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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KNTDS 기록, 사라진 3분 미스터리

판사만 비공개 열람후 “2~3분후 소멸” “5분뒤 복원돼… 레이더에 남아 완전 소멸 불가”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천안함 재판장이 천안함 반파 순간으로부터 2~3분 후 KNTDS(해군전술지휘통제시스템) 상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비공개 감정결과를 재판 마지막 순간에 밝혀 그 진위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이흥권 형사2단독 부장판사) 주재로 열린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의 천안함 명예훼손 사건 결심공판에서 이흥권 재판장은 검사의 최종 의견진술도 하기 전에 KNTDS 감정결과를 소개했다. 이 재판장은 “사건 발생전 천안함은 백령도 서남쪽 해상에서 항로를 따라 오르내리며 항해하다 21시 21분과 21시 22분 사이에 발신 신호가 끊어졌고, 2분~3분 후 완전히 사라졌다”고 밝혔다. 이 재판장은 “본래 항로를 벗어나 해안가 근접하거나 백령도 남방과 대청도 중간 해역에 진입한 일이 없었다”며 “사고 직전에 멈췄거나 후진해 진행한 일도 없었다. 일정 속도로 진행하던 중 갑자기 발신 신호가 끊어져 상황이 발생한 것임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국방부가 편찬한 ‘천안함 피격사건 백서’는 KNTDS의 전시화면(천안함이 나타나는 화면)에서 천안함이 발신신호를 중단한 시각은 21시21분57초이며, KNTDS에서 완전히 사라진 시각은 21시25분03초라고 기록돼 있다.

그러나 KNTDS 상에서 천안함이 완전히 소멸된 것이 맞느냐는 진위 자체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과거 군 자료와 법정 증언 자료를 검토한 결과, 적어도 반파 추정시점(21시21분~21시22분)으로부터 2~5분 뒤 천안함의 위치는 KNTDS에 곧바로 복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반파된 함수가 다음날 오후까지 떠 있었는데도 이 위치조차 KNTDS 상에서 소멸돼 포착하지 못했다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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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백서가 표시한 천안함 위치도. 사진=천안함 피격사건 백서

 

2010년 당시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김장수 주중대사는 그해 10월 18일 열린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 질의자료에서 KNTDS에 대해 함정이 보낸 자함신호 전송(천안함에서 신호 전송)으로 위치를 표시되거나 위성항법장치(GPS)가 없는 함정의 경우 인근 레이더 기지에서 포착 송신하는 위치정보로 표시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사에 따르면, KNTDS에서는 신호가 소멸된지 2분 뒤 곧바로 천안함의 위치가 표시됐다는 것이다. 이는 인근의 레이더가 반파 이후 다음날 오후까지 떠있던 천안함 함수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김 대사는 국감 질의자료에서 “해작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2함대사 KNTDS 당직자였던 배 하사는 21시25분03초에 천안함 ‘전시상태’(화면에 표시되는 상태-기자 주)가 점멸상태로 바뀐 뒤 소멸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함정이 변침하거나 위성 전송상태가 불량할 경우에도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상급자에게 보고하지 않은채 약 2분 후 천안함의 위치를 탐지하고 있던 ‘296R/S(전탐감시소)’ 당직자에게 천안함 위치를 KNTDS 화면에 표시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GPS-100 R/D로 천안함을 확인하고 있던 296R/S 당직자는 2함대의 지시에 따라 천안함의 위치정보를 KNTDS로 전송했다고 김 대사는 전했다. 특히 당시 296R/S 당직자는 천안함 함수를 천안함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사고 발생 1시간여 후인 22시37분까지도 천안함 함수의 위치정보를 KNTDS에 송신했다고 김 대사는 설명했다. 사고발생 1시간 동안에도 계속 KNTDS에 천안함이 남아있다는 얘기이다.

또한 해작사 KNTDS 운용담당자였던 임아무개 중사도 21시25분27초에 KNTDS 화면상의 천안함 표시가 소멸된 사실을 인지했다고 김 대사는 밝혔다. 그러나 임 중사는 일시적인 전송상태 불량으로 판단해 2함대사 KNTDS 운용담당자인 배 하사에게 천안함의 위치정보를 전송하도록 지시했고, 21시30분경 천안함 위치 표시가 다시 수신되자 상급자에 보고하지 않은 채 사건을 일단락 지었다고 김 대사는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은 해당 부대에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합조단 조사와 감사원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김 대사는 설명했다.

천안함이 반파 직후 정전 등으로 KNTDS에 보내는 신호가 중단됐다 해도 다시 표적 전송을  지시해 천안함 위치가 복원됐다는 것은 법정 증언으로도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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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선 당시 민주당 의원이 2010년 10월 15일 법사위 주재로 국방부에서 열린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KNTDS 자료를 토대로 질의했다. ⓒ 노컷뉴스

 

천안함 침몰 당시 해군작전사령부 작전처장이었던 심승섭 해군준장은 지난 2011년 9월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21시25분경에 KNTDS 상으로 표적이 소실됐고, 그에 따라 실무자, 당직자 간에 2함대 당직자가 표적전송 지시를 해서 21시30분경에 다시 2함대사령부에서 표적을 전송해줬다”고 밝혔다.

심 준장은 KNTDS에 대해 “1차적으로 그 당시 전송하는 부서에서 예를 들어 천안함에서 자함 전송하는 표적을 위치로 전송했었을 경우 천안함이 소실되면 접촉이 안되고, 안될 경우 음영구역에 들어간 것인지, 접촉이 안돼서 그런 것인지 원인을 파악한다”며 “그러면 현장에 있는 전파 사무실에서 그 표적을 자함전송방식에 의해 자기가 포착하고 있는 레이더파로 전송방식을 바꿔준다. 그렇기 때문에 5분 정도 공백이 있었던 것은 벙커안에서 보고있는 사람은 좌초돼 표적전송을 그렇게 했는지 여부를 식별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심 준장은 이를 파악한 시점에 대해 “내가 파악하기로는 이틀 후 정도였다”며 “다만 실무자들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함정에서 보내는 신호와 레이더신호가 통합돼 있는 KNTDS에서 어떻게 그렇게 쉽게 신호가 소실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수부가 진성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에 제출한 AIS(자동선박정보시스템) 항적 자료와 진도VTS 레이더 영상 항적자료를 보면, 세월호가 물 속에 전복된 이후에도 항적좌표와 속도, 방위각 등이 기재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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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항적과 KNTDS 소실 항적 차이. 사진= 박영선 의원

 

피고인인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1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함수가 떠 있는데 KNTDS에 왜 안잡히느냐”며 “버젓이 주변에 레이더가 있는데 KNTDS에 천안함이 사라졌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반박했다.

세월호 침몰 의혹을 제기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IT보안전문가 김현승씨도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천안함에서 보내는 신호가 끊어진 것은 사고가 생겼다는 것이고, KNTDS 상에서 사라졌다는 것은 물 속으로 (완전히) 가라앉았다는 것”이라며 “천안함 함수가 다음날 오후까지 떠 있었는데 KNTDS로 이를 잡지 못했다는 뜻으로 재판장이 한 얘기라면 그것은 불가능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많은 의문을 낳을 뿐 아니라 사고순간을 결정하는 중대자료라면 KNTDS라도 공개검증을 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천안함 사건의 핵심적 자료인 KNTDS를 군사보안이라는 이유로 재판부만 비공개로 열람해 피고인의 절차참여권과 진실접근권에 제한을 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 대표의 변호인인 김남주 변호사(법무법인 도담)는 1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KNTDS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완전히 소멸된 것이 가능한 시스템인지 여부도 전혀 알 수 없다”며 “아무리 군사기밀이라고 해도 피고와 피고측 변호인이 제한적으로라도 참여하지 못한 것은 ‘절차참여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KNTDS 자료에 대해 피고가 원치 않으면 보지 않고, 괜찮다면 보겠다고 설명한 뒤 본 것이라는 재판부의 설명에 대해 김 변호사는 “피고가 포기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없는 권리가 있다”며 “일부 포기할 수 있겠지만, 핵심 증거에 대한 조사에 피고가 참여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재판장측은 사건과 관련해서는 법정에서 밝힌 얘기가 전부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공보판사를 맡고 있는 맹준영 형사6단독 판사는 11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법정에서 재판장이 얘기한 대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의문을 제기한 부분들이) 쟁점이 될 수 있으며, 상세하게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니 판결 내용을 기다려보라”고 밝혔다.

맹 판사는 “아직 선고 전이며, 결론이 나온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쟁점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KNTDS 조작 우려에 대해서도 “그런 부분에 대한 판단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에 미리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며, 선고 때 그런 우려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다 공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맹 판사는 “재판부가 오랜 시간에 걸쳐 심도깊게 해온 재판이며, 방대한 증거를 통해 심리를 마친 상태”라며 “(그런 의문에 대한 설명은) 판결에서 잘 반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문제는 이미 이른바 ‘반파시점’이 신호 소실시점(21시21분57초-합조단 보고서, 천안함 피격백서 발표 사고시간)이라는 것을 당시에 알고 있었으면서도 사고시간이 세차례나 바뀌다 침몰 열이틀(12일)이 지난 뒤에야 밝혀 되레 불신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일 천안함에서 포술장 김광보 대위가 2함대 상황반장에게 최초 보고(“천안인데, 좌초됐다”)를 한 시점은 21시28분으로 KNTDS 상에서 천안함 위치 복원을 했거나 하고 있는 시점이었다. KNTDS 신호 소실이 됐다면서도 천안함 신고접수를 하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다는 것이다.

또한 KNTDS 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시각이 반파 3분여 뒤이며, 그 위치도 천안함이 존재하지 않았던 곳이라는 점도 의문이 해소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천안함 백서는 “KNTDS상에서 천안함이 완전히 사라진 시각은 21:25:03이며, 이 때 천안함은 피격 시(21:21:57)보다 650m 북서쪽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어 피격 시각과 위치에 대한 논란의 빌미가 됐다”며 “그러나 이는 천안함으로부터의 위치 송신이 중단된 이후에도 동일한 침로·속력으로 실제보다 약 3분간 더 기동한 것처럼 전시되는 KNTDS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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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고 전 천안함 모습. 사진=천안함 피격사건 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