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두 달 만에 다시 총파업 ‘깃발’

[현장]출정식 “모든 걸 끝내겠다는 각오로…전국민 항쟁할 것”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박성제 이근행 본부장 들어가면(구속) 300일 넘게 있을 것같다. 나도 들어가면 이 정권 끝날 때까지 있을지도 모른다. 그 날을 여러분이 하루씩만 살아달라. 언론인 3000-4000명이 경찰서를 채워넣으면 세상이 뒤집힌다. 이 정권을 거꾸러뜨리는 그날까지 함께 싸우자.”(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 이번 파업으로 모든 것을 끝낼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을 끝내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저를 비롯한 집행부가 잡혀가도 번개같이 다음 집행부가 우리 뒤를 이을 것이다. 저의 임기는 총파업 투쟁이 끝날 때까지 무기한 연장될 것이다. 끝까지 함께 해달라.”(박성제 언론노조 MBC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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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 1층 민주의 터에서 MBC 조합원들이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MBC노조 두 달 만에 다시 총파업 ‘깃발’…”이번에 막지 못하면 끝” 비장감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안 등 언론악법 기습 상정에 따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26일 가장 먼저 총파업 깃발을 올렸다. MBC노조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2층 민주의터에서 서울 조합원 500여 명이 집결한 가운데 총파업 출정식을 열어 언론악법 저지의 비장한 결의를 다졌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전날 ‘날치기’ 직권상정을 강행한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을 두고 “쥐XX같은 대통령 밑에는 역시 쥐새끼같은 국회의원밖에 없었다”며 “고 위원장은 삼성 X파일에 보면 ‘우리가 그동안 고흥길을 통해 이회성에게 모두 18억이나 줬는데 다 갖다바친 모양인데’라는 홍석현의 말이 나온다. 겉으로는 국민 대표 국회의원인척 하나 실상은 홍석현의 끄나풀이다. 중앙일보를 위해 국회에 들어갔고, 삼성을 위해 의사봉을 두드린 것”이라고 성토했다.

최 위원장은 “장담하건데 MBC 조합원들이 조선일보 밑에, 중앙일보 또는 동아일보 밑에 들어가서 일하면 5년 안에 열받아서 다 죽는다. 죽겠냐, 살겠냐”며 “여러분은 살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언론인 3000∼4000명이 경찰서를 채워넣으면 세상이 뒤집힌다”며 “오히려 잘됐다. (이 정권을) 거꾸러뜨리는 그날까지 가장 앞장서서 힘차게 싸우자”고 촉구했다.

최상재 위원장 “조중동 밑에가면 5년안에 다 죽어…3000∼4000명 경찰서 채워야 세상변해”

박성제 MBC본부장은 “그저께 고흥길 위원장을 만나서 ‘정신차리라, 법안을 강행하지 마라’고 했더니 고 위원장은 ‘협박하지 마라, 이것저것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었다”며 “그러나 이렇게 후안무치하고 치졸하고 비열한 방법으로 거사를 치를 줄은 미처 예상을 못했다. 근거없는 낙관론에 취해있다가 뒤통수 맞은 게 야당이고 국민들”이라고 개탄했다.

박 본부장은 “지난 1월7일 파업 잠정중단을 선언하고 돌아갈 때 여러분께 ‘2월에 다시 만나자’고 말씀 드렸던 것 잊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래서 우린 다시 모였다. 마음 단단히 먹고 싸우자”고 촉구했다.

박 본부장은 이날 아침 조중동에서 보도된 내용을 소개하며 “이 정권에 힘을 실어주고 기름을 넣어주려는 집단, 자신들이 방송을 소유하려고 하는 세력이 뒤에 버티고 있으니 더러운 야욕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강행한 것”이라며 “이번엔 분명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시도할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본회의 처리를 반드시 저지해야 4월과 6월 투쟁이 쉬워질 것이다. 이번 파업으로 모든 것을 끝낼 수는 없지만 모든 것을 끝내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제 본부장 “모든 걸 끝내겠다는 각오…내가 잡혀가도 내 뒤엔 여러분들이”

“오늘 아침 출근 때 아들이 어제 뉴스를 보고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노래를 불러줬다. 초등학교 2학년, 3학년 올라가는데 5학년 형아들 교실 벽에 조중동 나쁜새끼들이라고 써있다고도 하더라. ‘아빠가 조중동하고 싸운다는 데 조중동이 누구냐, 성이 조씨고 이름이 중동이냐’고 묻더라. 무서운 X들이다. 호랑이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놈들이다. 다시 한 번 마음 굳게 다지시고 반드시 승리로 이끌 수 있도록 도와달라.”

박 본부장은 또 “우리보다 더 높은 의지를 가진 후임(8기) 집행부가 우리 뒤에 버티고 있기 때문에 안심한다”며 “제가 잡혀가고 사무처장 집행부가 잡혀가면 번개같이 우리 뒤를 채울 것”이라고도 했다.

연대사에 나선 노회찬 진보신당 공동대표는 “이명박 정권의 30% 지지율은 정권 말기에나 나타나는 비율이다. 지금부터 정권 말기”라며 “오늘의 이 상황은 누구보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대표는 MB정부가 추진하는 법안 중 가장 심각한 것이 방송법 개정이라며 “바로 대기업과 조중동을 방송에 진출시키기 위한 것인데, 지금 일간지 전 시장의 90% 이상을 족벌 재벌 신문이 장악하고 있고, 그 논조는 수구 보수 극우 이데올로기로 가득차 있다. 우리 국민의 90% 이상이 수구 보수 극우 생각을 갖고 있나”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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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 1층 민주의 터에서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이근행 MBC 신임본부장, 이영훈 지역방송협의회의장이 총파업투쟁승리 결의를 담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1년 만에 정권말기…방송장악·권력기관 동원해 통치하려해”

노 대표는 삼성 X파일엔 ‘불법 정치자금을 매개로한 정경유착의 현장’이 그대로 다 드러나있다며 “(방송악법이 통과되면) 그런 식으로 뒷골목, 음지, 지하실에서 거래할 필요가 없다. 자연스럽게 정경유착, 합법적 권언유착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무엇보다 국민의 마음과 지지를 받아 재집권하려는 걸 포기하고 방송을 장악하고 국정원과 경찰특공대를 동원해 무력으로 이 나라를 다스리겠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 대표는 “수십 년 간 독재와 싸워 언론사에서 안기부 직원 몰아냈는데 이제는 안기부 상주가 아닌 방송사 자체를 장악하려 들고 있다”며 “방송법 개악을 막아내는 것은 방송 종사자 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권, 나아가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전국민이 항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대표는 또 “얼마전 ‘대통령에게 선물하고 싶은 것은 보청기’라고 했더니 누군가 항의하면서 ‘정말 선물해야 할 것은 수면제’라더라. 어제 미디어법 직권상정하는 걸 보고는 진짜 필요한 것은 몽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진보신당을 비롯해 여러 시민사회와 정치권이 여러분과 함께 할 테니 여러분이 이 파쇼정권의 방송장악 기도를 물리치는데 앞서달라”고 당부했다.

“방송장악 저지 위해 전 국민 항쟁에 나서야”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국민들은 지난 여름 KBS 지키기에 밤새 촛불을 들었고, 방심한 결과 KBS를 잃었다”며 “MBC에 대해 우리는 여러분보다 훨씬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시민사회는 MBC노조가 희망이자 기대이자 모든 것일 수도 있다. 여러분은 역사의 중심에 있고, 민주주의의 중심에 있다”고 투쟁을 독려했다.

양승동 공영방송 사수를 위한 KBS 사원행동 공동대표는 “MBC와는 달리 KBS는 지탄과 비난을 받고 잊혀져가고 있다고 생각된다”며 “최상재 위원장, 박성제 본부장, MBC 조합원들이 오늘부터 총파업에 들어간 결단에 대해 존경하고 지지를 보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