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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문 걸어 잠그고 ‘세월호 보도 참사’ 현장조사 불응

“청와대, 국정원도 들어갔는데 MBC만 못들어가…MBC, 심재철 위원장 결제문서도 “내부문서일 뿐”

조수경 기자  jsk@mediatoday.co.kr

MBC의 출입문은 헌법기관인 국회도 열지 못했다.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세월호 보도 참사’를 현장조사하기 위해 MBC 상암옥 사옥을 방문했지만 직원과 청경들에 의해 사옥 안에 한 발자국도 들어가지 못했다. 김현미 국조특위 간사를 비롯해 김현 김광진 최민희 부좌현 의원이 1일 오후 2시 MBC 앞에 왔을 때 이미 MBC는 출입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청경들을 문 앞에 세웠다.

의원들은 MBC 현장조사에 대한 새누리당 심재철 국조특위 위원장의 결제 문서를 내밀었다. 새정치연합은 이 문서를 하루 전날인 지난달 31일 MBC 측에 보냈다. MBC는 그러나 “내부에서 결제한 문서일 뿐 공문서가 아니다”라며 거부했다.

새정치연합은 “국조특위 위원장이 허락한 것은 여야가 합의했다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현미 간사는 이 자리에서 “현장조사는 여야가 각자 가기로 간사간 합의했다”고 항의하자 MBC는 검증실시통지서를 달라고 요구했다. MBC를 대표해서 나온 최기화 기획실장은 “법 절차에 따라 검증실시통지서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이에 대해 “어느 기관도 검증실시통지서 자체가 나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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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국조특위 김현미 야당 측 간사가 MBC 현장조사를 요구했지만 최기화 기획실장은 “위원회의 의결이 없었다”며 가로막았다. ⓒ조수경 기자
김현 의원은 “(심재철 위원장이 결제한) 이 문서 가지고 국정원과 청와대 경호실, 검찰청, 해경도 갔는데 수위실도 못들어간 건 MBC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최민희 의원도 “접대실이라도 있을 텐데 이렇게 문전박대를 하고 있다. 국조특위 행정실장이 현장조사를 실시한다고 통보했다”고 따졌다. 이날 MBC 사옥 앞에는 국조특위 행정실장도 함께 왔다.

이날 MBC는 카메라 4대로 현장조사를 요구하는 새정치연합 위원들을 촬영하며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간사는 “MBC 카메라가 4대나 나왔다. MBC가 여당 조직이냐, 공영방송 MBC 아니냐”라고 질책했다. MBC는 2012년 MBC 정상화를 요구하는 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 전신) 의원들의 방문에 대해 <뉴스데스크>에서 ‘난입’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의원들의 계속된 항의에도 최기화 기획실장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의결이 없었다”는 말만 반복했다. 최 실장은 심재철 위원장의 결제 문서에 대해서도 “위원들 내부 출장에 대한 내부 결제 문서일 뿐 공문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위원들은 “그럼 이게 사문서냐”라고 맞섰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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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MBC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 앞으로 다가갔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조수경 기자
또한 최기화 실장은 “MBC가 왜 현장조사를 받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건 제가 알 수 없다”고 답했다. 김현미 간사는 단원고 학생 전원구조 오보 경위와 ‘유가족들의 조급증이 민간잠수부의 죽음을 불렀다’는 유가족 폄훼 보도 등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MBC는 묵묵부답이었다.  MBC는 이들의 방문에 대해 1일 오전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며 이미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 실장은 또한 위원들의 현장조사에 대해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희 의원은 “이 분이 ‘남의 회사에 급작스럽게 쳐들어왔다’고 했다”고 말했다.

위원들은 2시 20분경 MBC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 앞으로 갔지만 문은 여전히 굳게 닫혀 있었다. 이들은 문 앞에 앉아 농성에 들어갔지만 30분이 지나도 문이 열리지 않자 3시경 발걸음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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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MBC의 현장조사 거부에 항의하며 30분간 연좌농성을 했다. ⓒ조수경 기자
김 간사는 “국회를 대하는 MBC의 태도를 볼 수 있었다”면서 “똑같은 절차로 국정원, 청와대 경호실, 해경, 검찰청 모든 기관을 다 갔는데 유일하게 MBC만이 저희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원천봉쇄해서 야당 위원들을 땅바닥에 앉아 30분을 기다리게 하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김 간사는 “세월호 참사에 있어서 MBC가 했던 오보와 왜곡보도가 가져왔던 문제점을 조사하기 위해 왔는데 끝내 국회를 능멸한 MBC의 본 모습을 확인하고 갔다”고 했다.

한편 MBC는 이날 자사를 취재하기 위해 방문한 기자들의 출입을 모두 막았다. 사옥 앞으로 들어가려고 하면 청경들은 “누구시냐”, “왜 방문하려고 하나”고 물은 뒤 “취재 목적으로 왔다”고 하면 모두 제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