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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해킹 메일 보낸 시점, 입국불허·압수수색 당했다”

[인터뷰] 천안함 전문가 안수명 박사 “내가 타겟이었을 수도… 동창회 메일 증거 못 찾아”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국가정보원이 해킹 프로그램을 통해 감청하고자 한 대상(target)이 재미 잠수함 전문가이자 천안함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온 안수명 박사(전 안테크 대표)가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국정원이 해킹한 IP 가운데 미국쪽 IP가 하나 있긴 하다고 언급한 것과, 국정원이 지난 2013년 10월 2일 ‘서울대 공과대학 동창회 명부’라는 첨부파일에 악성코드를 심어달라고 요청한 해킹팀 이메일을 근거로 이 같은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 동창회 명단에는 서울대 전기과를 졸업한 안수명 박사의 이름이 나온다.

더구나 그 이틀 뒤인 10월 4일엔 국정원이 미디어오늘 기자 이름을 사칭해 천안함 의문사항을 문의한 첨부파일을 의뢰한 것을 감안할 때 처음부터 안 박사를 겨냥해 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16일자에서 이 같은 분석을 상세히 실었다.

그러나 이 같은 이메일이 안 박사에게 직접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향신문과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서울대 공대 동창회 명부에 안 박사의 이름이 들어있는 것과 이 파일이 안 박사를 타겟으로 했다는 추측을 직접적으로 연계할 단서도 드러난 바 없다.

안수명 박사는 15~16일(한국시각) 미디어오늘과 국제전화 인터뷰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나는 내가 보고 싶은 이메일만 보고, 보기 싫은 이메일을 보지 않는다”며 “나는 기자 사칭 행위라고 생각되는 이멜을 받아보지 않았으나 이것이 국정원이 나에게 그러한 이메일을 안 보냈다는 증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대 동창회 명부가 담긴 이메일을 받았는지에 대해 안 박사는 “서울대 전기과 동창회가 LA에 있으며 동창회를 1년에 한 번 씩 하는데, ‘서울대학교 남가주 전기과 동창회’에서 이메일과 동창회 주소록을 받은 일이 있는데, 그 시기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2012년 말 또는 2013년 초일 수도 있고, 훨씬 더 오래 전 일 수도 있다”며 “당시 열어봤을 땐 엑셀로 돼 있었다”고 말했다. 안 박사는 “그와 관련된 이메일이나 파일을 지금 갖고 있지는 않다”고 답했다.

특히 안 박사는 지난 2013년 9월 미 국방부(해군)으로부터 당시 대표로 있던 안테크의 서버를 압수당해 지난해 초까지의 이메일 내용이 모두 사라져 어떤 이메일이 왔는지를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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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잠수함 전문가 안수명 박사. 사진=이치얼 기자

 

서울대 공과대학 동창회 명부가 담긴 이메일을 받았다는 증거는 갖고 있지 않다고 안 박사는 덧붙였다. 안 박사는 “몇 차례 이메일을 찾아봤으나 국정원이 내게 (해킹 이메일을 보내려) 했다는 증거를 찾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해킹 이메일을 안 박사에게 보냈는지 여부를 떠나 국정원이 안 박사를 타깃으로 삼은 것 아닌지에 대해서는 의심이 된다고 안 박사는 전했다.

안 박사는 “미국에 있는 천안함 잠수함 전문가라고 하면 나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무엇보다 (문제의) 2013년 국내 입국시 불허를 당한 일이 있기 이후 미국에서도 불이익을 당한 일을 설명했다.

안 박사는 “지난 2013년 9월 3일 인천공항에 입국했으나 심사대에서 돌연 불허통보를 받았다. 납득할 이유도 설명받지 못했다. 이튿날 베이징으로 갔다가 결국 LA로 돌아갔다. 문제는 이곳에서는 미 해군이 데리고 공항 취조실로 가서 3시간 동안 조사를 했다. ‘잠수함에 대한 지식이 있느냐’ 등을 따져묻고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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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잠수함 전문가 안수명 박사. 사진=이치얼 기자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이후 미 Defense Security Agency(미 국방안보국)에서 찾아와 내 회사인 안테크에서 날 파면하지 않으면 모든 정부와 계약을 취소하겠다고해서 결국 회사가 자신을 파면하는 것으로 하고 회사를 나왔다고 안 박사는 설명했다. 이 무렵 미 해군이 ‘안테크’에 있는 서버를 압수해가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2014년 초엔 미국 정부가 안 박사에 발급한 비밀취급허가를 취소했다가 1년 만에(6개월 전 쯤) 취소처분을 다시 취소했다고 안 박사는 전했다.

안 박사는 이 같은 이유에 대해 “한국에 의하면 내가 ‘빨갱이’로 돼 있기 때문인 것이라는 얘기를 미 해군 쪽 관계자로부터 들었다”며 “아마도 천안함 의혹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미 해군을 상대로 소송을 통해 자료를 받아내는 등의 이유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안 박사는 “미 해군이 안테크 서버를 가져갔다가 하드웨어는 돌려줬으나 아직도 서버 안의 콘텐츠는 돌려주지 않았다”며 “모든 정황을 볼 때 잠수함 전문가이자 미국시민이 나뿐인 것으로 볼 때 나를 국정원이 타깃으로 삼았을 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안 박사는 미국에서 미군의 크루즈 미사일의 알고리즘과 신호처리 분야 등 다양한 군사기술을 보유하면서 미군과 사업을 해왔다. 그러나 안 박사는 “최근에는 미국 정부, 특히 미 해군과는 관계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 대변인은 “우리가 (안 박사를 타겟으로 했는지) 확인도 안해줬는데, 언론 등 주변에서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우리가 확인해준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안 박사를) 거론하다가 쓰고 있다. 언론에서 추측성 보도가 많다. 하지만 확인을 해본 뒤 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2013년 안 박사가 입국이 불허된 배경이 국정원의 요청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 국정원 대변인은 “그것은 법무부에서 하는 것이며, 안 박사 본인의 생각일 뿐”이라며 “입국 불허 사유는 원래 본인에게 안 알려주는 것으로 안다. 법무부에서 운영하는 것이니 그곳에 문의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