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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가능성 희박해져

TOD 풀영상 공개, 함체 어디서도 폭발 열기 감지 안돼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국방부가 1일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을 촬영한 TOD(열영상감지장비) 동영상 전부를 공개한 장면에도 천안함의 절단면에 열기의 징후가 전혀 드러나지 않아 폭발로 인한 침몰이 아니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더해지고 있다.

심지어 영상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승조원들의 열기 보다도 함체 절단면과 그 주변의 열기가 낮았던 것으로 관측됐을 정도였다. 폭발에 의한 침몰이라면 당연히 열기가 남아있어야 함에도 TOD 영상에는 승조원 열기만 까맣게 잡힐 뿐 절단면에는 열기가 전혀 감지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사고 발생 시각과 새떼 사격 정황 등을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마친 뒤 오후 5시쯤부터 TOD 추가동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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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가 공개한 침몰중인 천안함을 찍은 TOD 동영상. 이치열 기자 truth710@

“TOD 풀영상, 열기·수증기 등 폭발로인한 징후 전혀 감지안돼”

동영상 촬영시간은 21시23분47초부터 시작된 것으로 찍혀있었지만 장비가 노후돼 2분40초 가량 빠르기 때문에 실제 촬영시작 시간은 21시26분27초라고 군은 설명했다. 분량은 모두 40여분 짜리다. 이날 국방부가 발표한 사고발생시각은 종전보다 앞당겨져 지난달 26일 오후 9시22분으로, 국방부 설명대로라면 동영상은 사고 발생 이후 3분여가 지난 뒤 녹화가 시작된 셈이다.

동영상을 보면 함수의 맨 앞 부분이 잠겨있고, 함수의 중간 부분이 절단된 채 떠있었다. 절단된 단면은 약간 휘어져 보인다. 승조원들의 움직임이 보이는 함교 쪽과 단면이 물살에 흔들리며 시계방향으로 표류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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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국방부에서 해병부대가 열상감시장비(TOD)로 촬영한 침몰 당시 천안함의 영상이 추가로 공개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문제는 분명히 보이는 함수의 절단면의 온도(온도가 높을수록 검게 보임)가 함교에서 움직이고 있는 승조원들의 온도보다 낮게 나온다는 점이다. TOD(흑상)는 열이 높을수록 물체가 더 검게 보이는데 절단면 온도는 사람의 체온 보다 낮게 나와 사실상 천안함이 폭발에 의해 침몰되지 않았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TOD 영상을 상영하면서 중간중간에 기자들이 ‘폭발일 경우 어느정도 열이 남아야 하나 전혀 감지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영상을 설명했던 이영기 합동참모본부 정보처 대령은 “승조원들의 체온보다 함체의 체온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안개가 끼이거나 비가 올 경우 액상이 흐려지게 나오지만 촬영된 영상에서는 상태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함체 절단면 온도, 움직이는 승조원 체온보다 낮게 나와”

‘폭발이라면 3분여 만에 열기가 금새 식느냐’는 질문에 이영기 대령은 “사람의 체온이냐, 화염에 휩싸였을 때 철판이냐 나무이냐에 따라 (열기가 지속되는) 시간이 다르다”며 “철판의 경우 더 오래갈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폭발에 의한 침몰이 아니라는 잠정결론을 내릴 수 있는 근거냐는 질문에 이 대령은 “우리가 이 동영상을 사고원인을 판별하는 용도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 기타 적세력이나 승조원의 함 이탈 표류상황에 대한 정보확인을 위해 제시한 것”이라고 모호하게 답했다.

이 때문에 폭발에 의한 침몰이 아니라 다른 충격, 암초 충돌 또는 피로파괴에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직 TOD 운용병 출신의 최모씨는 1일 “국방부가 내놓은 객관적인 동영상만으로는 폭발로 인한 열기, 수증기, 아지랭이 조차 드러나지 않는다”며 “폭파화염의 징후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날 침몰당시 백령도 기상대에서 TNT 180 kg 규모의 지진파가 기록됐다는 기록과 관련, 암초 충돌외에 어뢰공격 등으로 인한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국방부는 현재로선 어느 것도 확인 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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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해군 준장)이 1일 오후 서울 용산 국방부 기자회견장에서 천안함 침몰과정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기식 합참 정보작전처장(해군 준장)은 “화면만을 보고 사고원인을 정확히 말할 수는 없고, 합동조사단이 정확히 조사해야 한다”고 답했다.

암초충돌·피로파괴로 인한 침몰 주장 힘 얻을 듯…군도 “모든 가능성 열어놔”

암초충돌이나 피로파괴설에 대해서도 원태제 대변인은 “함체를 인양해 봐야 아는 것”이라며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엄청난 사고에 대해서도 TOD 운용병이 사고 장면을 3분여나 놓쳤다는 점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TOD 운용병 출신 전문가들은 “이런 엄청난 특이사항이 발생했는데 사고장면을 놓치고 3분이나 늦게 녹화했다는 것은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상부에 보고를 먼저하느라 늦어졌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OBS가 보도한 실종자 시신 4구 발견과 관련해 이기식 처장은 “시신을 찾았다는 이야기는 말이 안된다”고 말했으며, 원태제 대변인도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