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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30초후 TOD 동영상 물체 천안함 아니다”

김황수 교수, TOD 위치계산 “조류 반대방향 이동…천안함 보다 더 해안가쪽” 군 “검토해볼 것”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천안함 침몰 영상이 담긴 TOD(열상감시장비)에 사고 직후 30여 초경 약 10초간 나타난 희미한 물체가 천안함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미상의 물체는 반파돼 동력을 잃은 상태였다는데도 조류방향에 반해 북서진했으며, 반파된 천안함과 약 2km 이상 떨어져 해안가 쪽에 위치했다는 결론이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5일 정부발표 침몰원인에 영향을 주는 연구는 아니지만 내용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김황수 경성대 명예교수(물리학과)는 지난 1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8초 동영상에 나타난 미상의 물체는 (반파)천안함 일 수가 없다’는 연구논문에서 ‘반파직후 옆으로 전복된 천안함’이라는 국방부 발표에 대해 “군 당국이 현재까지 설명하지 못하는 명백한 모순점이 있다”며 “이 물체의 움직임이 자체 기동력을 갖고 조류 반대방향은 북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 물체가 천안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 근거로 TOD 동영상 가운데 21시20분48초(카메라에 나오는 시각)부터 21시20분58초까지 10초 동안 화면 좌상단에서 우상단으로 지나간 흐릿한 미상의 물체의 각도와 위치 변화를 통한 움직임, 반파 천안함 영상과의 위치 차이 등을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이 때의 영상은 3배율이며, TOD 카메라에 들어오는 좌우 시야각은 10도(방위각 6400mil으로 환산하면 178mil)의 크기를 갖는다고 김 교수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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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TOD 동영상 중 21시20분47부터 10초간 등장한 미상 물체. 사진=TOD영상캡처.

 

특히 이 물체의 상태를 검증하기 위해 김 교수는 10초 동안 영상을 모두 38개 프레임(0.25초 간격)으로 나눠 얻은 ‘물체의 겉보기 이동방위각 값’과 ‘TOD카메라의 이동 방위각 값(화면상 방위각 감소량)’을 갖는 38개 좌표를 추출한 뒤 이를 각각 이어붙여 하나의 직선 그래프를 도출했다. 그 결과 이 직선은 ‘y=0.937x+3.445’라는 1차 함수를 만족한다고 김 교수는 밝혔다. x좌표의 변화율/y좌표의 변화율이 이 직선의 기울기이므로 이 직선의 그래프는 1보다 낮은 기울기를 갖는다. 이는 분모가 분자보다 크다는 것으로, 풀어서 얘기하면 x좌표의 변화율인 실제 미상 물체의 겉보기 방위각 변화율이 TOD 카메라의 이동 방위각 변화율 보다 크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미상의 물체가 남동쪽으로 표류하는 조류방향과 정반대인 북서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분석결과이다.

또한 김 교수는 이 물체의 위치와 반파 천안함의 위치가 다르며 거리차가 약 2km 이상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미상 물체가 지나간 21시20분48초부터 10초 동안의 영상에는 수평선이 보이지 않는 반면, 2분 뒤 10배율 크기로 확대시켰을 때 나타난 반파 천안함 영상에는 수평선이 등장한다. 이는 2분 전 영상의 미상 물체 보다 2분 뒤 반파 천안함이 수평선에 가까운 반면, 미상물체는 관측 TOD 초소 쪽(해안가)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수평선-거리 관계 공식을 통해 해면에서 관측초소의 높이 h(26m), 초소~미상 물체의 거리 x(약 1.5km), 초소와 수평선의 거리 L(약 18km)를 도출했다며 여기서 초소부터 천안함까지 거리(3.5km)에서 초소와 미상물체의 거리(1.5km)를 빼면 천안함과 미상물체의 거리는 2km 이상이라는 결과를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이 미상 물체에 대해 김 교수는 “(검은 점과 물체의 전체 길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길이  60m가 넘지 않은 모종의 중형 잠수함으로 추정되지만 천안함 사건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이 분석 연구로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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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황수 박사가 지난 1일 자신의 연구논문에서 TOD 동영상의 미상물체를 0.25초 단위로 쪼개 방위각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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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OD 상에서 21시20분47초부터 58초까지 10초동안 희미한 물체의 방위각과 TOD 카메라의 방위각 좌표 38개를 추출해 직선 그래프로 만든 것.

 

이와 관련해 김황수 교수는 4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TOD 화면에 나온 방위각 등을 수학적으로 분석해본 것”이라며 “방위각으로 보면 이 물체는 천안함과 (종방향으로) 비슷한 (선상의) 위치에 있으며, 해안가 쪽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명확한 것은 반파 천안함과 미상의 물체의 위치가 다르며, 이 물체가 오히려 (초소 쪽으로) 2km 더 가까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잠수함이라고 판단할 수 있느냐는 지적에 김 교수는 “그건 추정이다”라며 “문제는 이것이 천안함이 아니며, 반파된 천안함과 위치가 굉장히 틀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판 중인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흐릿하게 10초 동안 지나친 물체가 천안함 아니라는 것이 김 교수의 분석으로 밝혀짐에 따라 천안함 침몰 이전 인근해역에 길이 60m 내외의 모종의 선박 또는 잠수함이 있었는지, 이것이 침몰과의 상관관계가 있는지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변호사들과 의논해 김황수 교수를 법정에서 증언할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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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평선이 보이는 21시22분38초 이후의 반파 천안함 영상(10배율)과, 2분전의 미상물체 영상(3배율). 사진=김황수 경성대 명예교수

 

이에 대해 국방부는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는 결론에 지장을 주는 연구는 아니라면서도 검토해본다고 밝혔다. 김태호 국방부 대변인실 장교(중령)는 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우리 입장은 변한 것이 없으며, 재판에도 성실히 임해왔다”며 “수많은 의혹이 있었지만 충분히 우리 입장을 전달했으며, 이번에도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으니 관련 부서에서 검토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교는 “국방부가 기존에 얘기했던 천안함 침몰 원인에 영향을 준다고 보이지는 않지만, 연구가 나왔으니 관련 부분을 검토해보겠다”며 “과학적인 주장이지만, 기존의 내용을 뒤집는다고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010년 5월 28일 당시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이 같은 10초 동영상(8초 동영상)의 존재를 폭로하자 해당 영상의 물체가 천안함으로 분석됐다고 발표했었다.

국방부는 그날 저녁 입장문을 통해 “TOD 영상은 4월 7일에 3차 발표를 했다. 3차 발표시에는 DVR 형태로 전체영상을 확보하고 있었으나 기자회견 시간을 고려하여 전체 분량중 주요 장면만 편집하여 공개했다”며 “영상을 공개한 후 추가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서 피격후 30여 초가 지난 시점의 영상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이상 물체를 추가 식별하고 정밀분석에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민군합동조사단, 외국 전문가와 정밀분석을 실시한 결과, 천안함이 피격 후 이미 절단돼 함수는 우현 쪽으로 전복되었고, 함미는 급속하게 침수중인 상태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이 장면은 천안함이 피격된지 30여초가 지난 상황으로 천안함 피격 또는 폭발 당시의 장면도 아니고 물기둥도 보이지 않으며 천안함이 V자 또는 역 V자 형태가 아니어서 원인규명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판단해 추가적으로 공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