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해 11월 상암동 신사옥 앞에서 경영진의 교양제작국 해체와 인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MBC 노조, 민실위 보고서 찢은 보도국장 고소

“노조 탄압 부당노동행위” 노동위도 제소… 기자·PD 등 ‘직종 폐지’ 무효확인소송

강성원 기자 | sejouri@mediatoday.co.kr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노조에서 발행한 ‘민주방송실천위원회(민실위) 보고서’를 훼손한 최기화 보도국장을 부당노동행위와 업무방해·문서손괴죄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지난 27일 MBC 노동조합은 “최기화 국장이 민실위의 공식 보고서를 공공연하게 훼손하고 보도국 기자들과 민실위 간사의 접촉을 방해한 것은 노조 운영에 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이자 조합 활동에 대한 업무방해”라며 서울서부지방검찰청에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사측은 이 같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회사 공문을 회사 공용 게시판과 전자 게시판에 게시하도록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서도 함께 제출했다. (관련 기사 : “민실위 보고서 찢은 건 부당노동행위”)

노조는 “민실위 활동은 MBC 방송의 모니터링과 뉴스 비평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절차이자 공정방송을 근간으로 하는 노동조합의 가장 중요한 조합 활동 중 하나”라며 “노조의 공정방송 수호 기구인 민실위의 공식 뉴스 모니터 보고서를 훼손하는 등 민실위 활동을 방해한 최기화 보도국장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벌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 국장은 지난달 9일 MBC 노조 민실위가 발행한 보고서 수십 장을 뭉치째 찢어 보도국 쓰레기통에 버렸다. 보도국 내 유인물 배포용 테이블이 민실위보고서를 올려놓는 공간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노조에 따르면 최 국장은 보도국 기자들에게 민실위 간사의 취재에 응하지 말고, 민실위 간사와의 전화 통화 내용까지 모조리 보고하라고도 지시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해 11월 상암동 신사옥 앞에서 경영진의 교양제작국 해체와 인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해 11월 상암동 신사옥 앞에서 경영진의 교양제작국 해체와 인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아울러 이날 노조는 사측이 지난 8일 사내 이사회를 열고 기자·PD·아나운서 등 직종을 폐지하는 인사규정을 개정한 것은 무효임을 확인해달라고 법원 소송을 제기했다.

노조는 “MBC 경영진이 과반수 노조의 반대에도 인사규정에서 기자·PD·아나운서·방송기술·방송경영 등 직종 분류를 폐지하기로 결의한 것은 불법행위”라며 이사회 의결 무효확인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이와 함께 사측이 직종 폐지를 빌미로 조합원 등 직원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전보발령을 하지 못하도록 이사회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신청도 냈다.

노조는 “MBC 직원들이 직종별로 전문화된 업무를 맡아 수행하면서 당연히 앞으로도 같은 직종에서 근무하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도 사측이 일방적으로 직종 폐지 조치를 강행한 것은 MBC 구성원들의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것”이라며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을 정면으로 위배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지난 13일 낸 공식 입장자료에서 “직종 개념은 회사의 사업내용에 맞춰 편의상 분류해 왔던 것이며, 이미 과거부터 기존 직종에서 다른 직종으로의 이동 또는 발령은 무수히 있어 왔던 점에서 실효성을 상실한 개념”이라며 “직무중심의 인사 운영 방침은 사원들에게 자신의 재능이나 기호에 따라 새로운 도전을 가능케 해 주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2일 사측은 노조가 제기한 ‘전보발령효력정지 가처분’ 항소심에 법원이 사측을 손을 들어 주자 “사실상 사문화됐던 직종 개념을 최근 MBC가 사규 개정을 통해 바로잡기로 한 결정이 합리적이라는 사실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회사의 정당한 인사권’을 주장하며 보복성 전보발령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관련 기사 : MBC 기자·PD 직종 폐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