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재단 등 단기과정 전문성 부족… 대학원 진학은 10년차 이상 돼야, 승진 시 불이익도

강성원 기자 | sejouri@mediatoday.co.kr

“기회가 있어도 업무가 많아서 참가하기 어렵다.” 기자 100명 중 96명 이상이 분야별 전문지식이나 탐사보도 등 재교육을 받고 싶어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힘들다고 꼽은 이유다.

사실 우리나라에 언론인들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 기관과 프로그램은 꽤 다양한 편이다. 당장 한국언론진흥재단만 하더라도 1년차 이상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사쓰기·디지털저널리즘·소셜미디어 활용취재 등 기본교육에서부터 15년차 이하 중견급 기자가 들을 수 있는 과학수사 취재보도·빅데이터저널리즘·탐사보도 디플로마 과정 등 전문교육과, 언론사 간부들이 주로 참여하는 국제교류 취재연수 등 수십 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언론재단과는 별도로 방송기자연합회는 연간 20여 회의 강좌를 개설해 취재기자를 위한 영상촬영 및 편집 교육에서부터 정보공개청구와 스마트디바이스 활용, 세금 및 예산 등 집중탐구 과정, 경제·북한전문과정과 재해재난 전문취재(해외과정)에 이르기까지 기자들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점차 늘려나가는 추세다.

물론 언론재단과 방송기자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재교육 프로그램은 다양한 언론인의 수요를 충족한다는 점에선 분명 장점이 크다. 하지만 1~4일 정도의 단기 과정이 대부분이어서 언론인들의 전문성을 키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많다. 이 때문에 언론재단과 같은 공익재단이 언론인 재교육을 위한 전문대학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3년 언론재단이 발표한 ‘언론인 의식조사’에 따르면 언론인 10명 중 7명 이상이 공익재단에서 공공자금을 통해 저널리즘 스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고, 실제 저널리즘 스쿨이 생긴다면 교육받을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76.4%에 달했다.

기자들의 해외장기연수를 지원하는 저널리즘 공익재단도 적지 않다. 삼성언론재단과 LG상남언론재단·한국여기자협회·관훈클럽신영연구기금·SBS문화재단 등도 기자들의 국제 감각과 전문성을 높여주기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매년 1~2년간의 해외연수 체재비와 학비, 항공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 중 일부 재단에서는 언론인들의 어학교육과 저술 지원 활동도 하고 있지만, 특성화된 전문교육 프로그램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언론재단 관계자는 “예전에 한 재단에서 주제별 언론인 스터디 모임을 벤치마킹해 진행하다가 장소 문제 등으로 중단된 적이 있다”며 “아무래도 언론재단과 교육의 취지나 목적이 다른 부분도 있고, 강의실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점이 있어 장기해외연수 외엔 분야별로 딱히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전문분야에 대한 지식을 넓히기 원하는 언론인을 위한 전문대학원도 각광받고 있다. 카이스트(KAIST) 과학저널리즘 대학원에서는 매년 모집하는 석사과정 인원 30명 중 절반을 현직기자와 PD 등 언론인으로 충원하면서 등록금의 80% 가량을 감면해 주고 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은 홍보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언론사 재직 기간이 5년 이상 10년 미만일 경우 등록금의 30%를, 10년 이상의 언론인은 50%의 장학 혜택을 주고 있다.

122597_145621_2746

▲ 2014 방송기자연합회 저널리즘 아카데미. ⓒ방송기자연합회

 

하지만 언론인들이 휴직을 하지 않고 일과 학업을 병행하기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카이스트 과학저널리즘 대학원을 졸업한 홍석준 안동MBC 기자는 “카이스트 대학원은 주말 과정이라는 장점이 크지만 아무래도 사회부나 정치부를 출입하는 기자들은 주말 근무가 겹치면 힘들고 어려운 점이 있다”며 “실제로 학업을 하면서 회사에 다니면 눈치가 보일 수밖에 없는데 회사의 배려를 더 바라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자신이 처한 부서나 연차에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에 재학 중인 한 경제신문 10년차 기자는 “우리 대학원에 다니는 기자들은 출석률이 대체로 양호한 편인데, 대부분 10년차 이상으로 어느 정도 스케줄 조정이 가능한 사람들이어서 그런 것 같다”며 “학교에서도 연차가 높고 언론사 내 입지를 구축해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 발휘가 가능한 기자들이 다닐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에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연차가 낮은 기자들에겐 대학원 진학은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다. 언론사 중에서도 대학원 진학을 지원하는 곳은 방송 3사나 일부 중앙일간지 정도인 데다 지원받는 언론인도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122597_145622_5449

▲ 매체 유형별 재교육 필요성. ⓒ 한국언론진흥재단(2013)

 

한 중앙일간지 인사팀 관계자는 “연간 5명 이내에 4학기 학비 50%를 지원하고 있지만 요즘엔 대학원에 잘 안 가고 해외연수 쪽으로 많이 가는 분위기”라며 “국내 대학원에 가려고 휴직할 경우 승진·승급에 불이익이 있지만 해외연수는 그렇지 않고 외부 재단에서 학비와 체재비 등도 지원해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사내 교육이 활성화돼 있는 동아일보의 경우에도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보다는 사내 학습모임에 회사에서 강사비나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하고 있다.

동아일보 역량강화팀 관계자는 “예를 들어 사내 학습조직에서 디지털퍼스트 관련 외부 강사를 초청하는 토론 모임을 개최한다고 하면 학습모임 회원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지식이 공유되도록 개방하는 등 수시로 다양한 주제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여러 사람이 관심이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사내 공고를 해서 장소를 선정하는 등 학습조직을 통해 자발적으로 교육을 기획·실행토록 장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관련기사 > (아래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기사로 연결됩니다)

저널리즘의 미래 (13)
기자는 현장에서 배운다? 그걸로 충분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