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충성심이 공포스러울 지경”

[비평] 민언련 논평, “한 화면에 4명의 박근혜 등장”… 필리버스터 ‘역풍’ 물타기, 김현 의원 ‘무죄’도 언급 안해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23일에 이어 24일에도 KBS와 MBC 두 공영방송 메인뉴스에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한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국민이 왜 반대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나마 KBS는 이날 ‘뉴스9’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국정원이 정보수집권을 가지면 감청 등을 통해 인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며 거듭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짧게 언급하기라도 했지만, MBC ‘뉴스데스크’에선 “대테러 방지법은 정부 여당 안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는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발언을 전달하는 데만 그쳤다.
국민은 왜 야당 의원들이 테러방지법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릴레이 필리버스터를 하고 있는지 공영방송 뉴스만 봐서는 궁금증을 전혀 해소할 수 없어 보인다.
지난 24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갈무리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작 댓글 공작을 벌이고, 유우성씨의 출입경 기록을 위조해 간첩으로 조작한 국가정보원에 무차별적인 정보수집권과 조사권, 감청권이 추가로 주어진다는 우려가 큼에도 공영방송 뉴스에서 테러방지법은 단지 정치적 ‘공방’ 이슈다.

특히 이날 MBC는 뉴스데스크 “무제한 토론 언제까지? 여론 ‘역풍’ 고민” 리포트를 통해 “여야가 선거구획정안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한 모레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선거구획정안 처리가 더 늦어지면 총선 일정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MBC는 이어 “여야가 처리를 합의한 북한인권법 등 다른 쟁점 법안의 처리도 미뤄지면서 야당 내에서 필리버스터가 부담이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테러방지법은 다른 법안과 중요도를 저울질할 수 힘든데도 법안 반대가 갖는 의미를 제대로 조명하기는커녕 정략적 의미부여를 통해 여론 호도에 주력한 것이다.
MBC의 정치적 해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날 뉴스데스크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천배제 명단 발표 소식을 전하며 “운동권 출신 비례대표 일부도 이름이 올라갔다. 세월호 유족들과 술을 마시다 대리기사를 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던 김현 의원과, 탈북자에 비하 발언 논란의 임수경 의원도 공천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공천 배제 이유엔 ‘운동권 출신’ 경력은 전혀 무관함에도 MBC는 이를 강조했고, 김현 의원의 경우 대리기사 폭행 혐의 관련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는데도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김 의원 입장에선 충분히 반론보도를 청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반면 KBS는 “이 가운데 김현 의원은 대리기사 폭행 논란 사건의 재판이 진행 중일 때 받은 평가 결과라며, 무죄가 선고된 만큼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강조했다”는 반론을 리포트에 반영했다. SBS는 “현역의원 평가결과 하위 20%에 해당한 의원 10명에게 컷오프, 즉 공천 배제 대상이라고 개별 통보했다”면서 MBC처럼 ‘친노’ ‘운동권’ 등의 딱지를 붙이지 않았다.
지난 23일 MBC ‘뉴스데스크’ 리포트 갈무리.

한편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3일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주요 연설 모음 자료집을 낸 것과 관련한 MBC 뉴스데스크의 “박 대통령 가장 많이 쓴 단어, ‘국민’과 ‘대한민국’”리포트에 대해 “앵커가 보도를 시작하는 동안 배경에 깔린 화면은 무려 4명의 박근혜 대통령으로 가득 차 있다. MBC의 충성심이 공포스러울 지경”이라고 혹평했다.

민언련은 “MBC는 리포트 내용에서도 국회에 오랜 기간 발이 묶인 법안에 대한 ‘불어터진 국수’ 등 대통령의 비유법을 나열하고 ‘기업’이나 ‘산업’ ‘창조경제’와 같은 경제 관련 단어를 많이 사용해 국가 경제 회복이 국정 운영의 중심이었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는 청와대의 자평을 덧붙였다”며 “꼭 이렇게 찬양 일색으로 내용을 채워야 했는지, 뉴스를 보는 시청자가 부끄러울 정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