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교육 넘어 ‘커뮤니케이션’ 교육으로”… “정보 공유 통한 ‘멀티 리터러시’ 능력 키워야”

강성원 기자 | sejouri@mediatoday.co.kr

뉴스 이용자들, 특히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어떤 매체를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을까?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2014년 언론수용자의식조사’를 보면 만 19세 이상 국민의 종이신문 이용률은 30.7%로 인터넷(67.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매일 뉴스를 이용한다는 응답에서도 종이신문 이용률(7.4%)은 소셜미디어(8.6%)보다도 낮았다. 모바일 앱을 통한 매일 이용률은 3.9%였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종이신문에 대한 미디어영향력 점유율은 50대가 15.4%였지만, 20대는 3.9%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20대의 소셜미디어 영향력은 6%로 종이신문을 앞섰다.

이처럼 기존의 종이신문 중심에서 디지털 기반의 뉴스 생산과 소비 형태로 변화함에 따라 뉴스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한 뉴스 리터러시(Literacy, 글을 이해하는 능력) 교육도 다양한 맥락을 아우르는 통합적 미디어 리터러시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언론재단이 펴낸 국내 NIE(신문활용교육) 효과 조사 보고서를 보더라도 전국의 초·중·고등학생들의 하루 평균 뉴스기사 이용 시간은 1차 조사를 기준으로 212분이었다. 이중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이동형 단말기 이용 시간(86분)이 가장 길었고 종이신문 이용 시간은 17분밖에 안 됐다.

1차 조사에 참여한 학생을 대상으로 한 2차 조사에선 이동형 단말기 이용 시간은 120분으로 34분이나 늘었지만, 신문 이용 시간은 변함이 없었다. 이는 요즘 청소년들은 뉴스 이용 시간이 늘어나더라도 주로 인터넷과 SNS를 통해 뉴스를 접하지 종이신문 구독을 선호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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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이용호

 

박주연 한국외국어대학교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3년 전인 지난 2012년에도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세미나 발제문에서 “스마트 미디어의 출현과 같은 빠른 속도 변화의 시대에 디지털 미디어의 절대적 영향력은 청소년들이 이러한 미디어의 영향에 저항할 수 있는 힘, 윤리적인 규범, 합리적인 소비자, 비판적 시각을 요구하고 있다”며 “따라서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 노출된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미디어 리터러시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국내의 NIE(신문활용교육)는 신문 뉴스 등에 대한 미디어 리티러시 함양을 위한 대표인 활동으로 진행해 오고 있지만, 새로운 디지털 환경의 정착과 함께 그 변화의 시점에 와있음이 지적되고 있다”며 “디지털 시대에서 리티러시 교육은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해독하는 것만이 아니라,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시켜 주변 환경과의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영역으로 그 개념이 확장됐다”고 강조했다.

NIE 등 국내의 전통적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내용이 ‘좋은 미디어’와 ‘나쁜 미디어’를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을 주된 목표로 진행됐다면 소셜미디어와 디지털미디어 등장 이후 멀티미디어를 지향하는 개념인 ‘멀티 리터러시’라는 개념이 생긴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에선 부처별로 신문과 방송, 뉴미디어 등 미디어교육을 담당하는 역할과 기능이 분산돼 있어 각 부처의 이해관계와 정책, 예산 지원 등에 따라 지속적인 통합 미디어교육이 힘들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나마 국내에선 멀티 리터리시와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진행하는 ‘소셜미디어리터러시 교육’과 ‘사이버폭력 예방 교육’ 등 인터넷 리터러시 프로그램이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따른 수용자 교육을 잘 반영하고 있는 편이다.

김양은 서강대 언론대학원 교수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영국은 미디어규제 기구인 ‘오프콤’(Ofcom)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과 정책 실행을 전담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언론재단 등에서 각각 별도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디어 교육은 주관 부처에서 콘트롤해야 하는데 미디어교육진흥법안이 늘 나와도 부처별 통합이 어렵고 협조가 안 되는 등 고질적인 딜레마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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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부터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발맞춰 신문활용교육에서 ‘뉴스활용교육’(News in Education)으로 전환한 네덜란드는 뉴스미디어협회(The Dutch News Media Association)가 주체가 돼 ‘디지털 뉴스 콜라주’(Digital News Collage) 프로그램으로 수강생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을 끌어내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모바일 기술을 사용해 자신이 속한 지역에 관한 다양한 뉴스 콘텐츠를 수집, 평가하는 등 스스로 정보 습득 능력을 키우면서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 참여 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뉴스리터러시 교육은 슈나이더가 설립한 뉴스리터러시센터(Center for News Literacy)와 로스엔젤레스 타임스의 탐사 전문기자 출신인 앨런 밀러(Alan Miller)가 주도하는 뉴스리터러시 프로젝트(The News Literacy Project) 등 두 거점센터를 중심으로 실시되고 있다.

특히 뉴스리터러시 프로젝트 프로그램은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모든 종류의 미디어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전달되는 정보 중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찾아내는 방법을 교육함으로써, 학생들을 보다 나은 뉴스 소비자이자 뉴스 창조자로 성장시키는 것을 기본 이념으로 삼는다.

김광재 한양대 사이버대 광고미디어학과 교수는 지난해 언론재단이 펴낸 ‘해외 미디어동향-세계의 뉴스리터러시 교육’에서 세계 각국의 신문사들이 전통적인 신문활용교육을 뉴스리터러시로 전환하는 배경에 대해 “디지털 미디어가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종이신문 중심의 신문활용교육은 젊은 사람들의 미디어 이용 현실에 부적합하고 교육이나 학습효과 면에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디바이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테크놀로지 그 자체에 지나치게 초점을 맞출 경우 21세기에 요구되는 핵심 능력인 비판적 사고력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있다”며 협력과 커뮤니케이션을 기초로 하는 참여능력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소셜 미디어 시대의 리터러시 교육과 관련해 김양은 교수는 “앞으로 디지털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뉴스 등 무수한 정보 중 자기에게 필요한 정보를 걸러내면서 관리, 재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뉴스 리터러시도 뉴스의 비판적 이해라는 협의의 개념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소셜미디어 시대엔 뉴스를 통해 세상을 읽고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정보를 어떻게 공유하는지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지는 정보를 다루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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