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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의원, 한주호 준위 빈소서 ‘인증 샷’

공성진의원도… “사진 꼭 보내달라” 당부까지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온 국민이 천안함 침몰 사고로 비통해 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치인들이 실종자 수색작업 도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 빈소에서 기념사진을 찍어 논란이 되고 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의 얼굴 비추기가 부쩍 늘었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한 거 아니냐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첫 번째 스타트를 끊었다. 공 최고위원은 일행 10여명과 함께 지난 1일 한 준위의 장례식장을 찾아 근조화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구설수에 올랐다. 공 최고위원은 “거기서 같이 찍어, 다 나와”, “한 번 더 찍어”라며 마치 결혼식장인 것 같은 행동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사진기자들에게 “사진 꼭 보내주셔야 한다”고 당부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 최고위원의 홈페이지에 이틀 동안 수백개의 항의 글이 쌓이는 등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다음날인 2일에는 한나라당 서효원 성남시장 예비후보도 같은 자리에서 기념사진을 찍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심지어 조선일보까지도 공 최고위원을 비난하는 기사를 내보냈을 정도였다.

87163_94948_1518▲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의 미니홈피 캡춰.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민주당은 2일 브리핑에서 “도대체 유가족과 군인들이 슬픔에 잠겨있는 그 현장에서 무엇이 그리 기념할 것이 많다고 줄지어서 사진을 찍고 호들갑을 떨었느냐”며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진보신당도 논평을 내고 “국민들은 실종 장병들의 안전문제와 고 한주호 준위의 희생 앞에서 옷깃을 여미고 있고 지방선거 후보들은 선거운동조차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 최고위원은 3일 공지 글을 올려 “저의 충정은 온데 간데 없이 빈소를 배경 삼아 웃고 떠들며 기념촬영을 했다는 식의 일부 언론의 악의적 보도로 참담한 심정 뿐”이라고 밝혔다. 공 최고위원은 “일부 언론의 악의적 보도와 같은 논리, 즉 경건한 자리에서 무엇이 그렇게 기념할 것이 많다고 기념촬영을 하느냐고 한다면 빈소에서의 언론 취재활동, 카메라 촬영 역시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이 한 준위 장례식장 조문 사진을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나 의원은 1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고 한주호 준위님 빈소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조문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다. 나 의원은 “냉혹한 해수에 서린 고 한주호 준위님의 마지막 사랑, 그 불굴의 정신!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썼지만 누리꾼들은 “장례식장에서 싸이질이라니”라며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다고 비난했다.

나 의원의 미니홈피를 캡춰한 사진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떠돌고 있는 가운데 나 의원의 미니홈피에는 악성 댓글이 하나도 달려있지 않아 이른바 알바를 동원해 댓글을 삭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