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천안함

정말 목숨걸고 구조하고 있나

[미디어 워치] 구조작업, 사고원인 규명… 통제가 능사 아니다

고승우 논설실장 konews80@hanmail.net

천안함 폭발 사고와 관련해 관계당국의 태도는 국민의 불안과 궁금증을 해소하는 것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일반 상식과 동떨어진 행동으로 일관한다. 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배려조차 전무해 군부대 내에서 사병이 피해 가족들에게 총을 겨누는 일까지 발생했다. 국민 전체를 절망스럽게 하는 비극적인 현상이다.

이번 사건 발생 후 TV 등을 통해 확인되는 것은 범정부적인 보도통제다. 청와대와 군 관련 당사자들의 발언은 지극히 절제된 것이다. 국회에서 관련 상임위가 열려 여당 의원의 칼 같은 질의에도 군 당국은 구체적인 정보를 내놓지 않고 있다.

수많은 장병이 희생된 대형 사고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과 궁금증을 풀어준다는 범정부적 성의와 의무감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고 발생 다음날은 군인을 포함한 전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의 능력과 의지가 전혀 확인되지 않는 하루였다. TV 인터뷰에 등장하는 시민들의 반응을 보면, 궁금증과 불안감이 분노 쪽으로 방향을 바꾸는 듯하다.

국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번 사고의 최우선 과제는 실종자 수색과 사고 진상 규명과 발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다. 수십 명 실종자의 구조 활동을 사고 현장에서 최대한 벌이는 열과 성의를 당국은 보여주지 않았다. 제한적인 TV 현장 보도를 통해서도 사고 해역에서 ‘목숨을 걸고’ 수색과 구조 작업을 벌이는 모습은 방영되지 않는다. 군 당국은 높은 파도를 핑계대고 있으나 군은 모든 악조건에서도 작전을 하는 것이 기본 임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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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같은 젊은이들이 찬 바다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통해 구조 작업이 시행되어야 한다. 민간 해양구조 전문 업체의 장비와 인력 등도 총동원해야 한다. 이런 모습은 보도통제의 상황이라 해도 국민들에게 최우선적으로 전달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모습은 사고 다음날 하루 종일 확인할 수 없었다. 청와대에서 구조 최우선이라는 메시지가 나왔지만 군 당국이 사고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보도통제의 제한된 현실 속에서도 공개되지 않았다.

다음은 사고원인 규명작업이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궁금해 하는 사안이다. 군과 청와대 등은 ‘예단은 금물’이라는 말을 가장 앞세우면서 피해 군인 등의 외부 발언을 최대한 억제, 단순화하는데 급급한 인상을 주고 있다. 관계당국은 사고 관련자의 외부 접촉과 발언을 적극 통제하면서 필요한 메시지만을 언급토록 조치하는 정황만이 계속 연출되고 있다. 생존 군인들은 가족 면회에서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일관된 정보만을 이구동성으로 외치게 하는 인상을 준다.

많은 사람이 가장 궁금해 했던 사고 함정 선장이 장시간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피해 가족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TV 앞에 등장했지만 그 또한 적절한 메시지를 주지 못했다. 일부 생존한 군인들은 폭발의 외부원인 가능성을 앞세우는 언급을 하는데 이는 군 당국의 예단 금물 원칙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아리송하다. 이런 과정에서 조선일보 인터넷판은 폭발이 외부원인으로 발생했다는 언급을 부각시키는 편파적인 보도태도를 보여주었다.

청와대는 비상대책회의를 계속 열고 있으나 최고 지휘탑의 역할을 하는 것 같지 않다. 북한의 관련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데 공무원 비상 근무령을 내리는 모습도 머리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도대체 국민들에게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무엇을 하면서 국민을 섬기려하는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청와대는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제기된 군 당국의 부적절한 태도 등을 질책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낼 뿐이다. 정작 국내외에서 목말라하는 사고 진상에 대한 언급은 없다. 실용을 앞세우던 현 정부가 위기관리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매 시간 보여주고 있는 꼴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군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고라면 행정력을 최대한 동원해 국민의 불안감과 궁금증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부의 일차적 책무다. 지금처럼 청와대에서 거듭 안보관계장관 회의 등을 열지만 정작 국민을 배려하는 메시지가 나오지 않는다면 국민의 청와대에 대한 불신과 실망감은 커질 뿐이다.

군 당국은 청와대의 지침에 앞서 국민의 군대와 같은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군은 사고 피해 군인의 가족조차 챙기지 않았다. TV 보도 등에 따르면 피해 군인 가족들은 사고 소식을 TV 등을 통해 들었을 뿐 군 당국에서 어떤 통보고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말이 되지 않는 군의 태도다. 이들 가족들은 너무 궁금한 나머지 해당 군부대를 찾았다가 통제를 당하자 실랑이가 벌어졌고 결국 일부 군인이 가족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있어서는 안될 일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이런 모습이 보도된 탓인지 청와대의 언급이 뒤늦게 나왔고 군 최 고 사령관이 가족들을 찾았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이런 말도 되지 않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 한심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