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광한 MBC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중노위 거듭 요청에도 안광한 MBC 사장 불참

마지막 조정회의, 본사·지역사 임금 공통협상 인정… 조정 결렬, 노사관계 파국으로 치닫나

강성원 기자 | sejouri@mediatoday.co.kr

중앙노동위원회가 MBC 임금협약 쟁점 사항이었던 공통협상 취지를 인정해 MBC 본사와 17개 지역사에 일괄적인 임금 인상률을 제안해 주목된다.

중노위는 지난 5일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낸 ‘노동쟁의 조정신청’ 사건에 대한 조정안을 냈지만, MBC 사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조정은 결렬됐고 노사관계는 파국을 맞게 됐다. 합법적인 쟁의행위권을 갖게 된 노동조합은 6일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중노위 특별조정위원회는 5일 조정안에서 “지난해 임금은 기본급 대비(호봉승급분 제외) 2.5% 이상을 인상한다”며 “임금협약의 유효기간은 지난해 1월1일부터 12월31까지로 하고, 임금인상에 관한 세부사항은 노사가 협의해 각각 정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MBC 사측은 법정 조정 기간 종료일인 6일을 하루 앞둔 마지막 조정회의에도 안광한 사장이 공무를 이유로 불참해 파행을 이어갔다. (관련기사 : MBC, 중노위 조정도 묵살… 노사갈등 최고조)

▲ 안광한 MBC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 안광한 MBC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안 사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제1차 중노위 조정회의에도 불참해 조정위원들은 “노사 양측의 대표들이 오는 것이 중노위 조정회의의 일종의 관례”라며 “노사 간 조정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고, 양측 대표가 참석해서 스스로 권리 표현을 하고 합의가 이뤄지면 서로의 노력과 권위가 훨씬 인정된다는 의미에서 2차 회의에는 꼭 출석하면 좋겠다”고 거듭 요청지만, 사측은 준사법적 기능을 수행하는 중노위의 결정마저 무시한 것이다.

게다가 지난 1차 조정회의에 안 사장을 대신해 나왔던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도 이날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출장을 간다며 불참했다. 안 사장과 백 본부장 대신 김현종 편성제작본부장이 출석했지만 김 본부장은 임협 실무 교섭위원도 아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조능희 본부장)는 6일 사측이 중노위의 조정안마저 일방적으로 거부한 것에 대해 “조합은 임협의 시급성을 고려해 애초 임협과 단협을 모두 쟁점 사안으로 신청했던 것에서 한발 양보해 일단 단협 부분에 대해서는 조정신청을 취하하고 임금 논의에만 집중해 최대한 사측과 합의안을 도출해 보려 최선을 다했다”며 “하지만 사측은 조정 절차 진행 과정에서도 기존의 주장에서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며 구성원 과반수가 가입된 노조와 합의를 통해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번 중노위 결정에 대해 “임금 총액을 똑같이 맞추는 것도 아니고, 임금의 기초가 되는 기본급만이라도 전국 MBC가 공통으로 가져가겠다는 공통협상 방식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최소한의 실현”이라며 “중노위가 MBC 네트워크만의 특수성과 역사성을 감안해 최소 마지노선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임금 공통협상 방식을 인정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조정위의 임금 인상안에 대해서도 “지난해 MBC의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분석할 때, 전국 모든 MBC가 최소 2.5% 기본급을 인상할 여력이 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며 “결국 조합이 제시했던 기본급 4%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그 세부 방법(소급 적용 시기 등)은 노사 간 협의로 정하자는 조합의 안이 합리적임이 확인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달 22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탄압 중단과 임단협 쟁취를 위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지난달 22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탄압 중단과 임단협 쟁취를 위한 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한편 부산과 경남·경기·광주·전남·대전·충남·전북·충북·강원 등 전국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지난 4일 공동성명을 내고 “MBC 사측이 지난 20년간 유지해온 전국 공통임단협을 지역사별 개별 협상 방식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노조를 무력화하고, 분열을 조장하려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전국 민언련은 “지역사 개별로 임단협을 진행하게 되면 지역사 여건에 따라 처우에 차별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열악한 지역사와 언론인들은 더욱 위기에 몰리게 될 것”이라며 “지역 언론의 공공성과 지역성이 후퇴할 상황이 예견되는데도 사측이 개별 협상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노조를 흔들기 위한 꼼수로밖에 볼 수 없다”고 규탄했다.

민언련은 MBC가 임협 진행 중에 노조 상근집행부 타임오프(근로시간면제) 종료를 통보한 것에 대해서도 “임협 중에 (본사)전임자 전원에게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린 것은 협상을 파탄 내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며 “더구나 MBC는 장기간 무단협 상태이고, 단협이 언제 체결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노조전임자 문제를 단협에서 논의하자는 것은 노조를 장기간 공백 상태로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