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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조단장, “호주 군함 폭발 절단면과 천안함이 비슷”

[천안함 공판] 윤덕용 민군 공동 합조단장 주장… 신상철 민간위원, “천안함은 물기둥도 고열 흔적도 없어”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천안함 합동조사단을 이끈 윤덕용 전 단장이 법정에 출석해 호주의 군함 폭파 실험 결과를 소개하며 천안함과 손상상태가 비슷하다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을 낳고 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피고인 측은 전형적인 사실왜곡이자 물타기라고 반박했다. 이 실험 동영상은 그동안 천암함이 폭발로 침몰한 게 아니라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돼 왔다.

윤덕용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민간 조사단장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신상철 전 합조단 민간위원(서프라이즈대표)의 천안함 관련 명예훼손 재판에 출석해 이같이 주장했다.

윤 전 단장은 이날 오후 검찰 신문을 받던 중간에 합조단 조사단장으로서 조사결과 개요를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설명하면서 호주 군함의 폭발실험 동영상에서 캡처한 사진을 제시했다.  윤 전 단장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폭발실험을 한 영상 자료로, 천안함 보다 좀 더 큰 배인 토렌스함”이라며 “(폭발로 침몰했다고) 상상할 수 있는 비슷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단장은 “(토렌스함도) 함미가 먼저 침몰하고 함수만 남아있는 사진”이라며 “손상상태가 천안함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토렌스함과 같은) 손상상태로 볼 때 (천안함도) 좌편 수중에서 비접촉으로 폭발이 일어나 이런 손상이 일어났을 것”이라며 “폭발량과 위치 알아내기 위해 시뮬레이션을 실시한 결과 20m 정도에서 TNT 300kg 폭발시 절단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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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덕용 전 합조단장이 지난 12일 법정에 제출한 호주 토렌스함 폭발 실험 동영상 캡처자료.

 

그러나 윤 전 단장이 제시한 호주 토렌스함 어뢰 폭발 동영상을 보면 어뢰폭발시 수면 아래서 두차례의 진동과 폭발을 일으킨 직후 200미터에 가까운 물기둥이 솟구쳐 오른 뒤 함수와 함미가 절단된다. 또한 토렌스함의 함미가 침몰한 뒤 동영상에 잡힌 함수 절단면의 형태는 뭉게져 있을 뿐 아니라 고온의 영향으로 검게 그을려 녹아내린 듯한 흔적이 보인다. 이에 반해 천안함의 함수 좌현 절단면은 찌그러져 있기만 할 뿐 열기에 녹은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합조단 역시 보고서에서 절단된 전선에서 열흔적이 없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호주 토렌스함은 2700톤급 구축함이며, 폭발에 사용된 어뢰는 Mark 48로 TNT 295kg 규모였다. 합조단이 발표한 1번 어뢰(CHT-02D)의 폭발규모(고성능 폭약 250kg 또는 TNT 250~360kg)는 비슷하지만 폭발의 효과는 현재까지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나있다. 물기둥이 없을 뿐 아니라 엄청난 폭음과 폭발 직후 해상의 부유물도 찾을 수 없었다.

윤 전 단장의 법정 프리젠테이션을 본 피고인인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13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토렌스함 폭파장면이야말로 천안함과 확연하게 대비되는 장면인데, 오히려 이를 천안함과 똑같다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사실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신 대표는 “토렌스함 절단면을 면밀히 보면 뜨거운 열기 때문에 시커멓게 녹아내린 모습이 나타날 뿐 아니라 물기둥이 200미터 가까이 올라갔다. 이는 폭발이 있으려면 토렌스함처럼 돼야 한다는 반증이었다”며 “이것이 천안함과 똑같다는 것은 물타기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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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덕용 전 합조단장이 지난 12일 법정에 제출한 호주 토렌스함의 절단면 영상 캡처 자료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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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투브 동영상 중 폭발직후 토렌스함 절단면이 자세히 나와 있는 내셔널지오그래픽 방송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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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함수의 절단면. 사진=조현호 기자

 

이밖에도 윤덕용 전 단장은 과거에 하지 않았던 일부 주장을 펴기도 했다. 수출용 북한 어뢰 소책자에 실린 어뢰 모형의 페인트 색깔과 천안함 1번 어뢰추진체에 남은 페인트 조각이 일치한다는 주장이었다.

윤 전 단장은 1번어뢰를 애초 전쟁기념관에 전시했을 때 촬영했던 사진들을 제시하면서 “(북한의) 어뢰에 칠해진 페인트 색이 빨갈, 초록 검은색 등 여러 가지”라며 “(누군가가 어뢰) 사진을 찍었는데, (정밀하게 촬영된 것에) 굉장히 작은 조각이(있)었다. 손상된 날개에도 초록색이 묻은 흔적이 나타난다. 파란색이 페인트 조각같이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벌건색과 파란색의 이 어뢰 사진은 북한 것이 맞으며 (어뢰추진체의) 검은 색과 흰 부분은 알루미늄이 벗겨진 부분이며, 페인트의 작은 조각들이 남아서 붙은 것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추측했다”고 법정에서 말했다.

이와 함께 어뢰 설계도면에 대해 윤 전 단장은 영어로 된 것을 봤으며, 민감해서 공개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도면이) 수출 목적으로 자세히 기술했고, 성능도 자세히 설명돼 있다”며 “수거된 모양과 도면의 모양과 일치했다. 어뢰 기능, 성능에 대한 도표가 나와있는데, 영어로 된 것을 저도 봤다. (설계도면이) 영문으로 존재하는 자료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컴퓨터(파일)로 돼 있다. 한글 랭귀지가 아니어서 보는데 고생을 했다”며 “거기서 (나는) 프린트된 것을 봤다. 민감하기 때문에 영문으로 된 카피를 공개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전 단장은 1번 글씨가 왜 지워지지 않았는지에 대해 “충격을 축방향으로 받았는데, (1번이 쓰여진 디스크후부가) 숨겨진 방향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충격손상이 덜했다”며 “허연 부분이페인트같이 코팅한 재질인데, 이는 100도에서 분해되고 200도(가까이)에선 완전히 분해된다. (1번글씨가 남아있다는 것은) 200도까지 올라가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손으로 촛불을 빨리 지나가면 손이 별로 안뜨겁다는 원리와 같다”고 주장했다.

또한 1번 어뢰추진체를 수거하게 된 계기가 에클스 미국 조사단장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윤 전 단장은 “에클스 단장이 ‘어뢰 개발하는 분들이 어뢰 실험했는데, 비접촉 폭발이 일어났을 경우 일부가 남을 수 있을 것이며, (어뢰) 뒷부분 정도는 어떤 형태로든 남을 수 있다’고 얘기했다”며 “그래서 ‘한 번 찾아보자’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랬더니 ‘무기가 남아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 세계에도 전례가 없다.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자 잔해 수거한 적이 거의 없다. 잔해 찾는다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것 만큼 어려울 수 있다’고 에클스가 얘기했지만 우리는 한 번 해보자는 결론을 내고 쌍끌이 어선으로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뢰 추진체의 부식기간 검사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윤 전 단장은 “정밀검사 생각도 했으나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강철 재질이 열처리 조건 마다 다르고, 절대적인 부식 정도로 어느 기간 동안 부식 진행됐느냐 하는 것은 결정하기가 굉장히 어려운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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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덕용 전 민군합조단장.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