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재홍 MBC 부사장. 권 부사장은 2012년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다.

권재홍 파기환송에 MBC “판결 환영”

‘허리’우드 보도, 대법원 “전체 맥락 보면 사실에 합치”… 노조 “물리적 접촉 없다는 거 알고도 보도”

김도연 기자 | riverskim@mediatoday.co.kr

언론노조 MBC본부가 “2012년 파업 당시 권재홍 보도본부장(현 부사장)이 노조원 퇴근 저지로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한 것은 허위”라며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및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낸 데 대법원은 사측 손을 들어줬다. 이에 MBC 노사가 각기 입장을 내며 대립하고 있다. <관련기사 : MBC 권재홍 ‘할리우드 액션’ 정정보도 파기환송>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3일 “해당 보도가 노조원들이 권 본부장의 신체 일부에 대해 직접적 폭력을 행사하는 등 고의적 공격행위를 했다는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 2012년 5월 17일 뉴스데스크 첫머리 뉴스.

▲ 2012년 5월 17일 뉴스데스크 첫머리 뉴스.

 

 

MBC는 지난 2012년 5월17일 메인뉴스 뉴스데스크를 통해 당시 권 본부장이 MBC본부 퇴근 저지 과정에서 허리 등에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 2012년 5월 17일 뉴스데스크>

권 본부장을 대신해 이날 뉴스데스크 임시 아나운서를 맡은 정연국 앵커는 “어젯밤(16일) 권재홍 앵커가 뉴스데스크 진행을 마치고 퇴근하는 도중 노조원들의 퇴근 저지를 받는 과정에서 신체 일부에 충격을 입어 당분간 방송 진행을 할 수 없게 됐다”고 했다.

배현진 앵커도 “권재홍 보도본부장은 차량 탑승 도중 노조원들의 저지과정에서 허리 등 신체 일부에 충격을 받았고 그 뒤 20여 분간 노조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어야 했다”고 했다. 하지만 청원경찰들이 권 본부장을 호위해, 조합원들과 직접적인 신체 접촉은 없었다.

 

 

▲ 권재홍 MBC 부사장. 권 부사장은 2012년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다.

▲ 권재홍 MBC 부사장. 권 부사장은 2012년 당시 보도본부장이었다.

 

 

대법원은 이러한 보도 가운데 △조합원들과 권재홍 본부장 사이에 직접적인 신체적 접촉이 없었는데도 직‧간접적인 물리적 접촉이 있었던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점 △배현진 앵커가 ‘차량 탑승 도중’이라고 표현한 점 등을 “객관적 사실과 합치되지 않는 부분”이라고 봤다.

그럼에도 해당 보도의 전체적 취지가 조합원들이 권재홍 본부장에게 고의적인 공격행위를 했다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MBC는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MBC는 23일 오후 공식자료를 내어 “대법원은 뉴스데스크 방송내용이 중요 부분 객관적 사실에 합치된다고 판단했다”며 “보도 내용이 허위임을 전제로 하는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것과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것을 허용하기는 어렵다고 원심을 모두 파기환송했다”고 밝혔다.

MBC는 “정황에 대한 합리적 해석과 보도 진실성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해준 대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며 “앞으로도 ‘집단적 물리력을 통해 위협적 방식으로 의사표현을 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지켜지도록 조직문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MBC는 관련 소식을 23일자 뉴스데스크 리포트 <“퇴근 저지 부상 보도 허위 아니다”>를 통해서도 전했다.

 

 

▲ MBC 뉴스데스크 2015년 7월 23일자 보도.

▲ MBC 뉴스데스크 2015년 7월 23일자 보도.

 

 

반면 언론노조 MBC본부는 “당시 배현진 앵커가 멘트를 하는 동안 수십 명이 몸싸움을 하는 듯한 화면도 함께 방송됐다”며 “많은 언론들조차 노조가 권재홍 본부장의 신체에 직접적인 폭력을 행사한 것처럼 받아들였던 보도였다. ‘허리’우드 액션 보도라는 용어까지 널리 회자됐던 보도였다”고 했다.

MBC본부는 “사측은 권재홍 당시 앵커가 조합원들과의 충돌이나 물리적 접촉 때문이 아니라 ‘조합원들의 퇴근 저지 행동에 당황해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허리를 다쳤다고 2심 재판 선고 직전 인정한 바 있다”며 “처음부터 권재홍 앵커가 조합원들과의 충돌이나 물리적 접촉 때문에 상해를 입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라고 밝혔다.

이들은 MBC가 23일 보도한 내용에 대해서도 “MBC 경영진은 이 같은 보도를 하기 이전에 실질적으로 대법원의 업무 과부하를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을 실행에 옮기시기를 바라는 바”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