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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전 영국 잠수함 군산 앞바다 좌초된 일 있다”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극비 정찰활동 들통…예기치않은 사고가능성” 예비역장성 “미상 잠수함 발견”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국방부가 천안함 침몰원인으로 지목한 북한 잠수함의 어뢰공격과 관련해 19년 전 영국의 잠수함이 서해바다에서 기동하다가 좌초당한 일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해군 전대장을 했던 한 예비역 장성도 미상의 잠수함을 추적하다 놓친 일이 있다고 증언했다.

김영삼 정부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보좌관을 지낸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은 1996년 2월 영국의 뱅가드급 원자력잠수함이 군산 앞바다에 좌초됐다는 글을 쓴 것과 관련해 16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국제전화에서 “영국과 협상한 국방연구원(KIDA) 쪽 사람으로부터 직접 들은 것”이라며 “남아있는 자료는 없고, 사람으로부터 들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김 편집장은 “숨김없는 사실에 근거해서 작성한 사례”라며 “당시 국회 보좌관 시절에 들은 얘기를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편집장은 이 사건 때문에 당시 영국의 존 메이저 총리가 한 달 뒤 방한해 김영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잠수함이 좌초됐기 때문에 영국의 정상이 한국에 온 것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편집장은 19년 전 사건을 천안함 침몰사건에 빗대어 설명한 이유에 대해 “천안함 사건과 19년 전 사건이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지는 않지만 수중의 세계는 모르는 게 더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탁한 시야와 높은 파고, 거친 조류를 가진 서해 바다에서는 잠수함 기동이 여의치 않으므로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도 있다고 김 편집장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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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996년 3월 5일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영국의 존 메이저 총리가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사진=e-영상역사관

 

앞서 김 편집장은 천안함 의혹을 제기한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가 한창 논란이던 2013년 11월 ‘인물과 사상’(11월호)과 인터넷신문 ‘대자보’에 기고한 <1996년 잠수함전쟁과 천안함 프로젝트>에서 영국 잠수함의 군산 앞바다 좌초 사건을 소개했다.

그는 기고글에서 1996년 3월 5일 존 메이저 영국 총리가 청와대에서 김영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에 대해 “굳이 사람들이 기억도 못하는 ‘한국과 영국의 첫 만남 200년’을 굳이 메이저 총리가 한국에 와서 기념해야 할 만한 사안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영국 총리가 한국에 온 배경에는 모종의 ‘전략적 결정’이 있었다”고 썼다.

김 편집장은 그 배경이 된 사건에 대해 “사건은 2월 초에 일어났다”며 “조수 간만의 차이가 극심한 전라도 군산 인근의 어장에… 새벽에 멋모르고 연안으로 들어온 영국의 뱅가드급 핵잠수함이 급속히 물이 빠지던 아침에 오도 가도 못하고 갯벌에 그대로 갇혀버렸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의 신고로 군부대가 출동한 것과 거의 동시에 토머스 해리스 주한 영국대사는 우리 국방부에 긴급히 영국 잠수함의 좌초 사실을 알리며 구조를 요청했다”며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정부는 발칵 뒤집혔다”고 전했다.

이 잠수함은 149미터 길이와 12미터 폭의 영국 뱅가드급이며, 첫 항해를 중국의 서해 연안을 정찰하는 것부터 시작해 그해 1월 마카오와 홍콩 근처에서 정찰 활동을 하다가 상하이 쪽으로 중국의 연안을 따라 북상했다고 김 편집장은 전했다. 그는 극비리에 이뤄진 정찰활동이 한국 연안을 따라 남하하던 중 군산 앞바다에 들어왔다가 재앙을 맞이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국제법상 잠수함의 타국 영해에 들어갈 땐 사전에 상대국에 통보하고 부상하게 돼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고 들어왔다가 좌초된 채 발견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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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대 디펜스21 편집장.

 

이와 관련해 당시 해군 전대장을 했던 한 예비역 장성도 당시 잠수함 출몰 사건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동해에서 해군 1함대 전대장을 했던 이 예비역 장군은 1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당시 중국과 서해안 경계 쪽에 (미상의) 잠수함이 이동하는 것을 발견해, 우리 해군의 P-3(초계기)가 출동해 목표물을 잡았으나 놓쳤다”며 “그래서 해군의 대잠 능력이 그것밖에 안되느냐는 질타를 많이 받아 곤욕을 치렀던 기억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동해에 있었지만 당시 해군들은 대부분 알 것”이라며 “하지만 그 잠수함이 영국 것인지, 군산에서 좌초됐는지까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좌초가 됐다면 오히려 그 잠수함이 정지된 상태였을 것이므로 소나(음파탐지기)에 암초로 잡혀 식별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 잠수함이 들어와 좌초됐다는 것은 서해라는 곳은 잠수함 활동하기엔 취약한 곳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천안함의 경우 물증(1번 어뢰)이 제시됐지만 연어급 (잠수정)의 작전은 희귀하고 불가사한 일이라는 측면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하규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대령)은 1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그 정도 상황이 벌어져 군산앞바다가 알 정도이면, 그것이 사실이면 언론에 보도가 안됐겠느냐”며 “김종대씨가 근거를 갖고 썼겠지만, 본인의 주장 만으로 그것이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 확정적으로 얘기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전 실장은 “19년 전에 있었다는 일이라 확인하기 쉽지 않겠지만, 정보본부 등을 통해 자료를 확인해보겠다”며 “파악한 뒤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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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뱅가드급 잠수함 자료사진. 사진=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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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함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