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MBC, 시사프로 폐지·기사 누락 파문

지역 MBC 통폐합 강행…노조 “총파업 결의, 언론탄압 맞설 것”

최훈길 기자  chamnamu@mediatoday.co.kr

현재 마산 MBC와의 통폐합 논란이 있는 진주 MBC에서 사측에 불편한 보도가 일방적으로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또 시사 프로그램이 폐지되거나 제작진도 축소되고 있어 ‘언론탄압’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진주 MBC 노조에 따르면, 지난 18일 보도제작국 ㄱ 간부가 진주 MBC의 통폐합(광역화)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진주MBC지키기 서부경남연합’의 기자회견 관련 기사를 삭제해, 관련 보도가 당일 저녁과 9시 메인 뉴스에 방송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는 ‘시민사회 단체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내용’이라고 삭제 이유를 해명했지만, 이 과정에서 해당 기자에게 아무 언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 프로그램이 사측의 반대로 무산되는 일도 벌어졌다. 진주 MBC 기자들은 지난 18일 오전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인을 초청해 특별대담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했지만, ㄱ 간부의 거부로 무산됐다. 그는 ‘현재 보도부장이 공석이기 때문에 부장 결제가 없다’는 이유로 방송 불가 결정을 내렸지만, 노조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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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MBC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3월 11일 아침 김종국 신임 사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지난 16일 김 사장은 99일만에 출근했다. ⓒ진주 MBC 노조

 

또 사측은 프로그램 제작진을 점차적으로 줄이고 있는 상황이다. 사측은 지난 17일 <TV 종합병원> 담당 PD를 제작부장으로, <진주 MBC 교양강좌> 담당 PD를 광역화 추진단으로 파견했다. 앞서 사측은 지난 4월 말 인사발령을 통해 시사기획 프로그램 <너머>를 폐지하기도 했다. <너머>는 기자와 PD가 공동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서, 지역 시사에 대한 심층 취재와 지역내 사각지대에 놓인 현장을 찾아 문제점을 진단해 왔다.

무엇보다도 진주 MBC 내부에선 이번 보도·프로그램 논란이 사측의 무리한 지역 MBC 통폐합에서 비롯됐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내부 반발에도 사측은 지난 16일 밤 뉴스데스크 사고(社告)를 통해 “가까운 시일 안에 마산 문화방송과 광역화 추진단을 구성해 통합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혀, 통폐합 의사를 밝혔다. 방송이 나가기 전 노조는 일방적인 회사 통폐합을 뉴스를 통해 알리는 것에 항의했지만, 사측은 끝내 방송을 통해 사고(社告)를 내보냈다.

이날은 그동안 노조의 저지로 출근이 무산된 김종국 마산·진주 겸임 사장이 법원 판결로 99일 만에 출근한 날로서, 사측은 이날 방송을 통해 회사 통폐합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노조는 24일 노사협의회를 열고 사장과 면담을 할 예정이며, 공정방송협의회를 열어 기사 누락 등을 따질 예정이다. 또 총파업 재개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진주 MBC 기자회는 뉴스데스크 사고(社告) 게재와 기사 삭제와 관련해 “명백한 뉴스 편집권의 침해”라며 24일 긴급회의를 통해 대응 방안을 정할 예정이다.

정대균 진주 MBC 노조 지부장은 23일 통화에서 “다음 주에 파업 결의를 하고 마산 MBC와의 통합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시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할 것”이며 “프로그램을 없애고 제작진을 비제작 부서로 발령 내는 언론탄압에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재철 MBC 사장은 지난 3월 선임되자마자 지역 MBC 광역화를 주장하며 마산 진주 겸임 사장으로 김종국 MBC 기조실장을 임명했다. 김재철 사장은 연내 광역화를 마무리할 방침이며, 향후 타지역으로도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