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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해고무효, 이제는 박근혜 정권이 사과해야 할 때”

서울고등법원, 파업 정당성 인정하며 “해고무효”… 이용마 기자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논의해야”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today.co.kr

지난 2012년 언론노조 MBC본부 파업 과정에서 해고됐던 언론인의 복직의 길이 열렸다. 서울고등법원 제2민사부(부장판사 김대웅)가 29일 오후 2시 서관 제305호 법정에서 “MBC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원심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 강지웅 전 사무처장, 이용마 전 홍보국장, 박성호 전 MBC기자협회장, 박성제 MBC 기자, 최승호 MBC PD는 지난 2012년 170일 파업 과정에서 해고를 당한 언론인들이다.

지난해 1심 재판부는 “방송사에 있어서 공정방송 의무는 노사 양측에 요구되는 의무임과 동시에 위 공정성의 보장요구는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근로조건에 해당하고, 아울러 방송의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그 준수 여부는 근로 관계의 자율성에 맡겨진 사항이 아니라 사용자가 노동조합법 제30조에 따라 단체교섭의 의무를 지는 사항”이라고 정의하며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한 바 있다.

이 판결은 방송공정성 실현을 헌법과 방송법에 따라 경영진이 지켜야 할 의무이며, 방송공정성 보장 요구는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근로조건이라고 천명한 것으로서 획기적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MBC가 이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 재판부가 MBC의 주장을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해 향후 대법원에서도 해직 언론인들이 승소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재판부는 파업의 목적, 시기 및 절차적 적법성, 파업의 수단의 상당성 모두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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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고등법원이 29일 오후 해직 언론인 6명에 대한 해고 조치가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린 직후 해직 언론인 6명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재판부는 “파업의 주된 목적은 김재철 사장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의 공정성 보장을 요구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파업의 목적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방송의 편성과 제작 등 원고들의 구체적인 업무수행에 있어 (공정성을 보장하는) 장치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쟁의행위를 하는 것은 근로조건에 해당하는 분쟁으로 볼 수 있다”며 원심을 확인했다.

재판부는 또 “파업의 시기 및 절차의 적법성도 다소 미비되는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파업의 정당성이 상실 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파업 과정에서 파업 참가자들이 로비에서 농성을 하고 페인트로 구호를 쓰는 등 쟁의행위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배타적으로 공간을 점거하는 행위로 나아가지 아니했다는 점 등에서 파업의 수단이나 방법도 상당한 이유가 있다”며 “결국 이 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판결 직후 해직 언론인 6명과 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은 부둥켜안고 서로를 격려했다. 원고대리인 신인수 변호사는 “아직 대한민국에 진실과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재판부가 확인해줬다”며 “이번 판결은 방송의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이 언론 종사자들의 근로조건임을 거듭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신 변호사는 “더 이상 공영방송을 사유화하는 시도는 중지돼야 한다”며 “이번 판결이 MBC 구성원들에게 따뜻한 위안이고 격려가 되길 바란다. 법원은 2012년 싸움을 했던 것을 잊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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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승호 PD(왼쪽)가 29일 오후 항소심에서 해고무효 판결을 받고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김도연 기자

 

최승호 PD는 “`법원이 불공정 언론 행위를 저항할 수 있는 권리를 정당하다고 인정한 것”이라며 “정치 권력의 외압에 주저앉는다면 그것은 언론인의 권리와 의무를 제대로 행하지 않는 것이라고 판결한 것이고, 한국 언론 자유 수준을 높여줄 역사적 판결”이라고 밝혔다.

이용마 전 언론노조 MBC본부 홍보국장은 “파업이 정당했다는 판결은 벌써 6번째다. 사법부의 판단은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정권 차원에서 MBC 문제에 대해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전 홍보국장은 “정권이 MBC를 장악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고 지금도 역시 MBC 죽이기를 자행하고 있다”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서 정권이 사과를 하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