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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변신? 아 지역 MBC였구나!

광주·목포·여수MBC, 노란리본 달고 세월호 특집 뉴스데스크… 지역 리포트에선 정부에 날선 비판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today.co.kr

MBC 뉴스데스크는 그동안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 보도보다 유가족에 대한 비난 여론을 조장하는 식 보도를 했다고 거센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전원 구조 오보는 물론, 실종자 가족 조급증이 잠수사 죽음을 불렀다는 취지로 읽히는 리포트, 유가족들이 모여 있는 광화문 광장을 ‘불법 농성’, ‘이념 충돌’ 싸움판으로 묘사하는 리포트 등이 대표 사례였습니다. <관련기사 : “MBC가 또?” MBC의 세월호 보도 WORST 4> 이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상암동 MBC사옥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연 까닭이기도 합니다.

모든 MBC가 세월호를 외면하지는 않았습니다. 광주, 목포, 여수 MBC는 15일과 ‘기억’, ‘망각’, ‘진실’, 그리고 ‘국가’라는 주제로 특집 뉴스데스크를 열었습니다. 이 지역 시청자들은 서울 시청자들과 달리 노란리본을 단 진행자들이 진도 팽목항 현지에서 방송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16일에도 특집 뉴스데스크는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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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목포, 여수 MBC 15일자 특집 뉴스데스크.

특집 뉴스데스크 첫 리포트는 <정부 없는 세월호 위령제>였습니다. 앵커는 “추모도 추모지만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강했다고 한다”면서 리포트를 소개했습니다. 이 리포트에서 기자는 “아직 바닷 속에 있는 실종자들을 부르며 희생자 가족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았다”면서 실종자 가족들을 취재했습니다.

그러면서 “희생자 가족 4백여 명이 그 날의 참사를 기리는 동안, 정부 측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날카롭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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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목포, 여수MBC의 15일치 뉴스데스크에는 “우리에게 국가와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다”는 전명선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발언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서울 MBC에서는 이 발언을 찾을 수 없었다.

이 지역 리포트는 서울 뉴스데스크에서도 보도가 됐는데요, 하지만 정부 비판 멘트(“희생자 가족 4백여 명이 그 날의 참사를 기리는 동안, 정부측 인사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는 사라졌고, 실종자 가족 멘트도 달랐습니다.(서울 : “매일 꿈에서 우니까. 꿈에 나타나서 우니까…꼭 꺼내주고 싶어요.” 지역 : “가족이 있는데 어쩌겠냐. 꼭 인양해야 한다”) 즉, ‘인양’ 부분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에게 국가와 대통령은 보이지 않았다”는 전명선 세월호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발언도 지역MBC에는 있었지만, 서울 MBC에서는 없었습니다. 보통 지역 리포트는 서울MBC의 데스크를 거치게 되는데요, 서울 MBC 측에서 의도적으로 수정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 <관련기사 : (서울) 세월호 1주기 눈물의 위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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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리포트이지만 서울과 지역 MBC 리포트가 다르다. 위 사진은 지역MBC 리포트. 인양 부분이 있지만 서울 리포트에서는 이 부분이 없다. 지역MBC 리포트는 보통 서울MBC의 데스킹 과정을 거친다.

<부표만 남은 사고해역… 꺼리는 바다됐다>에서는 맹골수도에 직접 다녀온 기자가 현장의 황량한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세월호 사고 이후 맹골수도 주변 바다는 1년 가까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 됐다”는 멘트와 “망망대해에서 외롭게 세월호를 지키고 있는 부표가 희생자와 실종자 가족들의 현재 처지를 떠올리게 한다”는 말로 1년 전 그날과 달라진 모습을 전했습니다.

이어지는 리포트 <떠나서는 안 될 배 ‘세월호’>, <풀리지 않은 의문들… 급변침 왜 했나>를 통해서는 세월호의 가려진 진실을 다시 풀어보려 했습니다. 광주MBC는 “조타미숙에 의한 급격한 방향전환 탓에 사고가 났다는게 검찰의 결론”이라며 “급변침의 원인은 검증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고 이전 여러 차례 선체가 기우는 등 이상 징후가 있었다는 승객들 증언도 검증되지 않았다”며 “선체가 50도 이상 기울어 복원력을 완전 상실한 오전 9시 34분. 그 이전의 세월호 기울기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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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목포, 여수MBC의 15일치 뉴스데스크. 세월호 재판 “왜 이렇게 빠른가?”

“세월호에서 건져낸 업무용 노트북 속 문건에서 불거진 국정원과 세월호의 관계. 부실한 청해진해운의 인천~제주 항로 20년 독점배경. 또 민간구난업체 ‘언딘’의 투입 경위와 특혜 의혹도 속시원한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세월호에 대한 진상규명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세월호 재판 “왜 이렇게 빠른가?”>에서는 이탈리아 여객선 콩코르디아호 침몰사건과 비교하며 사망자수가 10배나 많은 세월호 재판이 속전속결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지역MBC 기자는 “수사 착수 7개월, 재판에 돌입한 지 5개월만에 1심 판결이 나왔고 2심 판결은 그보다 속도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피의자를 구속한 지 6개월 안에 1심 재판을 끝내도록 한 형사소송법 때문이다. 더구나 현재 활동중인 세월호 특위의 조사 결과는 재판에 반영되지도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특별조사위원회에도 “가만히 있으라”>에서는 시행령안을 강행하려는 정부를 비판했고, <인양 왜 필요한가?>를 통해서는 故장준형 군의 아버지 장훈씨를 인터뷰해 인양의 필요성을 제고했습니다. 뉴스 말미에서는 가수 김민기의 ‘친구’를 틀어 참사 1주기를 추모했습니다.

서울MBC 뉴스데스크는 이날 3꼭지를 세월호 소식에 할애했습니다. 세월호 위령제 소식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발언, 희생자 가족의 슬픔 등을 다뤘습니다. 유가족이 진정으로 원하는 인양과 진상규명에 대한 심층 보도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