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MBC 에 민형사소송” 파문

“농식품부 장관 명의로 진행 가닥…법적 대응 가능” 언론보도 위축 논란 부를 듯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청와대가 미 쇠고기의 위험성을 심층방영한 MBC <PD수첩>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성립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민형사상 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8일 밝혀 ‘굴욕협상’ ‘건강권포기’에 이어 언론자유를 강제적 수단으로 옥죄려한다는 논란까지 일 전망이다.

청와대 언론1비서관실 박정하 선임행정관(국장)은 이날 저녁 “<PD수첩>에 대해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는 쪽으로 거의 가닥을 잡았다. 가능성은 80∼90%”라며 “그동안 충분히 검토를 했고, 사법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청와대 “농식품부, PD수첩에 민형사 소송제기 방침” 보도자유 위축 논란 부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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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 방영된 MBC <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MBC

법적 대응을 하는 주체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명의가 될 것이며 아직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박 국장은 설명했다. 박 국장은 “당초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및 반론 보도를 신청할 계획이었으나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도 했다.

명백한 허위사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박 국장은 “중간 중간에 잘못된 화면을 쓰기도 하는 등 시청자가 오인할 수 있게끔 방영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와 정부의 이번 조치는 국민의 건강권을 위해 합리적 의혹을 제기해야 할 언론의 주요기능에 대해 정부가 소송이라는 ‘최후의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와 함께 정부가 확산되고 있는 반 이명박 정부 정서를 서둘러 진화하기 위해 극약처방을 써서 언론 자유와 비판의 목소리를 위축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국장은 “<PD수첩>팀은 자신들이 진실이라고 판단해 보도했겠지만 만약 그게 아니라면 압박으로 느끼거나 위축될 것 없지 않느냐”며 “법적인 문제에 대해 정정당당히 대응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 시절 참여정부 소송남발 비난하더니…”국민분열 상황, 사안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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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 전경

이번 소송을 통해 집권 이후 추가적인 법적대응이 늘어나는 등 비판언론과의 언론 전쟁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국장은 “이명박 정부들어 법적 대응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사안 자체가 워낙 국론 분열의 상황으로 확산되고 있고, 사안의 경중을 따져 볼 때 과거 정권에서 법적 대응을 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청와대 수석·정부관료 등 법적 대응이 남발돼 언론 자유를 위축시킨다며 가장 적극적으로 비판했던 사람들은 바로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이었다.

박 국장은 “개인적인 문제나 단순한 정책의 문제와 달리 (국민건강권과 같은) 이 문제는 잘못 알려지면 국민이 불안해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르다”며 “미 쇠고기 위험성에 대한 판단은 국민이 내리기도, 정부가 내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신문 “<PD수첩> 2탄 방영전 소송낼 수도”

앞서 서울신문은 9일자 가판(8일 저녁 인터넷판) <청, MBC ‘PD수첩’ 민·형사 소송>에서 청와대 관계자의 말을 빌어 “사법 대응이 가능한 사안이며, 언론중재위원회 제소보다 강력한 대응조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고소·고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13일 추가 방송 전에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