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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사고에 뉴스 조작까지, MBC 최악의 올림픽 중계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 사실은 MBC 직원들… 대체인력 한계, 진짜 뉴스는 실종

이재진, 정철운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MBC가 런던 올림픽을 기회로 삼아 방송정상화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선언했지만 각종 논란거리를 만들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MBC 왜 이러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올림픽 개막 이전부터 외부 인력을 대대적으로 충원하고, 파업 참가 인원을 배제한 채 올림픽 방송에 들어간 MBC로서는 가슴이 아플 수밖에 없다. 방송사고라고 할 만한 중대한 실수와 미숙한 진행은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모습을 회복하기는커녕 김재철 사장 체제 하에서 삐그덕거리는 MBC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지난 28일 올림픽 개막식 중계 방송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면서 MBC 올림픽 방송의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는 폴 매카트니가 ‘헤이 주드’를 부르는 대목이었다. 3시 30분 동안 진행된 개회식의 피날레를 장식한 폴 매카트니의 공연은 현지 8만 관중들이 열창을 할 정도로 열광의 무대를 만들었고, 전 세계인들이 올림픽을 통해 하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MBC는 공연 중간 방송을 끊어 시청자로부터 원성을 자아냈다. MBC는 편성과 광고 문제를 들어 진행 PD의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지만 서울에 있는 MBC 기술 관계자와 런던 현지에 있는 기술국 관계자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구나 타 방송사의 경우 폴 매카트니의 공연을 그대로 방송했다는 점에서 MBC의 실수는 도드라진다.

MBC 한 인사는 “방송을 언제 자를지는 PD가 판단하는 것은 맞지만 개인적인 책임 문제로 돌리는 것은 맞지 않다”며 “타 방송사의 경우를 비춰보더라도 폴매카트니의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부분에서 방송을 자른 것인데 MBC는 현지의 분위기를 모르고 폴매카트니의 공연 부분을 자른 것이다. MBC의 이번 실수는 큰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현지 MBC 스튜디오에서 기술을 담당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런던 현지에서는 개막식 공연 중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끊기는 어려웠지만 서울 본사에서 끊어버린 것”이라며 MBC의 치명적인 실수임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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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개막식 중계가 실수였다면 박태환 선수와의 인터뷰 논란은 논란 그 자체로 MBC 올림픽 방송의 색을 바랜 경우다.

방송 3사와 순환 중계 형식의 협정을 맺어 수영을 중계하게 된 MBC는 지난 28일 자유형 400m 예선에서 조 1위로 통과했지만 부정출발 판정이 나온 직후 박태환 선수를 단독 인터뷰했다. 박태환 선수는 영문을 몰라 허둥지둥하고 있었지만 MBC는 “본인 레이스에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하나” “기다려봐야 결과를 알 수 있을까” “ 페이스는 좋았던 것 같은데”라며 인터뷰를 시도했다. 하지만 인터뷰 내용을 본 시청자들은 MBC의 인터뷰가 박 선수에게 사기를 떨어뜨리는 질문으로 채워졌다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에 더해 MBC 정부광 수영 해설위원이 박태환 선수의 실격 판정과 관련해 “실격 판정을 내린 심판이 중국인이라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말해 중국 심판에 대한 비난을 부추겼지만 사실 확인 결과 박 선수의 실격 판정은 캐나다 국적의 심판이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MBC는 무리한 인터뷰 시도로 비난을 받은 뒤에도 이어 29일 자유형 200m 예선을 마친 뒤 박 선수에게 “숨이 찬 듯한 모습니다. 어제 인터뷰 존을 빠져 나가면서 눈물을 좀 흘렸는데 힘들지 않았냐”라는 말을 건네는 등 박태환 선수를 자극했다. 박태환 선수는 결국 눈물을 흘리면서 “인터뷰 내일 하면 안돼요? 죄송해요”라며 자리를 떴다. MBC는 “박태환과 인터뷰를 한 장소는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이며 박태환 경기의 단독중계를 맡은 MBC가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3사를 대표해 인터뷰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자유형 400m 예선 현장에 있었던 아무개 방송사의 한 PD는 “MBC가 무리하게 취재한 게 맞다. 일례로 경기장 관중석 안에 6mm도 아닌 ENG 카메라를 가져와서 막무가내로 박태환 선수의 부모님 인터뷰를 시도했는데 많이 불쾌해 하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방송사도 박 선수 부모의 인터뷰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실격 판정을 받은 후 심경을 묻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 아래 인터뷰를 시도하지 않았지만 MBC가 관중석에 있는 박 선수 부모의 인터뷰를 시도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이같은 무리한 시도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런던 현지에서 취재하고 있는 한 일간지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MBC의 인터뷰 시도는 분위기와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일간지 취재 기자들의 공동취재구역에서도 박태환 선수에게 왜 실격판정을 받았냐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이 첫번째 질문이었다”며 “그 상황에서 실격 판정에 대해 본인의 의사를 묻는 것이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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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올림픽 개막식 사회자로 나선 <위대한탄생> 시즌2 준우승자인 배수정씨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배수정씨는 개막식 소감으로 “영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영국에 오랫동안 거주해 현지 분위기를 알기 쉽게 전해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결국 미숙한 진행자를 불러다 맡기면서 일어난 ‘인재’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MBC의 연발되는 실수에 헤프닝으로 볼 수 있는 사안도 부각되고 있다. 런던 현지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양승은 아나운서는 검은색 원피스에 망이 달린 베레모를 쓰고 나와 ‘장례식 의상’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양 아나운서는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색만 다를 뿐 같은 컨셉의 의상을 연일 계속 입고 나오고 있다. MBC 한 인사는 “적절치 못한 의상이라고 한다면 국민 여론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PD들 사이에서는 양 아나운서의 의상이 MBC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의 심혜진씨 의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런던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MBC 한 인사는 “기존에 있었던 인력 구성이 바뀌면서 팀웍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파업 참가 인원을 배제하고 대체인력을 투입한 것은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어긋나는 부분들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MBC가 뉴스까지 조작해 올림픽 방송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정작 국내 뉴스가 실종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MBC 민주방송실천위원회(민실위)는 31일 보고서를 내고 “김재철 사장이 자신의 치적 홍보를 위해 뉴스 팩트까지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민실위에 따르면 지난 27일 뉴스데스크는 MBC와 구글코리아가 공동으로 구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구글플러스’의 행아웃 온에어(다자간 동시 화상통화의 생방송 기능)를 통해 런던의 현장과 서울의 응원 열기를 전할 수 있는 생방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뉴스데스크는 서울의 한 사무실에 모여있는 직원들의 모습을 내보냈고 “이곳은 또 서울의 한 기업체 사무실인데요, 다들 모여 계시네요”라고 리포팅했다. 하지만 사실 확인 결과 해당 사무실은 MBC 여의도 사옥 6층 ‘뉴미디어뉴스국’ 사무실로 확인됐다.

민실위에 따르면 당초 보도본부의 뉴미디어뉴스국은 홍대와 코엑스, 서울광장에서 중계를 시도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서 실패했다. 민실위는 “뉴미디어뉴스국의 윤영무 국장은 MBC 사무실로 SNS망을 연결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뉴미디어뉴스국 직원들이 올림픽을 응원하는 일반 시민으로 둔갑해 뉴스에 출연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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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뉴스데스크에서 국내 뉴스도 실종됐다. 민실위가 올림픽 개막 이후 사흘 동안 뉴스를 분석한 결과 올림픽 뉴스는 59꼭지에 달했지만 일반 뉴스는 18꼭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KBS는 올림픽 뉴스 35꼭지, 일반 뉴스 38꼭지, SBS는 올림픽 42꼭지, 일반 뉴스 18꼭지를 내보내 타 방송사와도 극명하게 비교된다.

특히 민실위는 30일 영광 원자력발전소 6호기 전원이 고장나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MBC는 단신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KBS와 SBS는 이 같은 뉴스를 비교적 비중있게 다뤘다.

민실위는 “올림픽 기간을 맞아 뉴스데스크가 총체적인 난맥을 보이고 있는데도 보도국의 제대로 된 교통정리는 도무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올림픽 소식을 내실 있게 국민들에게 전달하면서도 사회의 다른 이슈들을 고루 전달해야 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은 포기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