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② ] 사학비리 척결 앞장서는 전교조 비판에 집요… 사주 친인척·숭문고·성덕고·수원대 등 사학재단 전현직 관계자

미디어오늘 탐사기획팀 | media@mediatoday.co.kr

우리나라 족벌신문사와 사주들은 ‘권력 그 자체’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재벌과 정치권력을 가진 자들을 감시하는 임무는 입맛에 따라 선별적으로 하거나, 회사와 사주들의 이익(私益)에 철저하게 복무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 민주노총, 전교조, 공무원노조처럼 공격의 대상으로 지목되면 사소한 잘못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특히 조선일보는 이 과정에서 오보로 판결이 나도 좀처럼 지면을 통해 사과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나라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특징을 3가지만 꼽으라면, 거짓말, 뻔뻔함, 그리고 집요함을 든다. 목표가 정해지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진다. 이명박 정권과 새누리당이 이들에게 종합편성채널이라는 엄청난 ‘방송 무기’까지 안겨주었다. 이제 신문과 방송 모두를 가진 족벌언론과 사주들은 누구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게 됐다. 대법원에서 탈세 확정판결을 받아도 대통령이 사면해 준다. 대통령은 임기 5년이 끝나면 물러나지만, 족벌언론 사주들은 대물림으로 ‘족벌언론 왕국’을 영속적으로 지배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미디어오늘은 한국의 지배세력이 우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어떻게 지배하는지 그들의 ‘맨얼굴’을 드러내는 대장정을 시작한다. 혼맥으로 얽히고 설킨 지배세력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족벌언론 사주들부터 살펴본다. 독자와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 < 편집자 주 >

 

‘보수세력의 기수’ 조선일보의 공세가 거칠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확인되지 않은 ‘혼외 아들’ 보도공세로 검찰의 수장을 끌어내리는데 성공한 조선일보가 이번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 ‘해체’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다.

2013년 9월 24일(화) 아침 조선일보는 고용노동부가 “다음달 23일까지 해직 교원에게 조합원 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규약을 개정하고, 간부로 활동하는 해직 교원 9명을 탈퇴시키지 않으면 ‘법외(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노조’ 통보를 할 것”이라는 공문을 전달한 사실을 1면 머리기사와 12면 해설기사를 통해 보도했다.

이날치 신문 사설을 통해서는 ‘준법’과 ‘합법노조 혜택’ 포기 중 양자택일하라고 전교조를 압박했다. 고용노동부의 이같은 통보 사실을 1면에 머리기사로 올린 신문은 서울에서 발행되는 일반일간신문(이른바 종합일간지) 9개와 경제일간지 4개 등 13개 일간지를 통틀어 조선일보가 유일하다.

조선일보가 전교조 공격에 집요한 이유

조선일보는 노무현 정부 당시 야당이던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이 사학법을 개악하려고 장외투쟁을 벌일 때도 이에 동조하는 보도에 앞장선 바 있다. 노무현 정부가 조선일보, 새누리당 등 보수세력의 총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개혁적인 사학법 개정에 실패한 이후 학교 운영과정에서 배임, 횡령 등 불법행위를 저지른 뒤 재단에서 쫓겨났던 사학 족벌들이 다시 ‘문제’의 사학재단을 장악한 것으로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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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2013년 9월 24일자 1면

 

조선일보가 전교조 비판과 공격에 집요한 이유와 배경을 짐작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우선, 조선일보 사주와 친인척들이 운영했거나 관계하고 있는 각종 사학재단이 7-8개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조선일보가 사학 비리 척결과 교육의 다양성 추구에 나름의 성과를 보여 온 전교조를 집요하게 비판하고 공격하는 것은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니다.

수원대: 조선일보 종편에 50억원 투자, 총장 딸이 방상훈 둘째 며느리

수원대학교가 조선일보 종합편성 채널에 50억원을 투자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들끓고 있다. 상당수 교수들이 학생들의 비리 척결 투쟁에 동참하는 등 갈수록 학내 민주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수원대학은 사실상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총장의 사돈회사에 50억원을 투자하면서, 동시에 교원들의 연금과 보험료에 충당할 ‘법정부담전입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이마저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교직원 연금과 보험료를 납부한 사실이 밝혀져 학생들의 분노를 촉발한 바 있다.

수원대를 설립한 이종욱(1921-2009) 전 이사장은 철도청 공무원으로 일하다 퇴직하여 삼익주택(후에 삼익건설로 개칭)도 설립했는데, 장남이 이를 경영하다 배임과 횡령 등으로 기소되어 형사처벌 받은 바 있다. 방만 경영으로 이 회사는 부실에 빠져 1998년 부도를 냈으며, 한 때 공적 자금이 투입되기도 했으나, 2000년 청산대상 기업으로 퇴출돼, 2002년 증권거래소 상장이 폐지되었다. 그런 수원대학이 골프장을 가지고 있는데 두 개 중 하나는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욱 설립자의 차남인 이인수 총장의 딸이 방상훈 사장의 둘째 며느리이자 방정오(1978년생) TV조선 마케팅 실장의 부인이다.

숭문고(동방문화학원): 방응모, 방일영, 방상훈 차례로 이사장 지내

2009년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로 선정된 숭문고등학교(서울 마포구 대흥동 소재)의 전신인 경성야학교는 1906년 설립됐다. 해방 직후인 1946년 교육자인 서기원(1917-1976)씨가 현재의 위치에 부지를 확보하고, 당시 조선일보 사장이던 방응모(1884-6.25때 납북: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증조부)씨가 기금을 출연해 동방문화학원을 설립하고 이사장에 취임하였다.

말하자면 서기원씨와 방상훈 사장 증조부인 방응모씨가 사실상의 공동설립자인 셈이다. 서기원씨의 장남인 서연호(1937년생)씨는 1976년부터 이 학교의 교장을 지냈고, 2008년부터 3남인 서준호(1948년생; 전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씨가 교장을 맡고 있다.

방응모 이사장에 이어 방일영 전 회장과 장남인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이 이 학교법인의 이사장을 차례로 지냈다.

연세대: 방우영 회장, 총동문회장과 재단이사장 각각 16년 

지난 6월 3일 연세대 총동문회는 서울 신촌에 있는 연세대 동문회관 1층 로비에서 방우영(方又榮) 전 연세대 재단 이사장(조선일보 명예회장) 흉상 이전 제막식을 열었다.

연세대 출신인 방 전 이사장은 1981년부터 1997년까지 16년간 연세대 총동문회장으로 활동한데 이어, 1997년부터 올해 4월까지 다시 16년 동안 연세대 재단 이사장으로 재임했다. 총동문회는 1999년 방 전 재단 이사장이 연세대와 동문회 발전에 기여한 업적을 기리는 의미로 흉상을 만들어 동문회관 4층에 놓았다가, 방 전 이사장의 퇴임을 기념하는 취지로 동문회관을 확장하면서 1층 로비로 이전했다. 흉상에는 ‘자랑스러운 연세인’이라는 제목과 방 전 이사장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방 명예회장은 세브란스 병원 신축기금으로 3억원을 내놓기도 했다.

태평양학원(성덕고): 방우영 명예회장의 장녀가 상임이사

성덕고등학교(서울 강동구 천호동 소재: 2013년 3월 성덕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개칭)는 국내 최대 화장품 제조회사의 하나인 아모레퍼시픽(태평양그룹) 산하의 태평양학원이 1977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법인의 이사장은 서영배(1956년생) 태평양개발(주) 회장으로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맏사위다. 서영배 회장의 부인이자 방 명예회장의 장녀인 방혜성(1960년생)씨가 1999년부터 이 법인의 상근이사로 일하고 있다. 외국 출장 등이 잦은 남편 서 회장을 대신해 직접 이사회 등을 주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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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사옥 앞에 자리잡고 있는 코리아나 호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동생인 방용훈 씨가 코리아나호텔 대표이사사장으로 있는 곳이다. 사진=이치열 기자

이 법인의 이사(8명) 중에는 LG그룹 창업주 구인회(1907-1969) 회장의 넷째동생인 구평회(1926-2012) 전 E1 명예회장의 외동딸 구혜원 푸른상호저축은행 회장도 포함돼 있다. 구혜원 회장의 작고한 남편이 주진우(1949년생: 15-16대 국회의원) 사조그룹 회장의 동생이다.

이 밖에 조선일보에서 기자, 논설위원 등으로 40년 근무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재단 이사장(2008-2009)을 지낸 고학용(1942년생)씨가 2003년부터 이 재단의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숭실대: 설립자 김형남씨 장남이 방일영 방우영 형제의 매제

지금은 경영권이 다른 사람에 넘어갔지만 숭실대학교는 전남 광주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부친 김용주(1905-1985: 초대 주일공사; 참의원 원내총무)씨와 일신방직을 함께 소유, 경영했던 김형남(1905-1978)씨가 설립했다.

김형남씨가 숭실대의 이사장과 총장을 지내다 장남인 김창호(1935년생)씨와 차남인 김영호(1944년생)씨가 차례로 재단 이사장을 맡기도 했는데, 장남 김창호씨가 방일영, 방우영 형제의 막내 매제다.

중앙대: 설립자 임영신 상공장관의 양자가 방우영의 동서

지금은 김희수씨에 이어 두산그룹으로 경영권이 넘어갔지만, 중앙대는 이승만 정부 때 상공장관을 지낸 임영신(1899-1977)씨가 설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임영신씨의 양자인 임철순(1937년생)씨가 35세때인 1972년 중앙대 총장을 지냈는데, 그는 나중에 정계에 입문, 새누리당의 전신인 민정당의 정책위원회 의장과 국회의원을 두차례(11-12대) 지낸 바 있다.

임철순씨가 방우영 명예회장의 아랫동서다. 방우영 명예회장과 임철순씨의 장인이 서울대와 연세대 교수를 거친 이영조 전 조선일보 감사다. 방우영씨도 1977년부터 중앙문화학원(중앙대) 이사장을 지냈다.

휘문고(풍문여고): 친일파 거두 민영휘 증손자가 방우영의 막내동서

휘문고와 풍문여고를 설립한 민영휘(1852-1935)씨는 일제의 조선 강제병합을 주도한 인물 중의 한사람으로, 일제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은 친일파의 거두다. 그와 더불어 그의 차남 민대식(1882-1951)씨 등도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돼 있다.

민대식의 차남이 한국은행 총재를 지내고, 을유문화사를 설립한 민병도(1916-2006)씨다. 민병도씨는 배용준, 최지우씨가 주연으로 활약한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으로 더욱 유명해진 남이섬을 개발한 사람이다. 주식회사 경춘관광개발에서 지금은 이름을 주식회사 남이섬으로 바꾸었다. 민병도씨의 둘째 아들 민광기(1947년생)씨가 바로 방우영 명예회장의 막내동서다.

 

< 연재 순서 >

[ 한국 지배층 대해부 ① ] 정·관·재계 ‘거미줄’ 같은 박근혜 친인척 혼맥 대해부
[ 한국 지배층 대해부 ② ] ‘친박좌장’ 김무성 일가, 4대 재벌가 얽힌 혼맥
[ 한국 지배층 대해부 ③ ] 조중동 사주와 박근혜 후보도 친인척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① ] 방일영 전 조선일보 회장, 혼외자식만 4남 2녀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② ] 조선일보, 사주 가족들 얽힌 사학재단만 8곳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③ ] 왜 ‘야당지’였던 동아일보는 변했을까?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④ ]‘삼성의 사보’ 역할에서 ‘홍석현의 왕국’으로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⑤ ] JTBC 보도, ‘이건희 회장 사후’를 대비 홍석현 회장의 야망을 드러낸 것인가?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⑥ ] 지하에서 통곡(?)하고 있을 ‘이병철 회장’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⑦ ] 홍석현, 울면서 청와대를 떠나다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⑧ ] 홍석현·방상훈·장재구, 족벌언론 2세들의 경쟁과 차이점
[ 족벌언론과 사주들의 맨얼굴 ⑨ ] 주위에 온통 권력자들…노무현 대통령도 ‘발탁’
[ 지배세력의 맨얼굴 ① ] 새로운 신분사회로 가는 한국, 계층이동을 봉쇄하는 각종 제도 늘어나
[ 지배세력의 맨얼굴 ② ] 전두환 사위에서 롯데가문 사위로, 마침내 새누리당 실세 ‘등극’
[ 지배세력의 맨얼굴 ③ ] 윤상현 자서전 ‘희망으로 가는 푸른 새벽길’ 통해 본 전두환 대통령 사위에서 이혼까지
[ 지배세력의 맨얼굴 ④ ] 남북정상 회의록 불법유출 의혹 핵심 정문헌 의원 부친 정재철 새누리당 상임고문, 사돈 남덕우 전 국무총리
[ 지배세력의 맨얼굴 ⑤ ] 사이버사령부 증원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조중건 한진그룹 상임고문의 사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