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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정 교수 “천안함 둥그런 손상, 잠수함 충돌 밖에 설명 안돼”

[천안함 공판] 이승헌 교수 등 법정 증언 “시뮬레이션과 실제 절단 안맞아” “흡착물 실험 비합리적”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천안함 침몰 이후 초기부터 과학적 의문을 제기해온 서재정 일본 국제기독교대학 교수(전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와 이승헌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가 법정에서 근접수중폭발이라는 합동조사단의 결론과 흡착물질 데이터 등 과학적 자료에 대해 근거가 없는 결론이라고 반박했다.

서재정 이승헌 두 교수는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전 민군합조단 민간조사위원)의 천안함 관련 명예훼손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증언했다고 참석자들과 신상철 대표 등이 전했다.

24일 재판 참석자와 신 대표에 따르면, 서 교수는 22일 오후 법정에서 ‘근접수중폭발’, ‘어뢰폭발’, ‘북한제 어뢰’라는 합조단의 보고서 핵심 주장이 모두 성립돼야 하나 증거에 의해 입증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준비해온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우선 근접수중폭발론이 성립하려면 파편, 충격파, 버블효과, 물기둥, 고열 등 5가지 손상지표가 모두 남아 있어야 하지만 선체 내부외부에 확인된 것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파편의 경우 합조단 스스로 “천안함 사건에 사용된 어뢰의 파편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금속은 식별하지 못했다”고 밝힌 점을 들어 서 교수는 “파편은 없었다”고 밝혔다.

충격파와 관련해 서 교수는 250kg의 TNT가 천안함에서 3~6m 떨어진 곳에서 폭발했을 경우 8000~1만8000psi의 충격파가 생성되는데, 5psi의 충격파만으로도 목조가옥이 부서지며, 원거리 시뮬레이션에도 충격파로 선체 도처에 찌그러지고 우그러진 손상이 나타난다는 요지의 자료사진을 제시했다. 또한 형광등 뿐 아니라 천안함 내부의 연결맵 부분이 그대로 남아있고, 천안함 생존자에게 청각, 화상환자가 전혀 없다는 점도 서 교수는 들었다.

버블효과와 관련해 서 교수는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하면 버블효과에 의해 가운데 부분이 둥글게 밀려올라가 찢겨지는 것으로 예상효과가 (합조단 보고서에) 나오지만, 실제로는 가스터빈실 외판의 앞과 뒤가 찢어졌다”며 “보고서에 여러편 걸쳐 자세히 실려있다. 실제와 현격한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물기둥의 경우 흔적이 없으며, 폭발시 발생해야 하는 3000도 고열에 대해서도 서 교수는 “보고서에서도 ‘723도 이상의 열 이력은 없었다’, ‘열흔적이 없는 전선의 절단’ 등이 기재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 교수는 “폭발로 나타나야 할 이 같은 효과들 하나만 부정돼도 결론은 북한어뢰가 근접수중폭발시켰다는 합조단 주장은 입증되지 않는다”며 “가장 큰 모순점은 1번 어뢰가 발견됐다는 것으로, 근접폭발의 증거자체가 없는데 폭발물질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모순”이라고 평가했다. 1번 어뢰가 북한산이라는 증거는 브로셔와 CD가 제시됐다고 하는데, 제3자가 검증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서 교수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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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재정 일본 국제기독교대 교수. 사진=언론노조 이기범 기자

 

이와 함께 서 교수는 좌초설, 기뢰설, 충돌설 등 다른 가설에 대해서도 자신의 견해를 소개했다. 좌초설에 대해 그는 “선체와 선저 근처에 긁힌 흔적이 많은 것은 비전문가가 봐도 분명히 긁힌 것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라며 “좌초의 흔적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거리수중폭발 가능성에 대해 서 교수는 “무엇이 폭발했느냐는 확인할 수 없지만, 보고서에서도 천안함의 휘핑 모멘트(굽힘모멘트)를 분석한 부분이 있는데, TNT 200kg 정도가 수심 20m 떨어진 지점에서 폭발했을 경우 절단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이는 해저를 확인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가 가장 많은 관심을 갖고 소개한 가설은 충돌설이다. 그는 “함미 우현쪽이 무엇인가에 의해 찢긴 상태에서 깊게 밀려서 찌그러진 모양을 보여주며, 함미 전체 길이에 비춰봤을 때 3미터 정도”라며 “천안함 우측에서 볼 때 가스터빈과 연돌 가운데를 무언가 강한 힘이 밀고 들어가 선체의 우현 부분이 찢어지면서 위에서 아래로 깊게 접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안함이 엄밀히 함수, 함미, 연돌, 가스터빈실로 네동강 났다는 점을 들어 “네동강을 내게 한 커다란 구멍을 낼 만한 물체가 무엇이었겠느냐를 찾는 것이 하나의 고리가 될 것”이라며 “그 손상부위 길이가 7.2m 정도 되는데, 이 물체가 강하게 천안함과 충돌하면서 이런 현상을 나타낸 것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검증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이런 손상을 낼 물체에 대해 “선박이거나 잠수함일 수밖에 없는데, 선박의 경우 함체 가운데 보다 앞부분이 뾰족하기 때문에 위에서 밑으로 파단형태 나타내기 때문에 아니다”라며 “둥그런 물질이 옆에서 밀고 들어온 손상을 낼 물질은 잠수함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수중폭발은 공중폭발처럼 고막파열이 생긴다고 보기 어렵지 않느냐는 검찰 신문에 서 교수는 “공중폭발과 수중 폭발은 기본적으로 같은 현상”이라며 “물속에서 TNT 6m 떨어진 지점에 있었다면 천안함에서 받는 충격이 그만큼 전달되며, 그렇게 될 경우 선체가 찌그러져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같은 재판에 출석한 이승헌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는 합조단 보고서의 흡착물질 데이터의 문제점에 대해 반박했다.

이 교수는 특히 합조단이 제시한 흡착물질 시료를 열분해 실험 데이터 가운데 30~200도씨로 가열했는데도 산소(O) 수치(peak)가 줄어들지 않은 점을 들어 “물(H2O)이 빠져나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며 “30~400도씨 이상 가열했을 때부터 산소 수치가 줄어드는데, 이는 흡착물질 성분이 화학적으로 결합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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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헌 미 버지니아대 교수. 사진=이기범 언론노조 기자

 

이 교수는 그동안 알루미늄 산화물(폭발재)일 경우 산소와 알루미늄 수치의 비율이 약 1대 4여야 하는데도 실제 합조단이 수조 폭발 실험을 한 흡착물질은 1대 1로 나타나는 것이 데이터 조작이라고 비판해왔다. 당시 합조단은 ‘실험 샘플에 수분이 섞여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샘플에  섞인 물은 물리적으로 결합돼 있기 때문에 100도씨만 넘게 올라가도 다 없어지며, 산소수치도 떨어져야 하나 합조단 스스로 한 열분해 실험에서는 200도씨에서도 산소 수치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합조단의 해명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물이 섞여 있다는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은 주장”이라며 “물이 섞여 있었다면 빠져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험은 잘했지만 해석은 틀렸거나 조작됐다”며 “특히 (열분해 실험에 쓰인 흡착물질은 폭발실험으로 생성된 흡착물질이 아닌) 천안함 선체와 어뢰에서 채취한 시료 샘플로 실험했음을 뜻한다”고 추론했다. 그는 “산화 알루미늄이 아니라 수산화 알루미늄”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크리스티앙 바르젤 박사가 1999년에 쓴 ‘알루미늄의 부식(The Corrosion of Aluminum)’이라는 책에서 섭씨 50~60도 이하의 저온에서 알루미늄이 부식되면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나오고 섭씨 350도 이상의 고온에서는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corundum)’이 나온다는 취지로 기술된 내용을 아느냐는 변호인의 신문에 이 교수는 “그렇다”며 “천안함 선체와 어뢰에서 나온 시료 샘플 A, B는 고온이 아닌 저온에서 생성된 알루미늄 수화물”이라고 밝혔다.

어뢰추진체 추진후부에 쓰인 1번 글씨가 타지 않은 이유가 폭발 직후 30~40미터  후방으로 밀렸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합조단 해명에 대해 이 교수는 “군함을 파괴한 물체가 고물덩어리로 남아 있는 것도 의문”이라며 “유성페인트가 있었다면 잉크도 있어야 하고, 유성페인트가 없다면 잉크도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역팽창에 따라 폭발직후 온도가 내려가므로 1번 글씨가 지워지지 않는다는 송태호 교수 주장에 대해 이 교수는 “폭발을 하면 가역팽창이 불가능하다”며 “버블의 온도가 1000도씨 이상이기 때문에 빨간색 버블이 생겼으며, 합조단의 15g 폭약 실험에도 나온다. 윤덕용 단장도 CBS 라디오 뉴스쇼에 나와 ‘고온의 버블이 10미터  반경으로 생겨, 내부 온도가 구의 중심에서 초기엔 2000~3000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합조단 보고서에 대해 이 교수는 “과학자로서 대답할 수 있는 부분은 합조단이 잘못됐으며 자료가 일부 조작됐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