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치열 기자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백종문 녹취록’ 알고 있었다”

“뭔가 터질 거라고 알고 있었다, 이사회 안건 직권 상정할 것”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지난 25일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이후 MBC 간부의 노조 탄압 공작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킨 일명 ‘백종문 녹취록’에 대해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고영주 이사장도 녹취록 관련 사실을 사전에 보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 이사장은 26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뉴스타파 기자가 지난 22일에 방문진에 취재하러 와서 보도되기 전에 알고 있었다”며 “백종문 본부장 발언 내용이 녹취됐다는 취지로 들었고, 그땐 무슨 내용인지 잘 몰랐지만 뭔가 터질 것이란 건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고 이사장을 면담한 방문진 야당 추천의 유기철·이완기 이사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두 이사는 방문진이 MBC 관리·감독기구로서 이번 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긴급 임시이사회 소집을 고 이사장에게 요청했다.

이들은 “이에 대해 고 이사장은 ‘그 매체(폴리뷰)에서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는 건 얼마 전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내가 수사기관도 아니고 알아볼 수 없었다’며 ‘사안의 중대성 있다고 해도 시간을 다툴 정도로 시급하거나 증거가 인멸되는 것도 아니므로 녹취록 문제는 안건으로 다룰지 말지 다른 이사들과 얘기해보자. MBC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당사자가 처벌받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치열 기자

▲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이치열 기자

 

고 이사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선 “유기철·이완기 등이 안건 상정을 간절히 요청해서 이사장 직권으로 오는 방문진 이사회 안건으로 넣으라고 했다”며 “이번 사안의 얼마나 중요한지는 진상을 확인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이사장은 오는 29일부터 이틀간 예정된 방문진 이사들과 MBC 간부들의 부산 워크숍을 연기하고 긴급 이사회를 열어 대책 마련을 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번 워크숍은 준비한 게 굉장히 많아서 미룰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완기 이사는 “책임을 회피하시지 말고 다른 이사들도 모든 약속 미루고 성의를 보여 이사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기철 이사도 “방문진도 파문의 실체를 챙기고 대책을 찾아야 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다. 이 판국에 부산 가서 워크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MBC 사측은 ‘백종문 녹취록’ 파문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최승호, 박성제가 파업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데 대한 ‘직접적 증거가 다소 충분하지 못하다’는 의견을 마치 근거 없이 해고했다는 의미로 왜곡했다”며 “몰래 녹음한 사적 대화 내용을 임의 편집해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것은 언론의 정당한 취재 윤리를 벗어난 것으로,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명예훼손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