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

“삼성 사내방송 같았던 MBC 삼성물산 주총 보도”

이상호 MBC 복직기자, 모니터링 글 게재 후 심의국 발령… “명가 MBC, 육하원칙 어디로”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today.co.kr

최종 복직 판결을 받은 이상호 MBC 기자는 지난 17일과 20일 두 차례 사내 게시판에 자사 뉴스 모니터링 글을 올린 뒤 심의국으로 발령받았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그의 두 번째 글 ‘뉴스데스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언2’를 확보해 올린 바 있다. <관련기사 : “지난 주말 MBC는 어떻게 SBS에 졌는가”>

이번 글은 그가 17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뉴스데스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언1’다.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를 이상호만의 시각으로 분석했다. 이 기자는 △삼성 합병 주주총회 보도 △국정원 해킹 △세월호 인양 중국업체가 주도 △국정원 댓글사건 대법원 판결 등을 면밀하게 비평했다.

 

 

▲ 안광한 MBC 사장(왼쪽)과 이상호 MBC 기자. (사진= MBC, 김도연)

▲ 안광한 MBC 사장(왼쪽)과 이상호 MBC 기자. (사진= MBC, 김도연)

 

 

이 기자는 삼성합병 주총 보도에 대해 “리포트가 시작되자 삼성 임원이 소액 주주를 만나 의결권을 넘겨달라고 연신 허리를 굽히는 장면이 펼쳐진다”며 “모자이크 처리까지 동원돼 마치 사회부 기자가 몰카로 촬영한 듯 보이지만 사전에 삼성물산의 협조가 없었다면 동선파악은 물론 촬영자체가 불가능했을 터. 만일 삼성물산측의 협조를 얻어 동행 취재한 것이라면, 사실대로 밝히고 보도하는 것이 뉴스제작의 기본과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자는 국정원 해킹 보도에 대해서는 “대다수 언론을 통해 제기된 국민적 관심사를 여야 공방과 국정원의 입장만을 반영해 보도한다면, MBC만 시청하는 시청자의 경우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기가 어렵다”며 “최소한 RCS 해킹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떤 피해가 우려되는지를 사회부적 제작방식으로 보여줬더라면 어땠을까. 사건/사고의 명가 MBC답게 육하원칙에 입각한 사건적 제작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시간이 흐르면서 국정원 해킹 사건은 초기와 달리 보수신문까지 가세해 연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는 이른바 ‘뉴스의 금맥’으로 확대됐다”며 “더 이상 정쟁의 구도로 묶어서 보도하기에는 이미 프레임을 벗어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뉴스데스크 앵커는 ‘야당이 계속 제기하고 있는 (그들만의) 문제’ 정도로 치부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이 기자는 또 국정원 댓글사건 대법원 판결과 관련, “국정원 댓글사건 대법원 판결, 상대사가 톱블럭으로 처리한 반면 뉴스데스크는 3,4번째 꼭지로 다뤘다”며 “판결을 바라보는 법조 전문가들의 평가나 정치권, 시민사회 반응이 들어가지 않아, 법률적 전문성이 약한 4,50대 여성을 비롯한 일반 시청자의 경우 어떤 판단을 가져야 할지 고민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래는 17일 오후 이 기자가 올린 첫 번째 글의 전문이다. 1995년 MBC에 입사해 20년간 카메라 앞에서 마이크를 쥐고 살아온 기자의 내공을 느낄 수 있는 비평이다. MBC가 정치권력이 민감해하는 이슈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 확인할 수 있다.

뉴스데스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언 1

>> 들어가기에 앞서

보도국에서 뉴스데스크 포맷개선 미션을 수행중인 이상호 기자입니다. 뉴스데스크의 시청률 제고와 컨텐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졸견이나마 사내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발전적 토론을 통해 가능한 대안을 함께 모색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댓글이나 메일 환영합니다.

>> 2015.7.14~7.16 뉴스데스크

 

 

▲ MBC 뉴스데스크 7월 14일자 보도.

▲ MBC 뉴스데스크 7월 14일자 보도.

 

 

– 삼성합병 주주총회 보도 (7/14)

앵커가 삼성물산의 신문 광고를 친절히 소개하며 시작하는 삼성합병 주총 관련 꼭지. 리포트가 시작되자 삼성 임원이 소액 주주를 만나 의결권을 넘겨달라고 연신 허리를 굽히는 장면이 펼쳐집니다. 모자이크 처리까지 동원돼 마치 사회부 기자가 몰카로 촬영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사전에 삼성물산측의 협조가 없었다면 동선파악은 물론 촬영자체가 불가능했을 터. 만일 삼성물산측의 협조를 얻어 동행 취재한 것이라면, 사실대로 밝히고 보도하는 것이 뉴스제작의 기본과 원칙에 부합하지 않았을까요?

이처럼 소액주주의 의결권을 얻기 위한 삼성물산측의 노력이 부각되고 심지어 TV와 인터넷 광고까지 노출됐지만, 정작 엘리엇쪽의 주장이나 인터뷰는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언뜻보면 삼성의 홍보실 방송으로 오인될 수 있는 만큼, 최소한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춰줬다면 어땠을까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 MBC 뉴스데스크 7월 14일자 보도.

▲ MBC 뉴스데스크 7월 14일자 보도.

 

 

– 국정원 해킹 보도와 관련해 (7/14)

도청, 해킹 등 사안은 사생활 보호와 가정안보에 관심이 많은 4,50대 여성들의 주요 관심사일 것입니다. 정쟁의 관점에서 통상적 정치보도 제작의 방법론으로 제작하기 보다는 생활밀착형으로 접근했으면 어땠을까요. 이미 대다수 언론을 통해 제기된 국민적 관심사를 여야 공방과 국정원의 입장만을 반영해 보도한다면, MBC 만을 시청하는 시청자의 경우 사태를 정확히 인지하기가 어렵습니다. 최소한 RCS 해킹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떤 피해가 우려되는지를 사회부적 제작방식으로 보여줬더라면 어땠을까요. 사건/사고의 명가 MBC답게 6하 원칙에 입각한 사건적 제작이 아쉬웠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 MBC 뉴스데스크 15일자 보도.

▲ MBC 뉴스데스크 15일자 보도.

 

 

– 세월호 인양 중국업체가 주도 (7/15)

유럽이나 미주쪽 살비지가 아닌 중국업체가 인양을 주도한다는 사실은 ‘의외’였습니다. 그만큼 뉴스적 가치가 컸습니다. 더구나 전국민을 패닉에 빠뜨렸던 세월호 관련 주요 속보였지요. 하지만 로컬에 가까운 22번째 꼭지로 배치했네요. 반면 상대사의 경우, 같은 기사를 5번째 톱블락에 배치해 큰 대조를 보였습니다.

제작의 완성도 역시 차이가 났는데요. 이번 인양방식의 핵심 포인트는 일단 들어올린 뒤 안전지대로 옮겨 플로팅 독 위에 올리는 겁니다. 상대사의 경우, 인양 전체 과정을 매끄러운 CG로 처리해 한눈에 인양 순서를 이해할 수 있게 배려한 반면, 뉴스데스크는 들어올리는 장면만을 단편적으로 CG로 반영하는데 그쳤습니다. 자칫 뉴스데스크가 세월호 문제에 소극적이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는 대목이어서 아쉬웠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 MBC 뉴스데스크 15일자 보도.

▲ MBC 뉴스데스크 15일자 보도.

 

 

– 국정원 해킹 속보 (7/15)

국정원 해킹 사건과 관련해 상대사는 ‘국내 변호사 해킹’ 의혹을 <단독>으로 제기했습니다. 국정원측의 즉각적 해명을 이끌어냈고, 상당히 주요한 의혹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반면 뉴스데스크는 여전히 정치권 정쟁의 프레임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고 있습니다. 무의미해보이는 정치권 공방에 별반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4,50대 주부들이 돌아선 탓인지, 해당 구간에서 시청률 하락이 도드라졌습니다.

취재팀 구성이 어렵다면, 담당기자라도 정해 취재에 나선다면 간단한 확인만으로도 <단독>기사 발굴이 가능한 사안인데 정쟁으로 대응하는 뉴스데스크의 태도는, 사생활 보호라는 국민적 관심사에 뉴스데스크가 소극적이라는 오해를 심어주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

▲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

 

 

– 국정원 해킹 속보 (7/16)

시간이 흐르면서 국정원 해킹 사건은 초기와 달리 보수신문까지 가세해 연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는 이른바 ‘뉴스의 금맥’으로 확대됐습니다. 더 이상 정쟁의 구도로 묶어서 보도하기에는 이미 프레임을 벗어난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뉴스데스크 앵커는 ‘야당이 계속 제기하고 있는 (그들만의) 문제’ 정도로 치부하는 듯 합니다. 정쟁에 관심없는 4,50대 여성 시청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앵커의 소개를 듣고 과연 이 뉴스를 보고 싶을까요?

앵커는 이어 ‘(야당이 시연을 통해) 관심 끌기에 나섰다’며 별사안도 아닌데 야당이 부풀리고 있다는 듯 한 느낌의 발언을 합니다. 이어 리포트에서는 여당측의 ‘정치쇼’라는 공세가 나오는데, 앵커의 사전멘트와 조우하며 발언에 설득력이 부여됩니다. 리포트 말미에는 연일 뒤집히고 있는 국정원의 변명이 무비판적으로 그대로 전달됩니다. 다른 매체에 대해 별반 새로울 것이 없는, 경쟁력을 상실한 뉴스가 되버린 것은 아닌가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

▲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

 

 

– 청와대 당-청 회동 (7/16)

청와대 당-청 회동은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임은 분명합니다. 의외성을 수반한 이날의 회동은 스트레이트 기사를 생산하지 못한 ‘정치적’ 만남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정권의 정통성이 걸려 있었던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 날이었습니다. 과연 어느 뉴스가 우선해야 할까요?

결과적으로 뉴스데스크는 청와대 회동을 2꼭지로 벌려 톱으로 보도한 반면, 상대사는 대법원 판결을 톱으로 내세워 역시 2꼭지로 처리했습니다. 그 결과, 양사는 뉴스 초반 비슷한 시청률로 시작했으나, 이내 상대사의 시청률이 크게 반등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모처럼 이길 수도 있었던 이날의 시청률 경쟁은 아쉽게도 상대사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뉴스데스크의 시청률 제고와 경쟁력 강화는 작은 원칙들의 회복으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

▲ MBC 뉴스데스크 16일자 보도.

 

 

– 국정원 댓글사건 대법원 판결 관련 (7/16)

국정원 댓글사건 대법원 판결, 상대사가 톱블럭으로 처리한 반면 뉴스데스크는 3,4번째 꼭지로 다뤘습니다. 판결을 바라보는 법조 전문가들의 평가나 정치권, 시민사회 반응이 들어가지 않아, 법률적 전문성이 약한 4,50대 여성을 비롯한 일반 시청자의 경우 어떤 판단을 가져야 할지 고민스럽습니다. 방송뉴스에서 법조기사는 난해한 만큼 기사작성과 제작에 더 큰 노력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시청자를 배려하는 완성도 높은 제작만이 뉴스데스크 경쟁력 강화의 첩경이 아닐까요.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