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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철 “나로 인해 천안함 발표 불신? 감사한 일”

검찰 3년 구형에 이강훈 변호사 “검찰, 수중폭발로 절단 입증 실패했다”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천안함 의혹을 제기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5년 넘는 재판 끝에 검찰로부터 징역 3년을 구형받은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서프라이즈 대표)과 변호인단은 최후진술과 최후변론에서 검찰과 군이 북한어뢰폭발설 입증에 실패한 5년이었다고 밝혔다.

공적 조사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는 검찰 주장에 신상철 대표는 “저 때문에 신뢰가 떨어졌다면 그동안 제가 천안함 진실을 펼치려는 역할을 잘 했다는 평가”라며 “감사한 데이터”라고 반박했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신상철 대표의 명예훼손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조민호 검사는 “공공의 이익 보다는 정부합조단과 국방부, 해군 소속 군인 비방을 위한 목적으로 쓴 글”이라며 “피해가 중대하며, 공적 조사에 대한 불신과 국론분열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최행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 검사는 신 대표가 허위라면서 허위인 이유에 대한 반증이 모호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최 검사는 내장재에 불탄 흔적이 없는 등 폭발 의한 것이 아니라는 신 대표의 주장에 대해 “어뢰에 의한 비접촉 폭발에 대해 무지한 것”이라며 “버블에 의한 폭발시 화염은 열손상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열손상이 없는 것이 곧바로 수중폭발의 증거라고 할 수는 없다.

또한 TNT 290kg 규모 어뢰의 수중폭발 실험을 한 호주 토렌스함의 절단면과 천안함 절단면이 유사하다고도 최 검사는 주장했다. 천안함 함미 상부갑판은 평평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므로 폭발이 아니라는 신상철 대표의 주장에 대해 최 검사는 “어뢰 비접촉 폭발을 알지 못한채 한 주장”이라며 “절단면에 나타난 취성 파괴와, 전단파괴의 형태는 전형적 폭발로 나타난 절단형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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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토렌스함 폭발직후 절단면 상태. 사진=법정 제출자료 갈무리.

 

최 검사는 기소후에도 신 대표가 1번어뢰 구멍에 들어간 가리비와 붉은 멍게 추정물질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기소 후에도 지속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조민호 검사는 “신 대표가 작성한 글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며 수많은 글 가운데 일부 문장 몇군데를 떼어내와 근거로 제시했다.

‘생존자 구출을 원치 않았다’, ‘황급히 단속에 나서고 입막음에도 성공’, ‘조사 받을 사람이 조사하겠다고 나서는 형국’, ‘군은 거짓말을 하면서 피해가려 한다’, ‘김태영 국방장관을 증거인멸죄로 고발하겠다’

이에 대해 신 대표 법률대리인인 이강훈 변호사는 최후변론에서 지난 5년 넘게 재판하는 동안 검찰이 북한어뢰의 수중폭발이라는 정부 발표를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증거조사를 통해 북한 어뢰폭발에 의해 천안함이 절단돼 침몰했다는 것과, 피고의 주장이 허위이며 합리적 의심없이 입증하는데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러므로 무죄”라고 밝혔다.

특히 검찰이 어뢰에 의한 수중폭발 입증에 실패했다는 수많은 근거가 법정에서 제시됐다는 점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어뢰설계도가 불명확하다. 측정수치도 불일치하며, 윤덕용 합조단장조차 어뢰 설계도 원본을 보지 못한채 출력물을 본 것이 전부였을 가능성이 높다. 실측 1번 어뢰추진체 측정 수치와 설계도상의 크기가 다르다.”
“-백색물질 조사가 불완전하다…백색물질을 AlxOy로 규정한 것이야말로 백색물질 자체를 모른다는 사실을 자인한 것에 불과하다. 이근득도 실제로 나와서 ‘정확히 분류하기 힘들다,비율을 정확히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물기둥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 좌현견시병 황보상준 일병은 ‘물이 튀었고, 방탄목과 헬멧을 착용한 상태에서 얼굴에 분무기를 뿌린 것 같았다, 물보라일 수 있다’고 증언했다”
“-어뢰폭발시 수중에 섬광이 발생해야 하지만, 이런 현상을 전혀 보지 못했다. 특히 야간이라 더 뚜렷하게 보여야 하는데도 견시병과 초병 누구도 보지 못했다. 호주 어뢰 폭발실험의 경우에도 낮인데도 수중에 섬광이 확인된다.”
“-사망자와 생존자의 상처가 크지 않다. 공창표 하사는 왼손으로 난간을 잡고 있었다고 했으나 (충격의 순간)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허순행 하사는 우현을 바라보고 있던 중 테이블 앞으로 넘어졌다고 했으나 치료받을 만큼 다치지 않았다. 김수길 전탐장 역시 절단면 바로 안쪽 CP 침실에 누워있던 중 절단면 쪽에서 쿵 소리가 난 후 다시 충격이 있었지만 몸이 움직여지는 정도는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작은 함정에 부딪히는 정도였다는 증언이었다. 첫 번째 쿵소리엔 큰 상선이나 동급 함정에 부딪힌 줄 알았다고 증언했다. 사망자의 신체적 부상의 경우 골절을 있었지만, 사망에 이를 정도는 아니었다. 성기룡 의무대장은 익사 외의 특별한 소견이 없다고 했다.”
“-함수 절단면의 멀쩡한 형광등. 검찰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된 형광등이라고 주장하지만 수중 폭발시 치솟을 충격파에 형광등이 붙어있을 것으로 예상하기 어렵다.”
“-청각장애를 입은 사람이 없다. 증인으로 출석한 공창표 하사 등 생존장병의 경우 일상대화와 업무에 지장이 없었으며, 청각장애가 없었다.”
“-화약냄새를 맡았다는 생존자가 없다.”
“-합조단이 시뮬레이션한 내용을 역으로 폭발순간부터 일일이 좌표를 찍어가며 움직임을 관찰해보니, 폭발직후 0.2초~0.3초 사이 때 충격으로 떠오르는 속도가 가장 높았고, 최소 2.67m 정도 올라갔다. 김수길 상사의 예를 들면, 폭발직후 0.2~0.3초 때 2.67m로 떠올라야 하나, 3층 침대와 (천장사이의) 공간이 1m도 채 안되는데도 전혀 올라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김기택 음탐사는 수중폭발시 가장 충격을 많이 받은 곳 중 하나인 함교 뒤쪽의 음탐실에 있었지만 폭발순간에도 엉덩이가 그대로 의자에 붙어있었다고 증언했다.”
“-함수함미 절단을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하지 못했다. 끊어진 부분을 묘사하지 못했다. 합조단 보고서 141쪽~176쪽에 폭발시뮬레이션 이미지를 잔뜩실었으나 정작 실제 대형사고를 구현하지 못했다. 이는 과학을 잘 모르는 국민에게 과학자가 한 것이니 믿으라는 얘기밖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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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함미 절단면. 사진=법정 제출자료.

 

이 변호사는 이밖에도 △군 정부 대응 자체가 국민의 불신을 낳은 점 △신 대표의 좌초후 충돌설과 정부의 어뢰폭발설을 나란히 비교하는 것이야말로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라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명예훼손 주장에 대해 “천안함 사고원인에 대한 글과 비판이지, 천안함 소속부대원, 합조단 간부, 국방부 인사 등의 자연인을 거론한 일이 없다”며 “김태영 김성찬과 같은 개인이 아니라 국방장관 해군참모총장으로서의 정부조직에 대한 비판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유족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것은 사고원인이 A가 아니라 B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교통사고냐 북한어뢰냐는 것이 대체 명예훼손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유족의 입장에서 희생자가 부여받은 전사자 지위에 영향을 줄 뿐 유족의 명예와 관련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천안함 사건은 공론의 장으로 활짝 열려 있어야 한다”며 “정부 발표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고 질식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검사가 구형하면서 내세운 주장을 일일이 반박했다.

입막음 시도가 있었다는 지적이 허위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 신 대표는 “(최원일 함장이 생존장병에게) 핸드폰을 수거하고 외부인과 인터뷰하지 말라고 증인이 출석해 증언했는데, 이것이 입막음 시도가 아니면 무엇이 입막음인가”라고 반문했다. 합조단 회의에 한 번 밖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신 대표는 “문병옥 준장(합조단 대변인)과 약속을 했다”며 “소수의견이라도 낼 수 있도록 보장했다면 5월20일 최종 발표 자리에도 있었을 것이지만 이의제기하자마자 고소고발하는 등 배제하려했는데 어떻게 더 갈 수 있겠느냐”고 밝혔다. 그는 “처음 참석한날 자료를 달라고 했지만, 유일하게 내게만 자료를 주지 않았다”며 “그 이후 내가 합조단에게서 얻은 것은 비난과 욕 뿐이었다”고 전했다.

신 대표는 검찰이 2010년 천안함 정부발표 신뢰도가 47%에서 2015년 39%로 줄어들었다고 제시하면서 ‘공적 조사 신뢰도를 떨어뜨렸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내게는 감사한 데이터”라며 “정말로 저 때문에 신뢰가 떨어졌다면 그동안 제가 천안함의 진실을 펼치려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강연하면서 의혹을 제기한 것이 선동이 아니라, 그만큼 합리적으로 주장을 펼쳤구나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작과 은폐라는 신 대표의 비판이 허위라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신 대표는 “9시15분이라고 쓰여진 것에 ‘ㄴ’자를 그려넣어 9시45분이라고 만든 것이 조작이 아니면 무엇이며, 가스터빈을 2010년 5월19일에 인양해놓고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은폐가 아니면 무엇인가”며 “TOD 동영상이 없다고 4~5차례 주장하다 뒤늦게 공개된 것, 스크래치가 없다고 해놓고 저렇게 버젓이 나타난 것은 거짓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5년 재판에 대해 신 대표는 “5년 넘게 재판을 하면서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 너무 멀리 왔다. 진실을 얘기하고 밝히는 길이면 편하다”라며 “역사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역사책에 천안함 사건이 쓰이는 것은 환영한다. 교사와 아이들의 질문을 더 많이 받게 될테니 말이다. 다만, 역사에 두려움을 안다면 거짓을 쓰려는 이들은 불편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실은 호주머니 속 송곳과 같아 바지를 뚫고 나와 허벅지를 찌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재판부에도 “그동안 법정에서 진실을 조사하고 밝힐 수 있도록 해준데 대해 감사하다”며 “사법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흥권 재판장은 “5년 넘게 재판을 진행하면서 쌍방의 주장과 증거조사를 다 마쳤다”며 “재판결과를 토대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신상철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 1심 선고공판은 오는 2016년 1월 25일 오후 2시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