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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권 들어 방송 권력비판 위축 ‘뚜렷’

공공미디어연구소, 시사프로 분석… 비권력형 연성화 소재는 급증

고동우 기자  kdwoo@mediatoday.co.kr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주요 방송사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아이템 선정에서 권력형 비리나 구조적 문제는 줄어들고, 비권력형 ‘연성화’된 소재가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17일 오후 ‘PD수첩 사수 공대위’ 주최로 열린 ‘MB 정권의 시사보도에 대한 탄압과 대응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면서 “탐사보도의 위축이 정치권력의 통제나 탄압에 의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저널리스트들도 이러한 내외부의 통제 요인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프로그램별로 살펴보면, 최근 논란의 중심인 MBC <PD수첩>은 상대적으로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권력형 주제를 108건 다룸으로써, 사회현상·사건/사고·미담 같은 비권력형 주제(104건)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특히 권력과 결부된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가 75건으로 가장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시기별로 나누면 이야기가 달랐다. 이 대통령 취임 첫해에는 58.9%에 달했던 권력형 주제 비중이 48.8%(2년차)-44.1%(3년차)로 시간이 갈수록 감소했다. 반면 비권력형 주제는 첫해 41.1%에서 2년 후 55.9%로 증가했다. 비판 대상 역시 행정부(23.3%→10.2%), 기업(9.6%→6.8%) 등 정치·경제 권력의 비중이 떨어지고 있다.

김동준 실장은 이와 관련 “취임 첫해에 비해 청와대에 대한 비판이 감소하고, 특정한 비판대상 없이 설명과 분석을 중심으로 한 모호한 보도가 증가하는 것도 주목할 점”이라며 “현 정부 들어 집요하고 지속적으로 유지된 PD수첩에 대한 탄압이 결실을 맺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탐사보도 프로그램의 원조라 할 수 있는 KBS <추적60분>은 “문민정부 수준으로 회귀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지난 3년 동안 청와대·행정부 등을 다룬 ‘정치분야’에 대한 보도 비중이 9.9%로 김영삼 정부(10.7%) 때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면 김대중 정부(17.1%)와 노무현 정부(20.5%) 때는 이보다 2배 가까이 높았다. 권력형 주제 비중은 1년차 32.7%에서 2년차 43.7%로 증가했으나 3년차엔 40%로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부 부처가 취재 대상인 경우도 1년차 18.2%에서 3년차 2.2%로 급격히 줄었다.

SBS <뉴스추적>의 경우는 권력형 주제의 비중이 앞서 두 프로그램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지난 3년 동안 전체 136건 중 31건으로 22.8%에 불과했다. 권력 비판에 소홀하고 비정치적 아이템이 많은 것은 주요 취재 대상에서도 확인된다. 고발인 등 일반인이 31.6%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경찰(17.6%), 기업(12.5%), 청와대(0.7%) 등은 훨씬 적었다.

YTN의 <돌발영상>은 임장혁 기자 등 간판 제작진 교체 이후 ‘기계적 중립’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체 시점인 2009년 8월 전후 영상 15건씩을 각각 분석한 결과, 교체 이전엔 2건에 지나지 않던 것이 7건으로 크게 상승한 것이다.

김동준 실장은 이와 관련 “제작진 교체 이전 <돌발영상>은 권력을 가진 자들을 해학, 비판 풍자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메시지를 전했지만, 교체 이후엔 상대적으로 특정 현안에 누가 옳고 그른가 평가를 내리지 않거나, 특정 인물, 사건 등에 대해 양적 혹은 질적으로 ‘50대 50’식의 보도가 늘어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