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환 상지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사진=김도연 기자)

파업 이후 MBC, 시용기자들이 점령했다

296명 가운데 시용·경력 채용 기자 68명, “파업 참가 기자들 내쫓고 사람 없다며 경력 채용”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today.co.kr

공정방송 보장을 요구한 언론노조 MBC본부의 170일 파업이 있은 지 3년여가 흘렀지만 여전히 MBC 보도국의 핵심부서가 시용 및 경력 기자로 채워져 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보다 구체적인 수치가 나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MBC 현 상황을 진단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 참석한 김혜성 언론노조 MBC본부(MBC본부) 홍보국장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MBC 기자는 296명인데 이 가운데 파업 기간과 그 이후 채용된 시용 및 경력 기자는 68명에 달한다.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MBC 현 상황을 진단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김도연 기자)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 기독교회관에서 MBC 현 상황을 진단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김도연 기자)

 

 

김 국장의 발제문에 따르면, 2012년 파업 기간 동안 25명, 파업이 끝난 뒤 43명이 채용됐다. 이 수치는 1년에 20여 명을 신규 채용한 규모인데 김 국장은 “1995년 이래 최근 20년 사이에 없었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부, 사회부, 전국부와 같은 부서는 대부분 시용·경력기자가 차지하고 있었다. 발제문에 따르면, 정치부 정당팀 11명 중에 공채 기수 기자는 한 명에 불과하다. 사회1부 법조팀도 6명 가운데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파업 이후 시용·경력기자다.

전국부는 부장 1명, 데스크 2명과 팀원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부서 8명 모두 파업 기간 혹은 그 이후에 채용됐다. 반면, 파업에 참가했던 기자들은 국제부, 뉴스 편집부, 인터넷뉴스팀 등 상대적으로 핵심부서가 아닌 곳에 배치돼 있는 상태다.

김 국장은 “파업 이전에 없던 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 신사업개발센터, 마케팅 관련 부서 등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배제된 기자들이 약 40명이 된다”며 “시용경력 기자 능력에 대한 문제 제기에 앞서, 여전히 파업 참여 기자들이 배제돼 있는 상태에서 회사는 사람이 없다며 경력 기자를 뽑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인력을 활용하기보다 ‘파업 프레임’에 갇혀 비효율적으로 보도국을 운용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다.

 

 

▲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왼쪽)과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 (사진=김도연 기자)

▲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왼쪽)과 정영하 전 언론노조 MBC본부장. (사진=김도연 기자)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영방송 사장 임명과 관련한 지배구조 개선 문제도 뜨거운 감자였다.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은 “공영방송의 경우 재적 이사 2/3 이상이 찬성해야 사장으로 추천되는 특별다수제가 논의돼 왔는데, 현재 MBC 방문진은 여야 6대3 구조”라며 “방문진 이사가 11명은 돼야 최소한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영방송 여야 이사진이 지금처럼 편중 구성(KBS 여야 7대4, MBC 6대3)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해야 하며 이사 자격 요건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사의 연임 금지 조항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방문진 이사가 연임하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많다”며 “연임한 이사 입김이 신규 이사들보다 클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공정하고 대등한 토론보다는 편중적인 임원 인사로 귀결되는 사례가 빈번했다”고 주장했다.

 

 

▲ 김경환 상지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사진=김도연 기자)

▲ 김경환 상지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사진=김도연 기자)

 

 

김경환 상지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정치 중립 성향 이사들을 선임하는 관건”이라며 “KBS의 경우 11명 가운데 여야가 각 4명씩 8명을 추천하고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여야 공동으로 추천하는 방식이 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방문진의 경우 기존 9명을 11명으로 증원해 KBS와 같은 방식으로 선출하거나 9명을 고수할 거라면 여당과 야당에서 각 3명씩을 추천하고 나머지 3명은 여야 공동으로 추천하는 방식이 고려될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이러한 제도 개선보다 중요한 것은 공영방송 이사들이 스스로 공영방송 이사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아무리 제도가 완벽해도 이를 지키려는 의지가 없다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