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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조단, 천안함 1번어뢰-설계도 크기 다른 것 알고있었다

[공판증언] 윤덕용 단장, 10여cm 오류 제시하자 시인 “결정적 증거 신뢰도 떨어져” “그 정도면 일치”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천안함 침몰 이후 수거한 어뢰추진체의 길이와 어뢰설계도에 쓰여있는 어뢰추진체 길이가 12~13cm 이상 차이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합조단장은 이 같은 크기의 차이에 대해 최종 보고서에 기재된 직후부터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윤덕용 전 천안함 민군합조단 민간측단장은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신상철 전 합조단 민간위원(서프라이즈 대표)의 천안함 관련 명예훼손 재판에 재차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윤 전 단장은 어뢰추진체 길이(샤프트부터 프로펠러까지)가 112cm라고 돼 있는 합조단 보고서 기재 내용이 실제 측정결과와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합조단 보고서는 “<그림 3장-8-5>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길이는 프로펠러에서 샤프트까지 112cm, 프로펠러 19cm, 추진후부 27cm, 추진모터 33.3cm이고, 상부 고정타 33cm, 하부 고정타 45cm로 설계도면과 증거물의 길이가 정확히 일치하였다”고 썼다.

특히 추진모터를 제외한 ‘어뢰추진체의 샤프트(축)부터 프로펠러의 길이가 112cm’이며 설계도와 정확히 일치했다는 대목과 관련해 피고인인 신 대표 변호인 이강훈 변호사는 “우리가 (재판부와 검찰측과 함께) 가서 재봤더니 33.3cm라는 모터부의 경우도 30cm(300mm) 정도 밖에 안된다”며 “보고서에는 추진후부(27cm), 프로펠러(19cm)의 나머지 (축의) 길이(66cm-이 길이는 보고서엔 안나옴)을 더한 112cm로 나오는데 실제 재보니 10여cm 더 긴 것으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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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합조단 보고서 197쪽 그림 3장 8-5.

 

재판부가 이날 제시한 지난달 26일 어뢰 증거조사 및 현장검증 결과 조서에 따르면, 재판부가 직접 재어본 어뢰추진체의 길이는 125.5cm였다.

어떻게 이렇게 치수에 큰 차이가 나는데 정확히 일치했다고 결론을 내렸는지 신문하자 윤 전 단장은 “크기와 특성, 날개의 수와 구멍의 수도 일치하는데, 치수에 대해서는 실수가 있었다, 맞지 않는다”며 이 같은 오류를 알고 있었다고 시인했다. 언제 알았는지에 대해 윤 전 단장은 “발표할 때는 몰랐는데, 책자 나온 (2010년 9월 13일) 다음에 수치가 틀렸다는 것 알았다”며 “여러 논의하다가 누가 지적이 있었는지, 자체적으로 인지한 것인지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보고서 작성후 틀린 것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윤 전 단장은 “그냥 봐도 틀리게 나온다. 어딘가는 틀렸다는 것이 확실하다. 그림 자체에서부터 잘못됐던 것으로 모순이었다”며 “그림은 대략 맞는데 치수는 틀렸다”고 주장했다.

프로펠러부도 보고서엔 19cm로 돼있으나 실제로 재보니 20cm였으며, 다른 부분도 다 디테일하게는 숫자가 틀린데, 중간조사결과 발표나 최종 보고서 작성 전에 이를 토론해본 적도 없다는 것이냐는 변호인 신문에 윤 전 단장은 “그 때는 전문적으로 다루는 근거가 있었기 때문에 대체로 보기에도 일치하는 것 같아서 동의했다”고 말했다.

결정적인 근거라면서 크기조차 허술했다면 신뢰를 얻기 힘들지 않느냐는 지적에 윤 전 단장은 “그렇다”며 “하지만 도면에서 길이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나타나느냐에 따라 다르고, 쭈그러지고 변형될 수 있다는 점에서 틀리다는 것은 무리이다. 도면 (크기) 그대로 (어뢰를) 생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윤 전 단장은 “나중에 저걸 보고 지적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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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합조단 보고서 198쪽 그림 3장 8-6.

 

모터부의 경우 눈대중으로만 봐도 치수가 확연히 안맞는데, 아무 논란이 없었다는 것이냐는 신문에 윤 전 단장은 “(사전에 논란은) 없었다. 이 정도면 맞다고 봤다”고 주장했다.

윤 전 단장은 이와 함께 이 어뢰추진체를 보고 미국의 어뢰 전문가들이 중국산 어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의 어뢰전문가가 와서 ‘1970년대 중국산과 비슷하다’고 하더라”며 “전문가들은 보면 안다. 설계도면과 비슷하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들이 적국의 어뢰인데도 놀랄만큼 잘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후 북한 어뢰 설계도를 찾아 보여주니 동의했다고 윤 전 단장은 전했다. 그는 “그분들(미국 어뢰 전문가들)한테 자료를 보여주면서 ‘설계도를 입수했는데 같지 않느냐’고 했더니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아무런 의문을 안가졌느냐는 신상철 대표의 신문에 윤 전 단장은 “나도 놀랐다. 프로펠러 수가 많다는 것도 그렇고, 기계적으로는 구식으로 보였다”며 “적국의 어뢰를 국내 합조단 모두 처음 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흥권 재판장이 ‘현장검증에 참석한 어뢰전문가에 따르면, 도면의 치수가 어뢰추진체 외부의 치수로, 내부의 치수가 아니며, (설계도가) 실제가 아닌 개념도라는 설명을 했다. 분석 당시 그런 얘기가 있었느냐’고 신문하자 윤 전 단장은 “이 정도 세밀하면 수거된 추진체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합조단이 2010년 5월 20일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하기 하루 전 어뢰에 가장 가까이서 폭발충격을 받았다는 ‘가스터빈’을 인양해놓고도 왜 발표를 서둘렀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를 두고 윤 전 단장은 “가스터빈을 조사하면 며칠이 더 지연될 수 있었다”며 “사실상 최종 결과 발표여서 되도록 빨리 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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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덕용 전 민군합조단 민간측 단장. 사진=이치열 기자

 

그는 “다른 군 출신 인사들도 본래 역할이 있었는데 풀타임으로 조사에만 참여하고 있었고, 외국 조사단도 지쳐있었다”며 “(어뢰 발견이후) ‘이정도면 끝날 수 있었다, 이젠 끝난 것 아닌냐, 더 이상 끌 수 없다, 비밀 유지 문제다, 어뢰추진체 수거된 소식을 외국전문가가 본국에 보고해 뉴스가 거꾸로 들어오는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끝내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따라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전 단장은 “몇 년씩 끌고 하면 훨씬 완벽할 수 있었겠죠”라고 시인했다.

한편, 공중음파에서 수중폭발 버블주기 1.1초를 도출했다는 합조단의 주장도 과학적으로 입증된 적이 없다는 지적을 샀다. 버블주기를 계산할 때는 공중음파가 아니라 지진파 주파수의 파동을 분석해서 주기를 계산하는 것이지 음파로는 잴 수 없다고 김종보 변호사가 지적했다. 이를 두고 윤 전 단장은 “그것(공중음파로 버블주기 산출)은 미국에서 온 전문가들이 한 얘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합조단 보고서에 나온 1.1초 버블주기가 실제 발표내용과 다르다는 지적도 나왔다. ‘TNT 360kg에 깊이 9m가 되려면 주기 1.1초가 안나온다’는 지적에 윤 전 단장은 “이 식도 그냥 경험식(레일리-윌리 공식)이며 오차범위도 있는데, 1.1초도 오차범위에 있다”며 “이는 큰 문제는 아니다. 합조단 내에서도 많은 얘기가 있었다. 이 식이 실제 상황과 맞는지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1.1초가 아닐수 있다는 것이냐’는 지적에 윤 전 단장은 “그렇다. 1.1초가 아닐 수 있다. 항상 오차범위에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같은 1.1초와 그래프, 공식 모두 보고서에 기재돼 있으며, 모두 이 근거에 의해 어뢰가 폭발한 것으로 쓰여져 있다. 그런데 합조단이 오차범위를 거론하며 틀릴 수 있다고 시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