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배세력의 맨얼굴 ⑤ ]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미디어오늘 탐사기획팀 | media@mediatoday.co.kr

지난 기사에서는 국가정보원과 군 사이버사령부 등에 의한 조직적인 대통령 선거 개입 파문을 덮기 위한 남북정상 회의록 불법 유출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정문헌 전 청와대 비서관을 소개했다.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사이버사령부가 4차례 특별채용을 통해 82명의 요원을 충원했는데 그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 연제욱 사이버사령관(현 청와대 국방비서관: 육사 38기)과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변호사)은 11월 20일 국회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 두 사람을 지목하며,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의 계획과 지원 속에 인력을 증원했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김 전 비서관은 2012년까지 사이버심리전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국방개혁 307계획’ 작성에 깊이 관여했으며 연 사령관은 국민과 교민을 상대로 심리전 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307계획’에 따라 2010년 1월 창설된 사이버사령부는 그해에 7명, 2011년에 8명의 군무원을 채용했으나, 2012년 대선 직전 79명의 군무원을 채용해 이 중 47명을 사이버심리전단에 배치했다고 한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은 11월30일자(제324호)에서 2010년 1월 창설한 사이버사령부가 창설 첫해에는 7명, 이듬해인 2011년에는 17명을 새로 뽑았으나, 대통령 선거가 있던 2012년에는 4차례 특채를 거쳐 모두 82명을 새로 뽑아, 이 중 47명을 530단 심리전단에 배치해 조직적인 댓글 작업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진성준 의원은 사이버사령부가 주요 포털사이트의 기사에도 댓글을 달았으며 요원들 사이에 콘텐츠 생산·심의·보고·평가 등의 체계적 역할 분담이 있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도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사이버사령부 증원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두 사람 중 한 사람인 김태효 대외전략기획관은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에서 핵심적인 위치에 있었고, 다른 나머지 한 사람인 연제욱 국방비서관은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에 근무하고 있다.

MB 청와대서 대외전략기획관 신설, 김태효를 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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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지난 기사에서 소개한 정문헌 의원은 부친 정재철 새누리당 상임고문과 사돈인 고 남덕우 국무총리 등을 통해 박정희-박근혜 부녀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지만, 김태효 비서관도 ‘두 박 대통령’과 간단치 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우선, 김 전 비서관은 박근혜 대통령과 서강대 동문이다. 박 대통령은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김 전 비서관은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성균관대에서 정치외교학 (부)교수로 일하다, 2008년 2월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소속 대외전략비서관에 발탁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2012년 1월 김태효를 승진시켜, 신설한 수석비서관급 대외전략기획관 자리에 앉혀, 외교·통일·국방에 관한 주요 현안을 사실상 총괄토록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효 동서가 이동원 전 외무장관 아들 이정훈 연세대 교수

김 전 비서관의 장인이 바로 조중건(1932년생) 대한항공 상근고문(전 부회장)이다. 조중건 고문의 둘째형이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1920-2002)씨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영회사이던 대한항공을 불하받은 조중훈씨의 장남 조양호(1949년생)씨가 현재 한진그룹을 이끌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의 손윗동서이자 조중건 고문의 큰사위가 이정훈(1961년생)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로, 이동원(1926-2006) 전 외무부장관의 외아들이다.

이동원 전 장관은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고 우리나이로 37살의 ‘젊은’ 나이에 박정희 대통령 비서실장에 발탁된 뒤, 2년도 못돼 외무장관에 임명되어 굴욕적인 한일국교정상화 협정에 서명했고, 국회의원도 네 번이나 지냈다.

이 전 장관은 동원대학, 한영외국어고등학교, 한영중고등학교 등을 설립해 재단이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그의 미망인인 이경숙(1929년생)씨가 학교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 전 장관의 외동딸인 이정은(1959년생)씨는 동원대학 총장을 맡고 있다.

'북핵 일괄타결' 기조발표하는 김태효 靑비서관

▲ 지난 2009년 11월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통일연구원 주최로 열린 ‘북핵 일괄타결(Grand Bargain) 방안 추진방향’토론회에서 기조발표를 하고 있는모습이다. ⓒ 연합뉴스

김태효, 한일정보호협정 밀실추진 탄로나 청와대서 물러나

김태효씨가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자리에서 물러난 것이 불과 1년반 전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져 가고 있지만, 당시 김 전 기획관은 청와대에서 극비리에 이른바 한일정보보호협정을 추진하다 탄로나자 청와대를 떠났다.

김 전 비서관은 유사시 일본의 자위대가 한반도에 개입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논문을 쓴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런 배경 때문이지, “일을 하다 보면 실수도 있다”며 좀처럼 자기 사람을 잘 바꾸지 않았던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신속히 김 기획관의 사표를 수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태효 전 기획관은 청와대를 떠난 후 성균관대학교로 돌아가 정치외교학을 가르치고 있지만, 언제든지 관계에 복귀할 수 있는 든든한 배경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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