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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제3부표 미스터리와 잠수함 충돌설

한주호 준위는 왜 크레인도 없는 곳에 잠수했나… 젖혀지지 않는 해치와 뭔가를 건져서 남쪽으로 사라진 헬기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천안함 재판에 이른바 제3의 부표 지점에서 작업을 했던 이헌규 전 UDT 동지회장이 4년 만에 출석해 증언을 하면서 이를 보도했던 KBS가 어떻게 취재 보도하게 됐는지에 대해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이 전 회장이 법정에서 당시 잠수한 뒤 연 문이 완전히 제껴지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을 두고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천안함 좌현의 선실 문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신상철 대표는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에 당시 KBS 사회팀장과 황현택 기자의 방송통신위원회 증언과 법정 제출 서면 증언 등을 담아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헌규 전 회장의 최근(지난달 22일) 법정 증언과 KBS 취재팀이 5년 전 취재당시 녹취록 등에 따르면, UDT동지회원들은 고 한주호 준위가 사망한 2010년 3월 30일 이튿날 철수했다가 4월 2일 다시 백령도로 와서 3일 오전 10시 백령도 용트림 전망대에서 한 준위 추모제를 열었다. 이 곳에서 그들은 용트림 전망대에서 바로 보이는 이른바 ‘제3의 부표’를 바라보며 “부표 설치한 곳을 바라보며 추도사를 낭독하겠습니다”(실제 방송 육성)라고 읽었다.

문제는 이 곳이 함수(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제1부표’)와 함미(용트림 전망대에서 바라본 우측 능선 지점-‘제2부표’)의 중간 지점이자 용트림 바위에 가까운 지점이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들이 철수한 뒤인 4월 5일 함미와 함수를 인양하기 위해 투입된 해상크레인의 위치가 함수와 함미 침몰 지점으로, UDT동지회가 제3의 부표라고 지목한 곳에는 해상크레인이 들어서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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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0년 4월 7일 KBS가 보도한 이른바 ‘제3의 부표’ 관련 뉴스

 

UDT동지회원들은 한 준위가 작업하다가 사망한 장소가 함수 침몰 지점이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들이 지목한 실제 위치는 함수와 함미 침몰 지점 사이(용트림 전망대 바로 앞 지점)인 ‘제3의 부표’였다. 이들은 함수와 함미 인양을 위한 해상크레인이 현지에 도착하기 전에 작업을 했기 때문에 함수와 함미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었으며, 이들이 제3의 부표 지점을 함수 위치라고 지목한 것은 고 한주호 준위가 그렇게 알려줬기 때문이라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함수와 함미 위치의 경우 “용트림 전망대에서 육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며 망원렌즈를 통해야 가능한 수준”이라고 황현택 기자가 법정 제출 서면 증언에서 밝히기도 했다.

신상철 대표는 의견서에서 “문제는 한주호 준위가 왜? 제3의 부표가 설치된 그곳을 함수라고 사실과 다르게 말했느냐인데, 그것은 역설적으로 한주호 준위가 진실을 말하지 못할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밖에 해석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고 한 준위가 용트림 전망대 앞바다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는 UDT동지회원들의 당시 증언(KBS 취재 당시)이 담긴 추모제 영상과 달리 함수 함미 인양을 위한 해상크레인이 들어온 위치가 달랐던 점에 착안해 KBS 취재팀이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가게 됐다는 것이 KBS 제작진의 증언이다.

박승규 당시 KBS 사회팀장은 2010년 5월 4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9차 회의에 출석해 “추모제를 용트림 바위에서 UDT 동지회가 가졌는데, 용트림 바위 앞에 약 2km 정도 떨어진 빨간 부표가 있는 곳에서 ‘저기가 고 한주호 준위가 순직한 곳’이라면서 추모제를 지냈으며, UDT 동지회 회원들이 ‘저 부표가 한 준위가 발견해서 설치한 것’이라고 한 얘기를 우리가 녹취를 했다”며 “그때 기자들이 조금 의문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4월 5일 크레인이 들어와 함미의 위치와 함수의 위치 두 곳에 설치됐는데 UDT 동지회원들이 이야기하는 용트림 바위 앞 부표가 설치된 곳에는 크레인이 안 왔다”며 “그래서 기자들이 추모제를 지낸 UDT 회원들을 상대로 ‘고 한주호 준위 사망한 곳이 저기이고, 함수의 위치가 있는 곳은 크레인 위치가 있는 곳과 다르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이냐’고 (취재)하는 과정에서 녹취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UDT 회원들은 용트림 바위 앞에 있는 부표 위치를 아마 함수 위치로 알고 진술을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당시 박 팀장은 “현장에 작업을 했던 UDT 동지회원들은 ‘제3의 부표’가 고 한주호 준위가 작업하고, 사망한 지점인 곳이고, 거기에는 구조물이 있는 것 같다는 의문을 제기하는 리포트를 하게 된 과정”이라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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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0년 4월 7일 방송된 KBS <뉴스9>. 함수, 함미, 제3의부표 위치. 이미지=신상철 재판부 제출 의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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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0년 4월 7일 방송된 KBS <뉴스9> ‘UDT동지회원 추모제’ 장면

 

그 회의에서 함께 출석한 황현택 KBS 기자는 “(추모제를 지낸지) 이틀 있다 크레인이 들어오고 나서, 크레인이 들어왔을 때 UDT 동지회원 분들은 이미 백령도를 떠났다”며 “‘크레인이 왜 저희가 본 적이 없는, 기존에 함수라고 생각하지 않은 지점에 들어와 있을까?’라는 합리적 의심이 생긴 것”이라고 증언했다. 황 기자는 “실제로 본인이 직접 들어가서 함수를 봤다고 하는 분들한테 전화를 해 저한테 화를 낼 정도로 확인과 확인을 거듭해 보도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황 기자는 “제가 보기에도 백령도 앞에 있는 부표와 군이 발표한, 함수로 확인된 위치에 서 있는 부표와는 한눈에 보기에도 차이가 많이 나는 곳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신상철 대표는 증인채택 4년 만인 지난 22일 법정에 출석한 이헌규 전 UDT동지회장의 증언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이 전 회장은 당시 자신이 구조작업을 위해 바닷속에 들어가 연 해치의 생김새에 대해 신 대표가 제시한 잠수함 해치 가운데 하나를 선택했다. 해치 모양은 모두 둥근 형태였다. 이 전 회장은 두 팔 벌려 한바퀴 돌만한 좁은 공간이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그러나 검사와 재판장이 재차 확인 질문을 하자 둥근 모양인지는 모르겠다고 번복했다.

신 대표는 “천안함 좌현 출입구에는 둥근 해치로 출입할 곳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천안함은 우현으로 90도 누워있었으므로 좌현 선실쪽 출입구가 유일한 통로였으며 모두 대형 사각 해치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전 회장이 해치를 열었을 때 해치가 완전히 180도 제껴지지 않았다고 증언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신 대표는 “거주구인 선실 내부의 목재 출입문을 해치라고 표현하지 않는다”며 “외부 혹은 수밀격벽에 설치돼 완벽히 밀폐(tight)되는 금속제 구조의 출입문을 해치(hatch)라 한다. 해치 자체는 견고하고 무거우며 강력한 개폐장치가 달려 있다. 천안함 좌현 선실의 해치는 모두 대형 사각 해치로 열었을 때 안전이 보장되도록 완전히 제껴지도록 만들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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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수함 해치의 한 유형. 사진=신상철 법정 제출 의견서

 

이와 달리 잠수함의 해치에 대해 신 대표는 “완전히 제껴지지 않도록 설계돼 있는데, 그 이유는 완전히 제껴질 경우 해치 무게로 인해 하부로 내려가면서 해치를 닫을 수 없기 때문”이라며 “하부로 내려가면서 해치를 닫을 수 있도록 통상 120도 정도의 기울기에서 멈추도록 설계돼 있으며 스스로 닫히지 않도록 시건장치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따라서 ‘한 손으로 열었고, 완전히 제껴지지 않았다’는 이헌규 전 회장 증언은 그가 천안함이 아닌, 다른 구조물 또는 그런 해치를 가진 수중함선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제3의 부표 위치에서 작업한 헬기와 관련해 미 제7함대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에 유사한 헬기와 수송장면이 등장하는 것과 관련해 신 대표는 “한주호 준위가 사고를 당했을 때 미 함선의 산소탱크를 이용한 것 외에 미 해군이 천안함 관련 구조작업을 도왔다는 소식은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며 “그들의 작업이 천안함 사고와 어떠한 연관관계가 있는지 밝히는 것이야말로 천안함 사고 원인규명의 나머지 반쪽을 찾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KBS는 당시 뉴스에서 제3의 부표 장소에 대해 “이 곳은 어제 해군이 길이 2미터의 파편 2개를 건져 올린 곳이기도 하다”며 “이 파편을 실은 해군 헬기는 백령도나 인근 바다에 떠 있는 독도함이 아닌 남쪽 어딘가로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신 대표는 의견서에서 “제3의 부표와 관련된 일련의 작업은 천안함 사고 원인 규명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제3의 부표 하부에 또 다른 가라앉은 구조물의 존재 여부, 예비역 UDT 대원의 증언, 미 해군의 이해할 수 없는 작업 등 그 어느 하나도 국방부에서 공식 발표하고 해명한 내용과 일치하는 것이 없다”며 “의구심이 가는 모든 관련자에 대해 신문이 이뤄져 진실이 펼쳐질 수 있도록 헤아려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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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4월 23일 인양된 천안함 함수 좌현의 선실 해치(표시한 부분). 사진=신상철 법정제출 의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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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가 제3부표 부근에서 이동중인 것이라고 보도한 헬기. 뉴스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