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김재철·은희현 후보 사퇴 촉구

29일 공모 마감 직후 성명…”정치권에 줄 대 사장되려는 인사 안 돼”

김종화 기자  sdpress@mediatoday.co.kr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이옥경)가 29일 MBC 차기 사장 공모를 마감한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박성제)는 이들 후보 가운데 2명의 사퇴를 촉구했다.

MBC본부는 공모 마감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K모 지방 MBC 사장과 E모 전 지방 MBC 사장은 공공연히 정치권과의 인연을 맺어 온 사람들로 공모신청 철회를 권유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김재철 울산MBC 사장과 은희현 전 제주MBC 사장을 지칭하는 것이다. 앞서 MBC본부는 공모 직전 발표한 두 차례의 성명에서 정치권에 줄을 대 사장이 되려는 인사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사장 부적격자라고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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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여의도 MBC사옥. ⓒ미디어오늘

 

은 전 사장은 지난해 이명박 캠프 TV토론대책위원회에서 이흥주 전 KBS 편성본부장과 함께 방송특보로 일했다. 김 사장은 MBC본부 성명 발표 후 지난 23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조의 오해가 있었다. 공영방송을 지키고 공익사업을 활성화하는 데 투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MBC본부는 29일 “K씨는 지금이라도 공모신청을 철회하고 정치권에 봉사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 E씨가 MBC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방법도 한나라당에 들어가 MBC 공영체제 수호를 설파하고 관철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방송문화진흥회는 29일 엄기영 <뉴스데스크> 앵커, 구영회 삼척MBC 사장, 김재철 울산MBC 사장, 신종인 MBC 부사장, 배귀섭 대전MBC 사장, 은희현 전 제주MBC 사장, 김진희 전 MBC 교양제작국장 7명이 MBC 차기 사장 공모에 응했다고 밝혔다. 신 부사장, 배 사장, 은 전 사장, 김 전 국장은 마감일인 29일 응모했다.

다음은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29일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공영방송 수호의 적임자 선출을 기대하며
정치권에 줄댄 인사는 사장후보에서 배제하라

새로운 사장을 위한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오늘 오후 6시에 마감된 사장 후보 응모 결과, 전 현직 MBC 간부출신 7명이 사장후보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공영방송 MBC의 미래를 책임질 사장직에 열정과 능력을 갖춘 많은 인사들이 후보로 등장, 충분한 검증과정을 거쳐 적임자를 선출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래왔다. 다만, 노보와 성명을 통해 사장후보가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했었고, 기준에 미달되는 인사들은 스스로 사장 공모에 응하지 말 것을 요구했던 바 있었다. 

그 기준들은, 첫째 공영방송의 정체성과 위상을 지켜내겠다는 확고한 소신, 둘째 여야를 떠나 정치적 외풍을 지켜낼 중립성, 셋째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리더십, 넷째 새로운 방송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통찰력과 CEO로서의 균형감각이었다. 

아울러 정치권에 줄을 대 사장이 되려는 인사에 대해서는 일고의 가치도 없는 사장 부적격자라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런데 공모에 응한 인사들 중 K모 지방 MBC 사장과 E모 전 지방 MBC 사장은 공공연히 정치권과의 인연을 맺어 온 사람들이다. 

특히 K모씨에 대해서는 지난 10일 조합이 ‘정치권에 줄 댄 사장후보는 절대 안 된다’는 성명을 통해 그를 지목하고 사장 후보로 나서지 말 것을 경고한 바 있었다. 그러나 조합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는 1월 25일 전 사원을 대상으로 한 메일을 발송, 사장직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마침내 사장 공모에 나선 것이다. 그는 메일을 통해 ‘이명박 당선인과의 부인할 수 없는 오랜 친분 관계’를 밝히고 그것은 ‘회사가 부여한 직무의 결과’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는 특정인과의 사적인 친분 그 자체를 문제삼는 것이 아니다. 그가 이미 작년부터 공공연히 한나라당 행사에 참여해 왔던 사실을 통해 ‘정치적 편향성’을 확인한 것이고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언론기관의 수장으로서 부적격함을 지적한 것이다. 더구나 복수의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K씨가 MBC 사장이 되어야 한다고 발언했던 사실로 미루어 볼 때, 그가 사장이 된다면 MBC는 정권의 시녀 역할을 하던 부끄러운 과거로 되돌아가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K씨는 지금이라도 공모신청을 철회하고 조합이 지난 성명을 통해 주문한 대로 정치권에 봉사할 것을 재차 요구한다. 또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방송특보를 지낸 E모 전 지방 MBC 사장에 대해서도 사장 후보 포기를 권한다. E모씨가 MBC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방법은 MBC 사장 후보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고, 호시탐탐 MBC 민영화를 획책하는 한나라당에 들어가 MBC 공영체제 수호를 설파하고 관철시키는 것임을 충고하고자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위원장 박성제)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요구한다. 공모에 응한 후보들 중 정치권에 줄을 댄 인사는 일차적으로 제외하고 나머지 인사들에 대해서 엄정한 평가 검증 과정을 거쳐 공영방송 MBC의 수장을 선출해야 할 것이다. 만일 정치적 중립성을 기대할 수 없는 후보에 대해 적당히 봐주기 자세를 보인다면 방문진 이사회는 그 책임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지난했던 방송민주화 투쟁의 성과로 쌓아 올린 ‘방송의 공공성, 독립성’이란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방문진 이사회는 비상한 각오로 사장 선출과정에 임해야 할 것이며 그 과정을 우리는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2008 1월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