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배세력의 맨얼굴 ② ] ‘잘 나가는’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미디어오늘 탐사기획팀 | media@mediatoday.co.kr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새누리당에서 속된 말로 제일 ‘잘 나가는’ 정치인 중의 한 사람이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이다. 특히 최근 들어 그의 ‘잘 나감’ 은 연이어 확인되고 있다. 21일 국회 도서관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윤 의원의 출판기념회에는 여야 대표, 장관 등 1000여명이 운집해 실세임을 과시했다. 교육부장관을 비롯한 상당수 참석 인사들이 서서 행사를 참관했다. 또한 검찰의 국정원 수사 공사장 변경을 법원 제출 전에 알아내 브리핑을 한 사실을 두고 검찰의 직보를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을 만큼 정권 실세로서 위세를 떨치고 있다.

그는 술 마시거나 사석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기 전 일이다. 지금도 그렇게 부르는지는 알 수 없다. 그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신임은 여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상현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로서 야당 공격의 선봉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이런 저런이유로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농반진반(弄半眞半)으로 ‘차기 대통령(감)은 윤상현’이라는 말도 나오는 모양이다.

박근혜 대통령 신임 배경으로 ‘야당 공격의 선봉’ 정가 화제

그런 윤상현 의원이 지난 18일 뜻하지 ‘봉변(?)’을 당했다. 경향신문 인터넷판 기사(19일자: 국회 사무총장 “윤상현, 다음부터는 함부로 들이대지 말고…”)에 따르면,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이 시정연설을 위해 전날 국회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의 의전을 위해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를 제지했던 사실을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고 한다.

정 사무총장은 “제가 어제 국회의사당 중앙 현관 앞에서 박 대통령을 영접하던 중 윤 의원을 손으로 밀어내는 장면을 두고 설왕설래 되고 있다”면서 “윤 의원을 제가 밀어낸 게 맞다”고 말했다. 정 사무총장은 “윤 의원이 영접 프로토콜(의전)을 무시하고 ‘들이대는’ 바람에 자칫 제 어깨가 VIP(박 대통령)와 부딪칠 수도 있을 것 같았다”면서 “이 때문에 순간 본능적으로 윤 의원을 손으로 제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부터는 함부로 들이대지 말고 국회 의전을 존중해 주세요 ^-^”라고 윤 사무총장에게 말했다고 공개했다.

3선 의원인 윤상현으로서는 상당히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다. 1985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윤 의원은 미국 조지타운대학에서 외교학으로 석사, 국제정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데다 하바드대학 객원연구원을 거쳐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를 지내는 등 외교의 이론과 실무에서 나름 자부심을 가질만한 경력을 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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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1월 18일 박근혜 대통령이 시정 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에 들어가는 모습. 오른쪽은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뉴스와 화제를 몰고 다녀

윤상현 의원은 목표를 정하면 성실하고 끈질기게 몰입하는 성격의 소유자로 보인다. 2003년 정계에 띄어들자마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인천 남구을 지구당 위원장 경선에 나서 절대 불리할 것이란 전망을 뒤엎고 승리한 뒤, 이듬해 4월 인천광역시 남을(南乙)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입지전적’이라는 표현 하나로 그를 규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윤상현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화제의 인물이었다. 그가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외동딸 전효선씨와 어학원에서 만나 사귀다가 1985년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기 때문이다. 전두환 대통령이 절정의 권력을 과시할 때였다. 1962년생으로 둘은 동갑내기에다 태어난 날짜까지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신탁 사장 지낸 윤상현 부친 전두환 비자금 은닉 혐의 받기도

그런 배경 때문인지, 윤 의원의 부친과 5촌(당숙)도 전두환 시절 잘 나간 적이 있다. 윤 의원의 부친 윤광순(1934년생)씨는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공군 대령으로 예편한 뒤 전두환 대대통령 시절 중소 전자업체에서 한국투자신탁으로 자리를 옮겨 부사장과 사장을 지낸다.

윤광순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 관리에 관련된 인물로 뉴스에 오르내린 적이 있다.한겨레신문 8월 7일자 신문 등에 따르면, 윤광순 전 한국투자신탁 사장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1951년생)씨와 함께 주유소 사업을 벌였다. 그는 전 대통령의 비자금 1,020억원을 관리한 혐의로 1995년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수사가 진척되지 않았다고 한겨레는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윤상현 의원은 이 대목에서 아무 말이 없다. 아버지 일은 아버지 일고 자신과는 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그를 문제 삼자는 주장은 아니다.

5촌(당숙)도 5공 시절 국회의원과 정부 요직에

그런데 ‘가문의 영광’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윤 의원의 5촌(당숙) 중에 윤석순(1937년생)이란 사람이 있다. 박정희 육군 소장이 쿠데타에 성공하자마자 설립한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에서 1981년부터 20년 동안 근무하면서 요직의 하나인 총무국장을 지낸 바 있는 윤 씨는 민주정의당(약칭 민정당: 새누리당의 전신) 창당에 참여하면서 민정당 사무차장과 11대 국회의원이 된다.

그리고 1986년부터 2년 동안 국무총리 비서실장을 지낸다. 당시 국무총리는 전두환 대통령이 한 때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을 정도로 신임했던 노신영(1930년생)씨와 김정렬(1917-1992)씨였다.

직업외교관 출신인 노 씨는 외무차관과 유엔(UN)제네바대표부 대사를 거쳐 외무부장관과 국가안전기획부장(현 국가정보원장)을 지냈다. 일본 육군사관학교 54기 출신에다 공군 중장으로 예편한 김정렬씨는 두차례 공군참모총장과 국방장관을 지내고, 주미 대사와 국회의원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동갑이지만, 일본 육사 3기 선배다.

2006년 사단법인 한국극지연구진흥회를 설립해 현재까지 회장을 맡아 활약하고 있는 윤 씨는
1988년 13대 국회의원 총선을 앞두고 고향인 충남 청양(홍성·청양·예산 지역구)에서 민정당 공천을 신청했으나 내부 경쟁 과정에서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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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 연합뉴스

윤상현 작은 할아버지, 일제 때 고등계 형사로 ‘최초의 조선인 종로경찰서장,’ 친일인명사전에

윤상현 의원의 당숙 윤 씨가 당시 충남 청양 지역구 공천 경합에서 탈락한 사연이 흥미롭다. 당시 이 지역(홍성·청양·예산 지역구)에서 11대 때부터 국회의원을 지내던 사람은 최창규(1937년생; 전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성균관 관장)씨였는데 그를 밀어내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윤 씨의 부친인 윤종화(尹鍾華: 1908년생)씨가 일제 고등계 형사였다는 사실이 공개되는 바람에 그의 지역구 공천은 좌절되었다.

윤종화(1982.03.17. 법원의 부재자 선고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씨가 일제 고등계 형사로 걸어온 길은 ‘화려’했다.

충남 청양에서 태어나 1928년 공주보통학교와 일본 사가(佐賀)고등학교를 거쳐 규슈(九州)제국대학 법문학부를 졸업한 윤 씨는 1934년 경남 산업부 산림과 소속으로 경남 창녕군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여, 일제가 실시한 고등문관시험 행정과(요즘의 행정고시에 해당)에 합격하고, 창녕과 김해군수 등을 거친다.

1942년 경기도 경찰부 보안과장을 거쳐, 이듬해 조선인 최초로 경성부(서울) 종로경찰서 서장에 임명된다. 일제의 조선 식민정책과 황민화 정책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아 1944년 마침내 고등관 4등의 사무관으로 승진하여 조선인 최초로 경찰부장에 임명되어 황해도 경찰부 경찰부장으로 해방 때까지 근무한다.

한편 윤상현 의원의 당숙 윤석순씨와 13대 청양 지역구 공천 경합을 벌이다 함께 탈락한 최창규씨의 고조부가 그 유명한 독립운동가 면암 최익현(崔益鉉: 1833.12.05.-1907.01.01) 선생이다.

최익현 선생은 1906년 74세의 고령으로 의병을 일으켜 순국하는 순간까지 진충보국(盡忠報國)하였던 분으로서 구국 의병항쟁의 불씨를 점화시켰을 뿐 아니라 “나라가 흥하는 것은 우리의 문화, 우리의 마음을 잃지 않는 데 있으며, 국권 없이는 모든 것을 잃는다”는 진리를 가르쳐 일제 강점기의 민족운동의 지도이념을 세운 분이다.

우리나라 헌법은 연좌제를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윤상현 의원은 작은 할아버지인 윤종화씨의 친일 부역행위와 법률적으로나 직접적으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

윤상현 의원은 2005년 펴낸 그의 자서전(희망으로 가는 푸른 새벽길)의 서문에서 이렇게 쓰고 있다. “나의 생명이 다 하는 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날 여명을 밝히던 푸른 새벽길은 금빛 찬란하게 빛날 것이다.”

그가 자서전에서 밝힌대로 훗날 그의 삶이 ‘여명을 밝히던 푸른 새벽길’처럼 금빛 찬란하게 빛나길 바란다.

그는 2005년 7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외동딸 효선씨와 이혼했고, 지난 2010년 7월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2남1녀 중 외동딸인 신경아(1972년생)씨와 재혼했다. 윤 의원은 전효선씨 사이에 두 딸을 두고 있다.

 

< 연재 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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