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⑧ ] 족벌언론 창업주 ‘2세 트리오’

미디어오늘 탐사기획팀 | media@mediatoday.co.kr

한 때 우리나라에서 동아조선중앙한국일보 등 네 신문이 치열하게 경쟁하던 시절이 있었다. 2000년대 들어 내리막길을 걸은 한국일보가 경쟁에서 사실상 탈락하기 전이른바 ‘4대지(四大紙)’라 불리던 시절이다동아일보를 제외한 조선중앙한국일보 등 세 족벌신문 창업주의 ‘2세 트리오가 있다중앙일보의 홍석현 회장조선일보의 방상훈 사장한국일보의 장재구 회장이 그들이다.

셋 사이에는 자존심이 물씬 묻어나는 묘한 경쟁심이 자리잡고 있다그들 각자가 처한 상황이나 신문(언론시장에서 자신들이 경영하는 신문사가 처한 조건과는 별개일 수 있다.

장재구 회장의 부친이자나중에 경제 부총리를 지낸 장기영(1916-1977)씨가 1954년 태양신문을 인수해 한국일보로 창간하게 된 직접적인 동기도 방상훈씨의 부친인 방일영씨가 조선일보를 5년 동안 맡아서 키워달라고 장기영씨에 맡겼다가 2년이 지나 조선일보의 성장세가 궤도에 오르자 장 사장을 쫓아낸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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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

각각 한 살 차이나는 동년배 세습경영자

홍석현씨가 1949년생방상훈씨가 1948년생장재구씨가 1947년생으로 나이도 각각 한 살 차이다이 세 사람 사이에는 당연히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기 마련이다.
공통점의 하나는 세 사람 모두 감옥에 가 본 경험이 있다는 점이다홍 회장과 방 사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탈세혐의로 구속기소돼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뒤 이명박 대통령이 사면복권해 준 바 있고장재구 회장은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차이점은?

홍석현 의식한 방상훈, ‘나는 언론 외길만 갈 것

조선일보의 방 사장과 한국일보의 장 회장(현재 한국일보는 사실상 법정관리를 받고 있음)은 적어도 직접적으로 정치에 뛰어들거나 정부 고위직 등에 진출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반면중앙일보 홍 회장은 이들과 달라 보인다적어도 MBC 이상호 기자 (현재 GO발뉴스 기자)가 삼성그룹의 이학수 부회장(당시)과 홍석현 회장이 삼성그룹이 주는 떡값 아닌 뇌물을 정치인과 검사 등에 배분하는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을 도청한 안기부(국가정보원)의 X=파일을 공개하기 전까지는 그랬다는 뜻이다

방 사장은 홍석현 회장이 1994년 12월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주미 대사로 내정발표된 후  묘한 반응을 보였다방 사장은 교보문고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언론단체 대표에게 나는 언론 외 다른 길은 가지 않을 것이다오직 언론 외길만 간다고 말했다고 한다다분히 홍 회장을 의식한 발언으로 들렸다고 한다

어느 쪽이 내공이 높은 걸까누구의 선택이 옳을까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두 언론그룹의 경쟁 못지않게 두 사람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도 흥미롭다두 사람은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딸과 아들을 각각 며느리와 사위로 둔 사돈이다.

두 집안이 상대방을 바라보는 미묘한 감정은 중앙일보 홍 회장의 외동딸과 허광수 회장의 아들 사이에 혼담이 오갈 때도 일부 드러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홍 회장 가족 중에서 허 회장을 매개로 조선일보의 방 사장과 사돈이 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완곡하게 결혼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 연재 순서 >

[ 한국 지배층 대해부 ① ] 정·관·재계 ‘거미줄’ 같은 박근혜 친인척 혼맥 대해부
[ 한국 지배층 대해부 ② ] ‘친박좌장’ 김무성 일가, 4대 재벌가 얽힌 혼맥
[ 한국 지배층 대해부 ③ ] 조중동 사주와 박근혜 후보도 친인척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① ] 방일영 전 조선일보 회장, 혼외자식만 4남 2녀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② ] 조선일보, 사주 가족들 얽힌 사학재단만 8곳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③ ] 왜 ‘야당지’였던 동아일보는 변했을까?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④ ]‘삼성의 사보’ 역할에서 ‘홍석현의 왕국’으로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⑤ ] JTBC 보도, ‘이건희 회장 사후’를 대비 홍석현 회장의 야망을 드러낸 것인가?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⑥ ] 지하에서 통곡(?)하고 있을 ‘이병철 회장’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⑦ ] 홍석현, 울면서 청와대를 떠나다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⑧ ] 홍석현·방상훈·장재구, 족벌언론 2세들의 경쟁과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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