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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작거부 주도’ 기자 징계” 파문

6일 노조·기자에 통보, 11일 인사위서 결정…노조 “징계대상은 기자 아닌 경영진”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MBC 경영진이 신경민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에 반발해 제작거부에 나섰던 기자 가운데 3명을 골라 징계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해 파문을 불러오고 있다.

MBC 경영진은 지난 6일 저녁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근행)와 징계 대상자인 최혁재(MBC 기자회장)·이성주(보도본부 차장·평기자 비상대책위원장)·김연국(보도본부 비상대책위 대변인) 기자에게 각각 징계방침을 통보하고, 11일 인사위원회(위원장 김세영 부사장)를 열어 징계수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MBC, 앵커교체 반발 제작거부 기자 3명 골라 징계방침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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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기자들이 지난달 13일 밤 총회에서 앵커교체 철회와 보도국장 사퇴 등을 요구하며 규탄 총회를 벌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장혜영 인사부장은 “이들 3인이 보도본부 평기자·차장 비상대책위 위원장 등 간부를 맡아 제작거부를 주도해 방송차질을 빚게 했기 때문에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것”이라며 “결정은 11일 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이성주·최재혁·김연국 기자는 “우리가 행동한 것은 분명히 합리적 이유가 있었고, 정당성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인사위원회에 출석해 당시 행동의 정당성을 설명할 것”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MBC본부는 7일 오후 성명을 내어 징계대상은 기자가 아니라 경영진이라며 징계방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MBC본부는 “이들 기자 3명은 제작거부를 ‘주도’한 자도 아니며, 제작거부에 참여한 기자들을 대표하는 자도 아니다. 단지 제작거부에 참여한 100여 명의 기자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라며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한 열정과 순수함마저 징계 거리가 된다면 대체 MBC에 남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인사권만 남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MBC본부는 과거 MBC 경영진의 행보에 대해 “지난해 <PD수첩> 사과방송을 기다렸다는 듯 온갖 꼼수를 동원해 번개같이 처리하는가 하면, 서류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문책성 인사 조치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한 반면 제작진 전원이 체포되고, 두 번씩이나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도되는 과정에서는 항의는커녕 수수방관 뒷짐만 진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MBC노조 “징계 대상은 기자가 아닌 경영진…공영방송 의지 먹칠한 행위”

MBC본부는 “그러던 경영진이 공정 보도를 지키기 위해 나선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대해선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사장 자리를 내놓겠다는 무책임하고 경솔한 발언을 한 것도 모자라, 이젠 발 빠르게 징계 카드까지 꺼내드니 그 어처구니없음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라며 “경영진은 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MBC에 존재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MBC본부는 “경영권은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존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여된 것이지, 경영진의 안위와 전횡을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경영진이 주장하는 원칙대로라면 지금 MBC에서 가장 빨리, 가장 무거운 징계를 받아야할 사람은 다름 아닌 경영진이다. 구성원들의 사기와 자존심을 꺾고,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고, 무엇보다 공영방송에 대한 의지마저 먹칠하는 행위야말로 가장 중징계를 받아야 마땅하기 때문”이라고 성토했다.

다음은 MBC본부가 7일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징계 대상은 기자가 아니라 경영진이다

경영진이 제작거부를 주도한 기자 3명에 대해 징계를 내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이들 기자 3명은 제작거부를 ‘주도’한 자도 아니며, 제작거부에 참여한 기자들을 대표하는 자도 아니다. 단지 제작거부에 참여한 100여 명의 기자 가운데 한 사람일 뿐이다. 무엇보다 이번 제작거부 자체가 징계 대상이 될 수 있는지도 경영진에 묻고 싶다.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한 열정과 순수함마저 징계 거리가 된다면 대체 MBC에 남게 되는 것은 무엇인가. 경영진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인사권’만 남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영진의 지난 행보는 이 같은 우려가 절대 기우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PD수첩> 사태에 대해 경영진은 어떤 태도를 취했나. 사과방송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온갖 꼼수를 동원해 번개같이 처리하는가 하면, 서류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문책성 인사 조치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반면 제작진 전원이 체포되고, 두 번 씩이나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도되는 과정에서는 항의는커녕 수수방관 뒷짐만 진 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던 경영진이 공정 보도를 지키기 위해 나선 기자들의 제작거부에 대해선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사장 자리를 내놓겠다는 무책임하고 경솔한 발언을 한 것도 모자라, 이젠 발 빠르게 징계 카드까지 꺼내드니 그 어처구니없음에 할 말을 잃을 지경이다.

경영진은 대체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MBC에 존재하는 것인가. 경영권은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존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여된 것이지, 경영진의 안위와 전횡을 위해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러나 정작 현 경영진이 책임진 MBC의 살림살이는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고, 공영 방송의 존립조차 위태로운 상황이다. 경영진이 주장하는 원칙대로라면 지금 MBC에서 가장 빨리, 가장 무거운 징계를 받아야할 사람은 다름 아닌 경영진이다. 구성원들의 사기와 자존심을 꺾고, 허리띠를 졸라매게 하고, 무엇보다 공영방송에 대한 의지마저 먹칠하는 행위야말로 가장 중징계를 받아야 마땅하기 때문이다.

2009년 5월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