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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북공격 가능성 높아” 성급한 특보

SBS는 김연아 중계··· “이 상황에 피겨중계라니”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지난 26일 밤 발생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해 방송사들의 허둥댔던 보도·방송태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KBS는 뉴스에서 앵커멘트를 통해 사고원인이 “북한의 공격으로 추정된다”고 하는가 하면, SBS는 이런 상황에서도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트 생방송을 내보냈다.

KBS는 26일 밤 11시부터 진행됐던 <뉴스라인> 방송이 끝날무렵인 11시35분부터 <뉴스속보>를 내보냈다. 박상범 앵커는 “침몰 원인은 북한 공격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라고 했다. 리포트를 한 정인성 기자는 “오늘 사고는 초계함의 선미쪽에서 원인모를 폭발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면서도 “북한쪽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지만 아직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라고 ‘북한 공격’ ‘미확인’ 등 확실하지도 않으면서 부정확한 추측을 남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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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밤 방송된 KBS <뉴스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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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6일 밤 방송된 KBS <뉴스라인>

 

박 앵커는 짧은 기자의 전화리포트가 끝난 뒤 “정리해보면 선체에서 원인모를 폭발이 있었던 것 같다, 주민들의 얘기는 함포소리가 났다 이런 얘깁니다. 그렇다면 일상적인 문제로 사고가 난 것은 아니라고 추정됩니다”라고만 했을 뿐 ‘북한 공격으로 추정된다’는 말이 정확한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정리하지는 않았다.

박 앵커는 이날 밤 12시10분(27일 0시10분)부터 시작한 <뉴스특보>에서야 “북한의 공격일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확실하지 않습니다”라고 했고, 기자도 “북한측 어뢰에 맞았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지만 아직 당국이 확인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새벽 4시부터 시작한 뉴스특보에서도 KBS는 “북한의 공격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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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밤 12시40분부터 방송된 MBC <뉴스24>

MBC 역시 마찬가지였다. MBC는 이날 밤 12시40분부터 방송된 마감뉴스 <뉴스24>에서 김주하 앵커 멘트로 “북한의 공격 가능성이 아주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라 전하면서 기자 리포트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에 대해서 분석하고 있다…만일 북한의 공격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남북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인데 특이동향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KBS <뉴스라인> MBC <뉴스투데이> 등 27일 아침뉴스부터는 북한 공격 가능성이 낮다는 당국자 얘기를 전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선체에 구멍이 뚫린 점으로 미뤄 강력한 외부 폭발물, 즉 북한의 공격 등에 따른 침몰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여러 정황상 그 가능성은 낮다는게 정부의 일차적 판단”(MBC <뉴스투데이>)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KBS MBC 등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정도까지 뉴스속보를 내보냈고, KBS는 다시 11시부터 현재까지 속보를 방송중이다.

이에 반해 민영방송인 SBS는 전날 밤(11시55분)에 편성예정됐던 ‘2010 ISU 세계 피겨선수권 여자쇼트(이탈리아-생중계·김연아 출전)’를 그대로 방송했다. SBS도 이날 마감뉴스 전에 두차례 가량 속보를 내보냈다. 마감뉴스인 SBS <나이트라인>은 27일 새벽 1시45분부터 방송됐다. 해군 초계함 침몰 소식은 이 뉴스에서 모두 8건의 가운데 7건의 리포트로 처리했다. 마지막 리포트는 김연아 선수가 7위했다는 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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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새벽 1시40분부터 방송된 SBS <나이트라인>

 

이 같은 뉴스 보도태도를 두고 누리꾼들은 ‘추측보도가 지나치다’ ‘방송이 더 불안하게 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아이디 이아무개는 26일 밤 KBS <뉴스라인>을 본 뒤 KBS 뉴스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방금 11시 뉴스를 통해 해군초계함보도를 들었는데 혼란이 컸다”며 “자막으로 북측부터 언급하니 불안감을 가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KJGUN23는 27일 아침 MBC 뉴스홈페이지 시청자의견에 올린 글에서 “구체적인 이유는 모르더라도 그게 북한의 공격에 의한건지 아닌건지는 알 수 있지 않습니까”라며 “근데도 확실치 않은 애매한 말로 국민들을 혼동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자? 또다시 국민들 가지고 놀고 있는겁니까”라고 비판했다.

아이디 김아무개는 이날 새벽 SBS 홈페이지 ‘SBS에 바란다’ 게시판에 “북한 공격이 확실한듯 자막을 내보내셔서 너무나 당황하고 심장이 떨리는듯한 걱정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송아무개는 “(이 상황에) SBS만 피겨중계라 참, 한숨만 나오네요”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