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협찬금, 삼각 카르텔 드러나나

[해설] 협찬금 2억원은 건설 지연 무마 대가? 공무원이 거간, 개인 착복 의혹도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today.co.kr

미디어오늘이 지난 지면 997호를 통해 단독 보도한 광주MBC와 A 건설사 사이의 협찬금 2억 원과 관련해 광주광역시 공무원이 중간다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 광주MBC, 수상쩍은 건설사 협찬금 2억원>

검찰이 광주시청 공무원과 광주 남구청 공무원, MBC 관계자 등 이 사건 관계자들을 참고인으로 소환해 수사 중인 사실도 확인됐다.

광주MBC는 지난해 8월 자사 사옥 맞은편 아파트 건립과 관련해 긴급 취재 시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A 건설사에 별도의 후면도로 개설을 요구했다. 착공이 지연되자 A 건설사가 협찬금 2억 원 지원을 약속하고 광주MBC과 건축 협약을 맺은 사실을 본지는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전직 광주MBC 사업국장이었던 송아무개씨는 올해 초 공금 횡령 및 착복 혐의 등으로 최영준 광주MBC 사장과 이강세 보도국장을 검찰에 고소했다.

 

 

▲ A건설사는 지난해 8월경 광주 월산동 일부의 땅 소유권을 획득하고 149세대 규모의 아파트 건립 사업을 추진했다. 건설 현장과 인접한 광주MBC는 이 사업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아파트 주 진입로가 MBC쪽으로 향해 있어 중계 차량의 통행 등 방송사 업무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 현장 사진. ⓒ미디어오늘

▲ A건설사는 지난해 8월경 광주 월산동 일부의 땅 소유권을 획득하고 149세대 규모의 아파트 건립 사업을 추진했다. 건설 현장과 인접한 광주MBC는 이 사업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아파트 주 진입로가 MBC쪽으로 향해 있어 중계 차량의 통행 등 방송사 업무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 현장 사진. ⓒ미디어오늘

 

 

검찰에 접수된 고소장에 따르면 “최 사장과 이 국장이 A 건설사에 착공의 대가로 처음 10억 원을 요구했다가 8억 원으로 낮췄고,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할 것 같으니까 결국 5억 원으로 합의한 후 2억 원은 방송사 협찬으로, 나머지(약 3억 원)는 비공식적으로 직원들을 속이고 둘이서 착복했다”는 것이다.

송씨는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녹취록 몇 개를 검찰에 제출했다. 본지가 단독 입수한 녹취록을 보면 의혹이 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송씨는 광주MBC와 실무 협상을 담당했던 A 건설사 직원 ㄱ씨의 아버지 ㄴ씨와 모 대학 관계자 C씨와 이 문제를 놓고 통화를 했다.

두 녹취록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광주MBC 측이 맨 처음 10억을 요구하고 나중에 5억 원으로 A 건설사와 합의를 봤다는 정황이다. 이에 따르면 3억 원의 행방이 묘연해진다. 송씨가 최 사장과 이 국장이 착복했다고 주장하는 배경이다.

녹취록에 등장한 ㄴ씨는 여수 부시장 등을 거친 지역 유력 인사로 A 건설사-광주MBC 협약과 관련해 아들 ㄱ씨의 코치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ㄴ씨는 송씨에게 “당초 거기서(광주MBC) 10억을 요구했었다”, “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A 건설사)가 제시한 것이 한 3억에서는 많게는 5억 정도 된다고 하더라” 등의 발언을 했다. ㄴ씨는 “5개(5억 원 추정)는 확실한데 2개는 정식으로 협약했고, 3개는 누구를 통해서 건너갔는지 진실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C씨의 녹취록 발언에 따르면 건축 담당 광주시청 공무원 B 계장이 MBC와 건설사 사이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한 정황이 엿보인다. C씨는 지인인 B 계장에 대해 “(A 건설사의) 브레인 역할을 한다”, “(B 계장이 A 건설사 측에) 상당히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C씨와의 녹취록에서도 광주MBC가 “(A 건설사 측에) 10억을 요구해서 8억, 5억까지 깎았다”는 발언을 확인할 수 있다.

C씨는 ‘협약이 어떻게 진행됐냐’는 송씨의 질문에 “언더테이블(비공식)로 해결이 됐다고 그런다”, “(B 계장이 협약 타결과 관련해) ‘무덤까지 갖고 가야 돼 말할 수 없다’고 했다”고 답변했다. 현재 당사자들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 지난해 11월 광주MBC와 A건설사가 협의한 건축 협약서. ⓒ미디어오늘

▲ 지난해 11월 광주MBC와 A건설사가 협의한 건축 협약서. ⓒ미디어오늘

 

 

ㄱ씨는 지난달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녹취와 관련해서 와전된 측면이 있다”며 “우리(A 건설사)가 소유한 아파트를 담보로 착공하겠다는 제안을 광주MBC 측에 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았고 최종적으로 협찬금 2억 원으로 얘기가 된 것”이라고만 밝혔다. ㄱ씨는 ‘B 계장’에 대해 “MBC가 요구했던 후면도로 개설과 관련해서 우리 쪽에서 자문을 구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B 계장은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광주MBC 측 협상 책임자 이강세 보도국장은 ‘10억을 요구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MBC측에서 10억을 요구했다면, 건설사가 아파트 몇 채를 담보로 제공한다고 했을 때 수락하지 않았겠느냐”며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최영준 사장도 “전혀 근거가 없다”며 “송씨가 광주MBC의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해 송씨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B 계장을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이름”이라며 일축했다.

한편, 광주지방검찰청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이라며 미디어오늘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광주MBC 협찬금 의혹” 관련 반론보도

본지는 지난 5월5일자, “광주MBC 협찬금, 삼각 카르텔 드러나나” 제하의 기사 등 4개의 보도에서 광주MBC가 모 건설사와 협찬협약을 맺으면서 당시 협상을 주도했던 사장과 보도국장이 협찬금의 일부를 착복한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광주MBC는 “사장과 보도국장이 협찬금을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부분은 광주MBC 전 직원 송아무개씨의 일방적 주장일 뿐, 모든 협상은 개인이 아닌 비상대책위 차원에서 진행됐기에 협찬금을 개인저긍로 착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고 고소장을 제출한 송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조만간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추후보도

광주지방검찰청은 공갈 혐의를 받던 최영준 광주MBC 사장과 이강세 보도국장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지난 7월 10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광주지검은 “A 건설사 측 관계자들이 피의자들(최영준‧이강세)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지급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일관되게 진술한다”고 했다.

광주지검은 최 사장과 이 국장의 착복 가능성에 대해 “3억 원 수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A 건설사 법인 및 임직원 계좌, 피의자들 계좌 거래내역 등을 정밀 추적하고, 피의자들을 포함한 관련자들의 금융정보 분석원 STR(혐의거래보고), CTR(고액현금거래보고), A 건설사 회계자료를 분석했으며, 관련 참고인들을 조사했으나 A 건설사 자금이 피의자들 개인에게 전달된 내역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광주지검은 “고발인(송아무개 前 광주MBC 사업국장)은 고발사실을 뒷받침하는 자료로 녹취록을 제출했고 고발인의 주장에 일부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A 건설사 직원 ㄱ씨를 포함한 진술자들은 녹취록 내용과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이행 담보 등에 대해 얘기한 것을 오해해 와전된 것 같다고 주장한다”고 했다.

광주지검은 “녹취록 내용 전달 과정에 대해 관련자 조사 및 대질 조사가 필요하나 ㄴ씨(ㄱ씨 아버지) 대화 녹취록 관련해서는 ㄴ씨가 출석에 불응하고 있고, C씨 대화 녹취록 관련해서는 B계장 등의 진술이 서로 달라 대질조사가 필요하나 B계장이 대질조사를 거부하고, 이를 강제할 방법도 없다”고 했다.

이어 “이상의 사정을 종합하면, 고발인 주장과 녹취록의 내용만으로는 피의자들의 혐의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입증할 수 있는 뚜렷한 증거가 없다”며 “증거가 불충분해 혐의가 없다”고 밝혔다.

광주지검은 ‘광고 협찬금 수수’와 관련해서는 “A 건설사 관계자들의 진술 및 관련 공문 등의 내용을 종합하면, 광고 협찬은 A 건설사에서 먼저 제의했고, 광주MBC 비대위에서는 아파트 전용 진‧출입로 개설 합의에 이르기 전에는 광고 협찬 제의를 거절하기도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2015년 7월22일 추가.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