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근 PD “폭력적 언론인 수사…21세기맞나”

[현장 인터뷰] 이 PD 이틀만에 석방 “외부압력 작용 있었나 하는 생각”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지난 25일 밤 검찰에 의해 기습적으로 긴급체포됐던 이춘근 MBC PD가 이틀 만인 27일 밤 풀려나면서 “언론인을 체포하는 강압수사는 원칙적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진술을 거부했으며, 이런 방식의 폭력적 수사엔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자신을 긴급체포하고 자택 압수수색까지 한 것에 대해선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PD는 이날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현관을 빠져나오면서 취재진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맑은 공기를 쐬니 좋다. 한국의 봄날씨가 좋다”고 말문을 연 뒤 검찰의 주장에 대해선 “법정에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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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급체포됐던 이춘근 MBC PD가 27일 밤 풀려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 입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 PD는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는 질문에 “언론인이 바른 말을 못하게 되면 그 다음은 바로 내가 되고, 국민은 다양하고 힘없는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여러 언론인 여러분이 지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 PD는 검찰의 조사 내용에 대해 “지난해 PD수첩 광우병 편과 관련해 다우너 소와 고 아레사 빈슨에 대해 왜곡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많았다”며 “(우리는) 공익을 위해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정부의 부실협상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비록 100% 정확하지 않은 오역도 있었고, 사과도 했다. PD수첩의 입장은 명예훼손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PD는 검찰이 긴급체포까지 한 배경이 뭐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검찰로서 급박한 면도 있었던 것같다”며 “아마도 외부의 압력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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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는 이춘근 PD. 이치열 기자.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요지.

-심경은.
“맑은 공기를 쐬니 좋다. 한국의 봄날씨가 좋다.”

-재소환 가능성은.
“언론인을 체포하는 강압수사는 원칙적으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진술을 거부했다. 하지만 검찰은 강제수사 의지를 갖고 있다. 폭력적인 수사엔 응할 수 없다.”

-다른 5명의 제작진의 검찰 수사에 대한 입장은.
“5명의 제작진에 대한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 가서 한 번 상의해봐야 한다. 지난해 이미 국회에서 조능희 PD가 충분히 소명은 됐다. (검찰의 주장에 대해) 법정에서 밝힐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수사에선 밝히지 않을 것이다.”

-재소환한다면 불응할 것인가.
“이런 폭력적인 방식의 수사라면 단호히 거부하겠다는 것이다.”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굵직한 사건이 많았다. 한 언론인이 바른 말을 못하게 되면 그 다음은 바로 내가 되고 국민은 다양하고 힘없는 목소리를 듣지 못하게 될 것이다. 여러 언론인 여러분이 지지해주셨으면 좋겠다.”

-어떤 내용을 조사하던가.
“지난해부터 수사의뢰했던 내용들이었다. 지난해 PD수첩 광우병 편과 관련해 다우너 소와 고 아레사빈슨 양에 대해 왜곡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 많았다. (우리는) 공익을 위해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정부의 부실협상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비록 100% 정확하지 않은 오역도 있었고, 사과도 했다. PD수첩의 입장은 명예훼손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졸속협상을 비판했다고 (협상을 한) 정부가 명예훼손 소송을 걸면 어떤 언론인이 감시자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

-가택수사까지 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슬픈 현실이다. 지난해 자료제출도 많이했다. 그럼에도 강제로 체포하고 자택 압수수색까지 한 것은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

-검찰은 명예훼손에 의한 언론인소환은 일상적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런가. 일상적이지 않다고 본다. 아주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YTN이나 우리의 경우를 볼 때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드는 게 사실이다.”

-검찰이 왜 긴급체포라는 방법까지 동원했다고 보나.
“검찰로서 급박한 면도 있었던 것같다. 아마도 외부의 압력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