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또 이겼다…법원 사측 195억원 손배소 기각

사법부, 해고자 복직 판결이어 ‘파업 정당성’ 강조…김재철 전 사장 등 경영진 “공정방송 훼손하는 위법행위”

조수경 기자  jsk@mediatoday.co.kr

MBC가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를 상대로 제기한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기각됐다. 사법부는 지난 복직 판결에 이어 공정방송은 방송 노동자들의 중요한 근로조건이며, 공정방송 사수를 위한 2012년 파업은 정당했다고 규정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5민사부(유승룡 판사)는 23일 오전 “방송의 자유는 주관적인 자유권으로서의 특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 견해의 교환을 가능함으로써 민주주의 기초가 되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핸 객관적 질서”라고 규정하면서 “편성 책임자, 사업자와 함께 제작을 책임지는 피고인들에게 공정방송 의무가 실현가능한 환경에서 방송제작을 할 수 있는 여부는 방송 자유권의 행사로서 자신들의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를 보장하기 위한 규정을 두고 있음에도 경영진이 인사권과 경영권을 남용해서 편집 송출 제작을 통제한다면 단체협약 위반”이라면서 “공정방송 의무를 위반하고 헌법이 보장한 방송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며 이럴 경우 근로자가 요구하는 것은 근로조건에 관한 것으로 단체 행동의 목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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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MBC 총파업 현장. ⓒ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뿐만 아니라 재판부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을 비롯한 당시 경영진에 대해 공정방송 의무를 어긴 “위법 행위를 했다”고 규정했다. 재판부는 “김재철 전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단체협약이 정한 공정방송 실현 규정들을 지키기 않았다”면서 “제작진과의 상의 없이 방송출연자와 내용을 변경했고 정당한 이유 없이 사회적 이슈가 되는 사건, 정권과 관련된 부분의 방송제작을 거부했다”고 했다.

이어 “다양성 중립성을 유지해야 할 의무를 위반한 채 자신의 뜻에 따라 방송제작을 하지 않도록 일방적으로 보직 변경하는 등 인사권을 남용했다”면서 “또한 원고 내부에서 자유로운 의견을 개시하는 것을 억압하고 자신의 뜻에 부합하는 방송의 편성을 시도, 이와 같은 행위는 근로조건의 악화이며 방송법 등 법령이 인정한 공정방송 의무 및 법질서를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정영하 전 본부장은 이번 판결에 대해 “손배 가압류 제로, 복직 판결을 부수적인 문제이며 파업의 정당성과 공정방송이 방송 근로자가 주장할 수 있는 노동조건이라고 규정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재철 전 사장은 물러났지만 그와 함께 했던 상당수의 경영진 남아 있다. 김종국 사장 역시 김재철과 다르지 않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주 해고 무효 소송 2시간 만에 항소하면서 명확해졌다”면서 “파업이 적법이었음이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현재의 상태를 즐기는 건 자해나 다름없다”고 했다.

정 전 본부장은 여전히 많은 노조가 손배소로 고통받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판결 계기로 다른 노조에 대한 무자비한 손배 가압류에 경종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MBC는 판결 직후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MBC는 재판부의 판결은 파업시 공정방송 실현만 내세우면 특정 대표이사 퇴진은 물론‘ 노조측과 견해를 달리하는 경영권 행사에 반대하는 모든 쟁의행위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이므로, 1심 결과에 불복하고 즉각 항소하기로 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