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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복직’ MBC “복직자들, 일산으로 가라”

28일 일산드림센터 201호로 출근…인사발령·업무지시 없어

조수경 기자  jsk@mediatoday.co.kr

2012년 해고 이후 지난 6월 법원으로부터 복직 명령을 받은 MBC 언론인들이 28일 첫 출근했다. 하지만 MBC는 근무지만 지정했을 뿐 일체의 인사 발령이나 업무지시도 내리지 않고 있다.

MBC는 강지웅 박성호 박성제 이용마 이상호 정영하 등 6명 복직자들의 근무지를 일산드림센터 201호로 지정했다. 앞서 지난 24일 이들에게 해직 전 사원번호를 그대로 부여했다.

이들은 이에 따라 28일 일산드림센터 201호로 출근했다. 2년 이상 강제적으로 떠나 있었던 일터로 돌아왔지만 달라진 건 별로 없다. 이들에겐 출근할 사무실만 있을 뿐 소속 부서도 없고 주어진 업무도 없다. 복직은 했고 전산 시스템에도 사원으로 등록됐지만 정상적으로 업무를 하고 그에 따라 월급을 받는 ‘정식사원’이 아닌 셈이다.

또한 MBC는 이들에게 월급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인사부에서는 복직자들에게 ‘월급100% 다 주는 것은 아니다’는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측의 이번 조치에 대해 내부 구성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언론노조 MBC본부 관계자는 “부서도 없이 복직사들을 일산 사무실에 몰아넣은 것을 두고 정상적인 복직으로 볼 수 없다”며 법원 명령을 무시한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MBC가 이들에게 월급을 줘야하니 어쩔 수 없이 근무지만 지정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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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MBC본부가 7일 MBC 상암동 신사옥에서 ‘우리는 해고자가 아닙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해직 언론인들을 맞이했다. (사진 = 김도연 기자)

서울 남부지방법원은 지난달 해직됐던 언론인들에 대해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하며 밀린 임금은 물론 앞으로도 매달 월급을 지급하라는 복직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MBC는 지난 7일 복직자들의 출근 시도를 출입문 봉쇄로 막고 임시 출입증을 발급해 비판의 대상이 됐다.

복직자들은 21일 성명을 내고 “‘출입통제용 신분증’을 사원증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복직은 시키지 않은 채 지급하는 ‘면피용 급여’를 인정할 수 없다”면서 “즉각적인 원직 복직에 따라 근로자로서 당당하게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도 “법원의 복직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민수 정책홍보부장은 이번 근무지 지정의 의미에 대해 “법적 검토를 거쳐 법원의 가처분 명령에 대해 이의 신청을 했고, ‘법원의 명령을 존중해 가처분 명령을 이행하고 있다’는 기존 MBC 입장과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MBC는 스스로 모순된 입장에 갇혀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