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W’ 폐지 MBC “돈, 땅파서 안나와”

김재철 사장 “시청률 먼저,공영성 나중” ‘공영방송관’ 위험수위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후플러스>와 국제시사 프로 <김혜수의 W> 폐지, <뉴스데스크> 주말 시간대 이동 계획안을 사실상 확정한 MBC 김재철 사장이 이번 개편과 관련해 “시청률부터 올리고 난 뒤에 공영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공영방송의 우선 순위를 망각한 처사라는 지적을 사고 있다.

김재철 사장은 지난 27일 오후 열린 MBC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와의 공정방송협의회에서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처럼 시청률부터 올리고 난 뒤에 공영성을 생각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28일 MBC 노조가 전했다.

MBC노조가 발행한 특보에 따르면 김 사장은 공방협에서 ‘먹고 살아야 되니 돈 못 버는 프로그램은 버리자는 거냐’는 질문에 “더 좋은 방송을 하기 위해서 돈도 있어야 된다는 거다. 돈이 있어야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것”이라며 “지금 시대가 그렇다. 그 돈으로 드라마 작가도 잡고, 특종상도 더 주고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W’의 경우 적자가 상당하다”며 “프로그램은 의미 있지만 의미만 갖고 살 순 없다”고도 했다.

 

90958_100934_3024

 

▲ MBC 국제시사프로그램 <김혜수의 W>(왼쪽)와 시사고발프로 <후플러스>. 지난 27일 사실상 폐지가 확정됐다.

안광한 편성본부장 역시 “만년 3위에 머물고 있는 MBC의 경쟁력을 올리지 않으면 종편 체제에서 꼴찌 채널을 면치 못한다”고 말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뉴스시간대 이동에 대해 이들 경영진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도 8시 SBS 뉴스의 시청률이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주말 뉴스데스크 시간 이동은 불가피하다는 확신을 더욱 굳히게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영본부장은 “뉴스만 갖고 얘기하는 것 아니다. 주말 경쟁력 몇 년째 좋지 않다. 드라마가 뉴스를 사이에 두고 있는 것보다 이어서 있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말 경쟁력 전체적으로 봐서 뉴스를 8시로 옮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돈은 땅 파서 안 나온다”고 말했다고 MBC 비대위 특보는 전했다.

이를 두고 MBC 노조는 “이번 개편에서 공영성은 처음부터 고려 대상조차 아니었음을 숨기지 않은 것”이라며 “김재철 사장과 현 경영진은 ‘공영성’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한다”고 혹평했다.

노조는 이어 “‘위기에 맞서기 위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라고 말은 하지만 시사 고발 프로그램을 태생적으로 싫어하는 정권의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그래서 나온다”며 “김재철 사장과 현 경영진은 ‘최종 결정은 사장과 임원회의가 하는 것’이라며 ‘경영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으나 결정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공영성 포기’와 ‘위험한 도박’에 대한 현 경영진의 책임을 반드시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90958_100935_329

 

▲ 김재철 MBC 사장. 이치열 기자

이와 관련해 김재철 사장은 공방협에서 “실패할 것이란 생각을 먼저 하면 안 된다”며 “책임은 제가 질 것이고, 실패한다면 제가 두 손 두 발 들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후플러스>와 <W>의 빈자리는 나란히 예능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목요일 <후플러스>의 후속으로 추석 연휴동안 방송됐던 파일럿 프로그램 <여배우의 집사>가 정규 편성되고, 금요일에는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이 신설된다. <여배우의 집사>는 남자 연예인들이 여배우들의 집사가 되어 그들의 모든 소망을 들어준다는 내용이며, <스타오디션…>은 일반인들을 경쟁시켜 스타를 발굴한다는 케이블TV Mnet의 <슈퍼스타 K>와 유사한 프로그램이다.

이에 따라 MBC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시사매거진 2580>(일)과 <PD수첩>(화)만 남게 됐다. 뿐만 아니라 평일 프라임 타임대(오후 7시에서 자정까지)의 오락비율은 53%에서 57.6%로 수직 상승해, 상업방송인 SBS의 56.3% 보다도 높아졌다.

MBC 노조는 “공영방송 MBC가 오로지 돈벌이를 위해 공영성을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는 마침내 현실화 됐다”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