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3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MBC, 세월호 특조위 ‘악마의 편집’에 사내 특종상

특조위원 박수 논란 짜깁기 영상 보도에 상금 100만원… 기자 “반론 충분히 넣었다”

강성원 기자 | sejouri@mediatoday.co.kr

지난달 23일 박종운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상임위원의 박수 논란을 보도해 ‘악마의 편집’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MBC 기자가 사내 특종상과 100만 원의 상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19일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박 위원이 한 행사에 참석해 대통령에 대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발언을 한 세월호 유가족에 박수로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고, MBC는 하 의원으로부터 해당 영상을 건네받아 23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했다.

이날 뉴스데스크 리포트 제목은 “세월호특조위, ‘대통령 행적’ 등 靑 사고대응 조사 결정”이었지만 다음날 뉴스투데이 제목은 “세월호특조위 ‘대통령 7시간’ 조사 결정, 박수 논란은?”으로 바뀌었고, 앵커화면 제목은 “대통령 모욕 발언에 박수 논란”으로 나갔다. 제목만 봐서는 세월호 특조위원이 박 대통령 모욕 발언에 찬동한 것처럼 시청자가 오해할 수 있는 보도이다.

MBC는 박종운 위원이 참석한 포럼에서 한 세월호 유가족의 ‘박근혜 대통령을 능지처참하고 박정희 대통령을 부관참시 해야 한다’는 발언을 영상으로 전하며 “유가족의 발언이 끝나자 옆자리에 앉은 박 위원을 포함한 참석인사들이 박수를 쳤다”고 보도했다.

이 리포트에선 비록 “마지막에 자녀 발언이 울컥하는 발언이 있었고 발언이 다 끝났기 때문에 박수를 친 것”이라는 박 위원의 반론이 인터뷰로 들어가긴 했지만, 자료 영상을 내보내면서 마치 박 위원이 대통령 관련 유가족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박수를 친 것처럼 편집됐다.

▲ 지난달 23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지난달 23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이에 대해 박 위원은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유가족 발언이 끝나서 의례적으로 박수를 친 것이고, 자녀 이야기에 가슴이 아파 위로하는 마음으로 친 것”이라며 “그런데 MBC를 보면 마치 그 유가족이 논란이 된 발언을 한 직후 바로 내가 박수를 친 것처럼 나온다. 이는 악마의 편집”이라고 해명했다.(관련기사 : “대통령 능지처참 발언에 박수? MBC 악마의 편집”)

실제로 이날 약 5분에 달하는 유가족의 전체 발언 영상을 보면 이 유가족은 대통령 관련 논란이 된 발언을 한 후 “그래서 제가 나중에 ○○이(단원고 희생자) 만날 때 이야기 할 거예요. 엄마 잘 살다 왔지? 그 얘기 ○○이 만나서 (울먹임) 꼭 하고 싶습니다. 이 시대에 이 아픔을 함께 하시지만, 내가 역사를 쓰는 주인공이라고 생각을 하고 같이 움직여 주셨으면, 행동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MBC와 종합편성채널 등 박 위원의 박수 논란을 부각한 언론보도에 대해 “격한 유가족의 발언과 이에 대해 박수치는 박 위원의 모습을 짧게 편집한 동영상만으로도 보수언론이 특조위원의 자질론과 특조위의 정치적 편향성이라는 비판론을 끌고 가기에 충분했다”며 비평했다.

민언련은 MBC 보도에 대해선 “그나마 박종운 위원의 해명을 전하긴 했으나 이 보도는 전체적으로 박 위원을 공격하는 데 방점이 찍힌 보도였다”며 “기계적 중립인 것으로 비춰질 수 있게 반론을 담았지만, 당일 통과된 주요 안건조차 뒤로 미루고 박 상임위원 박수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명백한 특조위 흔들기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세월호 특조위를 흠집내기 위한 왜곡보도라는 비판을 받은 해당 MBC 리포트는 보도본부에서 주는 사내 특종상을 받았다. 세월호 유가족의 발언 논란을 최초로 단독보도한 것도 아니고, 여당 의원이 준 영상을 받아 악의적으로 편집했다는 지적까지 받았는데도 MBC 보도국 간부들은 ‘좋은 보도’라고 100만 원의 상금까지 준 것이다.

이 보도를 한 김나라 기자는 1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박 위원이 유가족의 발언에 동조하지 않았고 발언 전체가 끝나서 예의상 박수를 쳤다는 것과, 문제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박수를 친 게 아니라 (희생자) 자녀와 관련된 울컥하는 내용이 있어서 마음이 아팠다는 반론을 충분히 넣었다고 생각한다”며 “기사 제목에 대한 비판을 물론 있을 수 있지만, 그건 내가 다는 게 아니라 편집부에서 알아서 달았다”고 밝혔다.

김 기자는 ‘악마의 편집’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1분40초의 리포트에서 영상을 다 보여줄 수 없다”며 “박종운 위원 입장에선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나한테는 그런 말을 안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