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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천안함 최고속력 항해 추정”

MBC 보도‥”천안함 최초상황은 9시15분”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MBC가 3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군상황일지를 단독 입수해 공개하면서 사고원인을 둘러싼 핵심 의문이 풀릴 것인지 주목된다.

뉴스데스크는 7번째 리포트 <밤 9시15분에 상황 발생>을 통해 군 당국의 최초 상황 일지를 단독 입수했다며 사고 시각이 군의 발표와는 달리 최초 상황 발생을 당일 밤 9시15분에 보고받은 것으로 돼있다고 폭로했다.

국방부는 사고 발생시각을 45분→33분→30분 등으로 계속 앞당겨오다 최근엔 9시22분에 발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때문에 9시15분 이후 6분 여 동안 천안함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MBC “군, 천안함 사고발생시각 9시15분 최초 보고받아”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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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MBC는 천안함이 사고 당일 저녁 6시59분부터 7시까지 1분 여 동안 2함대와 통신강도가 양호한지 일상적으로 보이는 통신을 주고받다가 2시간이 지난 밤 9시15분, 천안함 소속 2함대 사령부가 최초 상황발생을 해군작전사령부에 보고했다며 “함대사령관과 작전처장이 직접 통화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MBC에 따르면 곧이어진 9시16분엔 백령도에 있는 방공 33진지에서는 폭음을 감지한 보고도 상황일지에 적혀 있다. 천안함 승조원이 부친과 통화를 하던 중 지금 비상이라며 전화를 끊은 바로 그 시각이다. 이후 9시20분 백령도 해안초병이 폭발을 들었다고 보고하고 백령도 지진관측소는 9시21분에 규모 1.5의 지진파를 탐지했다고 기록돼 있다.

9시22분에는 KNTDS(한국형 해군전술 지휘통제체계) 위에서 천안함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해상작전 위성통신체계에서도 천안함의 신호가 두절됐다.

침몰 당일 시간대에 따라 해군의 교신시간과 내용, 보고상황 등이 정리된 이 상황일지는 밤 9시45분에 해군 작전사령부에서 합동참모본부로 관련상황을 보고했다고 적시돼있다고 MBC는 전했다.

“9시15분 최초 상황 발생, 16분 폭음 감지, 20분 폭발음 청취, 21분 지진파 탐지”

MBC는 이어진 8번째 리포트 ‘6분간 무슨일이’에서는 이 문건에는 당시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는 나와있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해경은 9시15분 물이 샌다는 상황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배 안 있던 실종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전화가 끊긴 시간도 바로 이 때이며 당시 천안함에서 7, 8km 떨어진 백령도 군기지에서도 폭음이 들렸다고 병사가 진술했다는 내용도 MBC는 함께 제시했다. 밤 9시15분에 천안함이 뭔가 부딪쳤거나 배에 구조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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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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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MBC는 “문건에 따르면 천안호에는 1차 충격 이후 6, 7분 뒤에 2차 충격이 있었고, 이 2차 충격으로 천안호는 두동강이 나 3분 만에 완전히 가라앉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MBC는 “그러나 문제의 6분 동안 뭔가 긴급한 일이 발생됐다면 왜 함장은 함장실에 있고 빨래를 하고 목욕을 하는 장병이 있을 정도로 한가한 상황이었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MBC는 해양경찰의 상황보고일지도 입수했다며 이를 통해 침몰 상황을 재구성했다. 그 결과 천안함에 문제가 생긴 휘 최고 속력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MBC는 9번째 리포트 ‘시간 장소 보고 제각각’에서 “해경이 본청과 해군에 띄운 상황보고 1보에 나타난 좌표는 위도 37.50, 경도 124도36이지만 군당국이 발표한 천안함 최초 상황보고 좌표는 위도 37도55, 경도 124도37였다”며 “경찰 상황보고 1보의 위치가 군 발표 사고지점에서 남쪽으로 무려 약 9km나 떨어진 지점”이라고 의문을 던졌다.

MBC “해경 상황보고일지, 천안함 문제발생 이후 최고속력으로 이동”

MBC는 “그런데 이후 9시33분, 부함장이 인천해경 상황실에 전화해 통보한 천안함 위치는 처음 지점보다 약 9km 북쪽으로 올라왔지만 군 당국이 발표한 위치보다 약 2km 서쪽이었고, 해경이 이후 상황보고 2보를 내보낼 때서야 사고 발생지점은 군당국 발표와 동일한 좌표로 바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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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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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해경 상황보고가 엉터리로 작성된 것이 아니라면 천안함은 대청도 서쪽에서 처음 문제가 발생한 뒤 백령도쪽으로 9km 정도 이동하다 침몰한 게 되는데, 이는 18분 동안 30노트 이상의 속도를 내서 9km 이상 움직였다는 것이다. 천안함이 작전상황에서 가스터빈을 켜고 전속력을 낼 때 나오는 속도라는 얘기다. MBC는 “해경 보고가 맞다면 9시15분에 문제가 생긴 천안함은 도대체 무슨 이유에서 이렇게 빠른 속도로 이동했는지 규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MBC는 침몰원인에 대해 또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최초설계와 달리 2톤이 넘는 미사일이 천안함 함미에 장착돼 나쁜 기상상황과 맞물려 이른 바 ‘전단파괴’됐을 가능성이다.

MBC는 21번째 리포트 ‘하푼 장착해 균형 깨졌나’에서 “1200톤급 천안함은 처음 설계될 당시 미사일을 장착하지 않았으나 적 함정 공격성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이후 함미부분에 한 발에 530kg짜리 대함유도미사일 ‘하푼 미사일’ 네 기가 장착된 것으로 전해졌다”며 “2톤이 넘는 중량이 함미부분에 지속적으로 얹혀지면서, 설계와 달리 균형이 깨진 천안호 선체에 구조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MBC는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마치 뭔가 힘을 줘서 억지로 부러뜨린 것 같은 천안함 허리부분은 이른바 ‘전단파괴’의 증거일 수 있다”고 전하며 “전단파괴는 배 머리와 꼬리부분 양쪽에서 힘이 가해져서 배 중간부분이 피로가 누적되다 마치 가위로 자른 것 처럼 부러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MBC는 “침몰 당시 나쁜 기상상황도 천안함의 이같은 구조적인 문제가 전단파괴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특히 두개 이상의 너울성 파도가 모이는 삼각파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전단파괴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