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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함미 절단면 녹색페인트 추정물질 사라졌다”

[검증] 신상철 “충돌흔적 의심”…함안정기 가스터빈 녹 모두 사라져 “증거훼손” “알수없어”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천안함 함미 인양 직후 촬영된 사진에 보이는 녹색페인트 물질 흔적이 5년이 지난 최근에는 모두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폭발인지 물리적 접촉인지를 파악할 수 있는 주요 흔적이 없어진데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밖에도 천안함 선체 전반에 걸쳐 국방부가 붉은 녹을 제거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이 같은 의문은 5년 넘게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신상철 전 민군합조단 민간위원(서프라이즈 대표)의 최종 피고인신문 자리에서 판사에 의해 제기됐다. 지난 23일 열린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 주재 공판에서 이흥권 재판장이 ‘잠수함의 힘이 작용한 방향은 어디로 보느냐’고 묻자 신 대표는 “짙은 녹색 페인트가 나타나는데, 천안함에는 이것이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재판부의 주심판사(재판장의 우배석)는 “녹색페인트가 묻어있다는 것을 안 것은 언제인가”, “보고서에는 묻어있지 않다고 나와있다”고 신문했다. 신 대표는 “거짓말”이라며 “페인트에 녹색이 있을 수 없는 곳에 있다”며 “자료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26일 미디어오늘이 과거 촬영된 사진들을 분석한 결과 실제 함미 절단면 좌현 손상부위의 흘수선 아래쪽에 희미한 녹색페인트 물질이 묻어있던 것으로 관찰됐으며, 최근 촬영된 사진엔 모두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월 16일 미디어오늘과 통일뉴스, 천안함 전문가(신상철, 김경석) 등 검증팀이 촬영한 함미 절단면 사진과 재판부가 지난달 26일 검증한 함미 절단면에는 녹색페인트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로버트 윌러드 미국 태평양군사령관이 지난 2010년 7월 21일 경기도 평택의 해군 2함대사령부를 찾아 김성찬 해군참모총장, 정승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과 천안함을 둘러볼 때 촬영된 사진을 보면, 함미 절단면 좌현 손상부위의 흘수선 쪽에 녹색 페인트 추정 물질이 묻어있는 것으로 뚜렷이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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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0년 7월 21일 로버트 윌러드 미 태평양군사령관의 천안함 방문시 함미 절단면. 좌현(사진 오른쪽위)흘수선에 녹색 흔적이 보인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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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침몰 5년 뒤인 지난 4월 16일 경기도 평택 2함대 사령부의 함미 절단면. 좌현(오른쪽위) 흘수선쪽 녹색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사진=조현호 기자

 

더구나 이 사진에는 손상부위와 긁힌 부위가 모두 붉게 부식돼 있었지만, 최근 사진엔 깨끗한  회갈색으로 바뀌어있으며, 표면이 매끈하다.

이를 두고 신상철 대표는 2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선박의 철제에 바르는 페인트는 첫째로 철판과 접착력을 높여주기 위해 프라이머(primer) 코팅액을 바른 뒤 그 위에 붉은 색과 검은 색(흘수선·파이널 코팅)을 바르게 돼 있다”며 “그런데 천안함 함미 절단면 좌현의 흘수선은 붉은색(분홍빛)이 드러나고 검은색 아래에 녹색계통의 페인트 추정 물질이 보인다”며 “가로방향으로 (이 같은 물질과) 압착된 느낌이 있다”고 평가했다.

신 대표는 “자동차 사고에서 무슨 차가 들이받았는지 검사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차량의 페인트 색깔이 묻어있는지 여부인 것처럼 이 녹색 페인트 추정 물질의 주인공이 누구인지를 찾는 것이야말로 침몰원인을 찾는데 중요한 단서”라며 “인양하자마자 이 물질의 실체가 무엇인지 ‘물성’ 분석부터 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은 증거인멸(훼손)이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밖에도 천안함 함수 절단면의 함안정기 상태도 육안으로만 봐도 녹슨 흔적이 크게 달라져있다. 함안정기의 손상 상태의 경우 폭발로 인한 디싱현상(dishig·프레임과 프레임사이에 움푹 들어간 현상)이 발생했다는 합조단 주장과, 바닥에 긁혀서 생긴 좌초의 증거라는 신 대표 등의 반박이 맞서고 있다. 특히 신 대표는 폭발로 인한 충격이 작용한 것이라면 철판의 모든 부위가 손상돼야 하는데, 왜 프레임쪽만 유독 손상되고 집중적으로 부식됐느냐고 법정에서 반박했다. 그런데 5년 뒤 천안함 함안정기의 상태는 부식상태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닦여져있다.

함미 선저와 좌현쪽 스크래치도 녹이 상당히 옅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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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전 촬영된 천안함 함수의 좌현 함안정기. 사진=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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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침몰 5년 뒤인 지난 4월 16일 촬영한 천안함 함수 좌현 함안정기. 사진=조현호 기자

 

이와 관련해 민군합조단 과학수사분과장 겸 군측단장을 맡았던 윤종성 성신여대 교수는 2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녹색 묻은 것은 잘 모르겠다”면서도 “어뢰에 의한 비접촉 폭발이라는 잠정결론이 나와 우리 요원들이 절단면 부위를 닦았더니 일부 화약이 나왔다는 것은 보고서에도 기재했다. 하지만 녹색페인트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페인트가 충돌과 관련성이 있느냐에 대해 윤 전 단장은 “자꾸 스크래치 있는 것 등을 갖고 충돌을 얘기하는데, 난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충돌이라면 대상물이 있을 것 아니냐. 어뢰추진체에 폭약성분까지 건져올렸으면 됐지, 자꾸 지엽적인 것으로 얘기하니 이해가 안단다”고 말했다. 또한 녹을 지우는 과정에서 수년 뒤 사라진 이유에 대해 윤 전 단장은 “녹이 지워진 것은 관리차원에서 (제거)했겠지, 내가 잘 알지는 못한다”고 전했다.

장욱 해군본부 공보실 장교(중령)은 28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일부러 그것을 지울 이유가 전혀 없다. 누가 일부러 지우겠느냐”며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자연발생적으로 지워졌을 수 있으므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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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양직후 촬영된 천안함 가스터빈 과거 사진. 블로기 김경석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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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16일 촬영된 평택 해군 2함대 천안함 가스터빈. 사진=조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