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사장님, 미디어오늘이 뭘 왜곡했습니까?

[기자수첩] 기자 연락 묵묵부답, 기사 나가자 문자로 해명… “‘후원’ 어쩌고 하면서 왜곡” 주장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이진숙 대전MBC 사장이 지난달 27일 아시아기자협회가 주최한 컨퍼런스에 참석해 “현재 한국 언론은 정부로부터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자유롭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미디어오늘이 지난 1일 보도하자 반응은 뜨거웠다.

<관련기사 : MBC 이진숙, “한국 언론, 정부로부터 자유롭다”>

▲ 이진숙 대전 MBC 사장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 상명 아트홀에서 아시아 기자협회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참석했다. (사진=길바닥 저널리스트 영상 갈무리)

2012년 MBC에서 해직 언론인이 쏟아진 데 책임을 져야 할 인사가 꺼낼 만한 발언은 아니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인사도 1일 “마치 한국 언론이 정부로부터 자유로운 것처럼 말했는데 이는 현 상황을 지나치게 미화한 것”이라고 비판할 만큼 그의 발언은 논란이 될 만했다.

현장 영상이 ‘길바닥 저널리스트’ 박훈규 기자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지만 기자는 발언의 맥락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 위해 1일 오후 이 사장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이 사장은 받지 않았다.

그런데 기사가 나간 후인 1일 오후 11시44분 이 사장에게 문자가 왔다.

이 사장은 “김도연 기자이지요? 아마도 미디어오늘 기사 때문에 전화했으리라 생각한다”며 “내가 아시아기자협회 회장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전달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이날 오후 4시 무렵 걸려온 전화가 기자였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던 셈이다.

그가 협회장에게 보냈다는 문자는 다음과 같다.

“제가 우려했던 대로 미디어오늘에서 기사가 나왔습니다. ‘삼성 같은 재벌에서 잘못된 일이 벌어졌을 때 언론이 비판하면 광고가 줄어들까 한국 언론이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한 것인데, ‘후원’ 어쩌고 하면서 왜곡했네요. 참 기가 막힙니다. 언론이 정부로부터의 압력보다 기업으로부터의 압력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산다고 보충 설명까지 했는데.”

▲ 이진숙 대전MBC 사장이 1일 기자에게 보낸 문자.

그러면서 이 사장은 “영어로 진행된 간담회였고, 저녁 자리에서 ‘기업으로부터의 압력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지금은 SNS 등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므로 언론과의 공조로, 진실은 은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앞서 기자는 1일자 보도에서 이 사장이 “현재 한국 언론은 정부로부터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자유롭다”라며 “한국 언론이 직면한 최우선 과제는 생존이고 대형 방송사들은 광고와 같은 기업의 후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이 사장 옆에 앉은 허영섭 이데일리 논설위원은 한국어로 논의를 진행했지만, 이 사장은 영어로 의사소통을 했다. 미디어오늘의 보도와 박 기자가 영상에 넣은 자막은 이 사장 발언을 직역한 것에 가깝다.

박 기자는 2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봐 이 사장의 발언 번역을 영문 작가, 즉 전문가에게 부탁드렸다”며 “(이 사장은 취지가 왜곡됐다고 주장하나) 자신이 한 말이 아니라는 사실은 부인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 이진숙 대전 MBC 사장. (사진=미디어오늘)

독자들이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던 이 사장의 발언 “현재 한국 언론은 정부로부터 꽤 높은 수준으로 자유롭다” 역시 있는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 그는 정부로부터의 언론 자유에 대해 “quite high level of the press freedom”(상당히 높은 수준의 언론의 자유)이라는 표현을 썼다.

또 후원과 관련해서도 이 사장의 발언도 그대로 옮겼다. 이 사장은 이날 “MBC or any other big large broadcasters, we need sponsors to survive”(MBC나 다른 대형 방송사들은 생존을 위해 후원(지원)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기자는 이 사장 발언에 대해 “한국 언론이 경제 권력에 속박된 현실을 자조하는 발언”이라고 설명하며 어떤 취지에서 나왔음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