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XX PD입니다’ PD징계, ‘무도’ 김태호PD 外 “MBC, 반성부터”

28일 MBC 예능PD 48명 실명으로 성명…“권 PD 징계인사위 철회하라”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아래 오유)에 MBC를 비판한 권성민 예능 PD가 대기발령을 받은 가운데, ‘무한도전’ 김태호 PD를 포함한 MBC 간판 예능 PD들이 28일 실명으로 인사위원회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MBC는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6월 초 인사위를 열어 권 PD의 징계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MBC 예능 PD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MBC는 권성민 PD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철회하라. 권성민 PD의 글은 결코 징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MBC의 명예를 실추시킨 바가 없다. 예능본부의 모든 PD들은 우리의 막내가 불의한 처벌을 받도록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비판했다.

MBC 예능 PD들은 “제대로 된 판단 능력을 갖춘 경영진이라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진심을 담은 사과”라며 “‘전원구조’라는 오보를 낸 방송사로서 그리고 인명을 구해야 할 그 바쁜 시간에 정확한 취재보다는 받아쓰기와 피해자들이 받게 될 보험금 이야기나 했던 방송사로서 응당 해야할 첫 일은 세월호 유가족들과 국민들에게 참회의 사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권 PD가)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웃음을 만드는 일을 업으로 삼은 소위 ‘딴따라’ 예능PD가, 또 그 딴따라들 가운데서도 막내가 그런 사과의 글을 올리게까지 된 것일까”라며 “권성민 PD의 글에 보여야할 경영진의 반응은 인사위원회 회부와 징계가 아니다. 그들이 보여야할 온당한 반응은 부끄러움, 미안함 그리고 가슴 아픈 반성”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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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MBC 예능PD. ⓒ이치열 기자

권 PD는 지난 17일 ‘엠병신 PD입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정말 수치스러운 뉴스가 계속 나가고 있다”면서 “세월호 참사의 MBC 보도는 보도 그 자체조차 참사에 가까운 수준이었지만,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이번 보도가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고 떠들었다”고 MBC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권 PD는 “계속해서 싸워온, 원래의 마봉춘을 자랑스러워했던 대부분의 직원들은, 다시 언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독을 차고 있다”면서 “그리하여 치욕을 삼키고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무력한 싸움들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28일 실명으로 인사위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예능 PD는 총 48명이다. 김태호 PD를 포함해 <아빠! 어디가?>의 김유곤, 정윤정 PD, <진짜사나이>의 김민종, 최민근 PD 등 주요 예능 프로그램의 간판 PD들도 사태의 부당함에 목소리를 높였다. 아래는 참여한 PD 명단.

강궁 강성아 강영선 김남호 김명진 김민종 김선영 김성진 김유곤 김준현 김지우 김태호 노승욱 노시용 문경태 민철기 박석원 박진경 박창훈 손창우 선혜윤 안수영 오누리 오미경 유호철 이경원 이병혁 이윤화 이재석 이지선 이지현 장승민 전성호 정다히 정윤정 정창영 제영재 조욱형 채현석 최민근 최윤정 최행호 한영롱 허항 현정완 황교진 황지영 황철상 (이상 48명)

박건식 MBC PD협회장은 28일 ‘미디어오늘’과의 전화 통화에서 “예능 PD들이 이렇게 실명으로 강하게 나선 경우는 없었다”며 “현재 MBC는 회사의 명예훼손을 이유로 인사위를 열었지만 권 PD의 글은 MBC 뉴스가 진정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기자나 시사 PD에 비해 한 발 떨어져서 사회적 이슈를 바라보게 되는 예능 PD가 본인이 게시판에 MBC 보도의 문제점을 짚고, 반성하는 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MBC 경영진은 곱씹어야 한다”며 “회사는 이 사안을 또 정치적 잣대로 판단하려 하지만 3년차 PD가 정치적 행동을 고려하고 그런 글을 쓴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추락하는 MBC를 위해 진심어린 마음에서 반성과 성찰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