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이어 방문진도 탈북단체 지원 추진 논란

권혁철 이사(전경련 산하 자유기업센터 소장) 등 1억원 규모 대북방송 지원사업 제안, 야당추천 이사들 반발

 

강성원 기자 sejouri@mediatoday.co.kr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을 통해 탈북단체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경련 산하의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이 이사로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의 탈북단체 대북 방송 지원 사업 추진이 논란이 되고 있다.
MBC의 대주주인 방문진(고영주 이사장)은 지난 7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여권 추천 이사 5인이 동의해 이날 정식 안건에 없던 ‘북한주민의 한국방송 시청 확대를 위한 지원 사업 추진 결의안’을 상정했지만, 야당 추천 이사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충분한 검토 시간을 가진 후 오는 28일 이사회에서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 사업은 방문진이 무려 1억 원의 방문진 추경 예산을 편성해 사업자 공모 절차를 거쳐 지원하는 사업으로, 현재 북한 주민에게 방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KBS와 극동방송을 비롯해 탈북단체(자유북한방송 등)의 대북 방송 사업에도 예산이 지원될 수 있다.
해당 안건을 발의한 5인의 방문진 이사는 권혁철·김광동·김원배·유의선·이인철 이사로, 이중 권혁철 이사는 전경련 산하의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이다. 권 이사는 “방문진이 해야 할 역할을 고민했을 때 이 사업을 지원하는 건 타당하다”며 “오히려 방문진이 지금까지 뭘 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지난 1월25일 뉴스타파 “MBC 고위간부의 밀담, ‘그 둘은 증거없이 잘랐다’” 방송 갈무리.

김광동(나라정책연구원 원장) 이사는 안건 제안 설명을 통해 “한반도 북부지역의 2300만 우리 민족은 지난 몇십 년간 봉건적 전체주의적 체제이면서도 극도로 고립된 독재체제 속에서 최소한의 생명권과 기본권조차 누리지 못하는 노예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며 “북한주민의 방송 청취 확대를 통한 자유민주주의 가치의 확산 및 민족 동질성 회복이라는 목적을 위해 방문진도 주어진 공적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사업 추진의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7일 방문진의 대북 방송 지원 사업 폐기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가뜩이나 전경련의 어버이연합 지원과 탈북단체 동원에 청와대와 국정원까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어버이연합게이트’로 비화하고 있는 와중에 보수·탈북단체를 지원 대상으로 상정한 듯한 방문진의 실체 불명 지원 사업은 그 진정성을 의심받기에 충분하다”며 “‘북한 주민의 알 권리’를 이야기하기 전에 제발 우리 국민의 ‘알 권리’에 먼저 관심 가져주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방문진 정부여당 추천 이사들과 고영주 이사장은 사업의 구체적인 실행 방안과 기대 효과 등 기본적인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사업을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북한 인권 개선의 시급성만 들어 방문진이 이행해야 할 공적 책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과연 북한주민 방송 지원 사업이 방문진의 중차대하고 시급한 과제인지 의문이고, 한국방송콘텐츠를 담은 USB 메모리를 헬륨 풍선에 담아 북으로 보내는 일을 지원하자는 것인지, 대북선전 콘텐츠를 만들 집단을 지원하자는 것인지 도통 알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방문진의 대북 방송 지원사업과 관련해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는 지난 12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독일의 사례처럼 방송 교류 차원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원하지 않는 방향에서 일방주의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때 외려 독재 정권의 통제를 강화하는 명분이 되고, 지금처럼 준전시 상황과 비슷한 조건에서는 일종의 대북심리전이 되기 때문에 북한을 굉장히 자극하게 될 것”이라며 “남북 간 정상적 교류나 발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문을 더 닫게 하고 통제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