한 두라3호의 실종자 수색작업과 관련해 이 대표는 “폭발시 배가 반으로 쪼개지고, 시신 하나가 갈라진 가운데 있었다고 누가 얘기해서 수색작업을 벌여 시신을 찾았는데 목이 없었다”며 “폭발과 동시에 한 명이 날아갔다고 해서 우리에게 의뢰한 것인데, 찾은 것은 몸 뿐이었고 목은 못찾았다”고 전했다.

그는 “해경에서 박스 하나를 가져왔는데, 시신의 손 발이 뜯어진 것을 모아왔다는 설명을 경찰로부터 들었다”며 “(경찰이) 보여줘서 그 시신을 사진으로 봤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표는 2001년 파나마 국적으로 SK해운이 운항하던 5544톤급 유조선 피하모니호가 2001년 1월 15일 거제도 앞바다에서 화물칸 잔류가스 폭발로 89m 해저에서 침몰한 사고 관련 실종자 구조 작업 경험을 들어 “당시 절단면은 수제비 뜯겨지듯 불규칙적으로 뜯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폭발 일 때 절단면이 불규칙하고 충돌의 경우 형태에 규칙이 있으며, 피충돌체 형상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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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천안함 현장취재시 촬영한 천안함 함수 내부에 설치된 형광등. 사진=조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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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미 프로펠러. 사진=조현호 기자

이에 대해 검찰은 이 대표가 비접촉 수중폭발 선박이나 어뢰, 잠수정을 직접 봤거나 인양하지 않았으면서도 단정적으로 주장하는 것 아니냐고 반대신문을 펼쳤다.

‘폭발의 예로 든 선박은 모두 내부폭발이냐’, ‘내부 폭발 사고 침몰에 비춰봤을 때 천안함 사건이 폭발사고로 볼 수 없다는 것이냐’는 최행관 검사의 신문에 이 대표는 “그렇다”고 답했다. 비접촉 폭발도 본 적이 없다고 이 대표는 답변했다.

최 검사는 ‘시신의 상태가 온전하다는 것과 관련해 실종자 6명이 폭발 여파로 산화됐거나 시체도 찾지 못했는데도 그렇게 단정한 것은 무리가 있지 않느냐’, ‘(상태가 온전했던 시신이) 폭발과 거리가 먼 곳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아느냐’고 따기지도 했다.

이종인 대표는 “몸이 가루가 돼 (산화돼) 없어질 정도면 다른 이들이 전혀 손상 없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최 검사는 “좌초가 천안함 침몰 원인이라고 하는데, 최원일 함장부터 생존장병, 다른 이들은 통상의 항로를 다녔으며, 그 곳에는 암초 등 좌초의 요인이 없었다고 증언했는데 알고 있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이종인 대표는 “최원일 함장의 주장이 맞다면 바위가 떠밀려왔다는 얘기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스크래치와 관련해 ‘가라앉는 과정에서 스크래치생길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검사 신문에 이 대표는 “그럴 수는 없다”며 “힘이 가해질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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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공원으로 이전된 천안함 함수 측전경

어뢰 부식상태와 관련해 발견당시엔 부식상태가 발표 때와 사뭇 다르고, 바닷속에 있다 나오면 빨리 산화되는 것 아니냐는 검사 신문에도 이 대표는 “껍질(겉부분)만 산화되는 것이지, 내부에 곰보(모양의 부식)까지 생길 수 없다”며 “제 경험에 비춰 그렇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폭발 선박구조와 관련한 민간인 전문가, 군관련 전문가들이 모여서 여러 가지 실험이나 조사를 통해 결과를 발표한 것인데도 못믿겠다는 것이냐는 신문에 이 대표는 “그걸 못믿겠다는 것”이라며 “너무나 확연한 것을 (조사단의) 규모로 결과를 만들어서 믿으라고 하면 믿음이 가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검찰측이 이 대표의 증언능력을 탄핵하기 위해 이종인 대표의 다이빙벨 투입후 구조 실패 사실을 묻겠다고 나서 한 때 변호인단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재판부까지 나서서 천안함  사건과 무관하니 부적절하다고 했으나 이종인 대표가 답하겠다고 해 검찰이 신문을 이어갔다.

최행관 검사는 “세월호 사건 때 다이빙벨 투입과 관련해 구조했을 때 이 대표의 경험에 비춰봐도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며 “세월호 침몰 사고 때 다이빙벨로 20시간 이상 수색할 수 있다면서 실제 투입했다가 별다른 성과없이 철수한 뒤 실패를 인정한 것 맞느냐”고 신문했다. 이에 대해 이종인 대표는 “그렇다”면서도 “실제 (투입에 성공한지) 2시간 지나고 별 2개 짜리가 와서 ‘배를 철수하라’고 해서 나왔다. 또한 유가족이 실패를 인정하라고해서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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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사진=조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