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군 공격은 세월호 가족들 공격”

가족협의회 등 기자회견, “세월호 진상규명에 공안탄압 중단하라… 수백명 구속돼도 진실 사라지지 않아”

장슬기 기자 wit@mediatoday.co.kr

박래군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을 석방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래군 위원이 구속된 지 닷새째다. 경찰이 지난 14일 박래군 위원과 김혜진 4·16연대 공동운영위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세월호 1주기 전후에 불법 집회를 주도(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 일반 교통방해, 특수공용물건훼손 등)한 혐의다.

서울중앙지법은 영장 실질심사 결과 지난 16일 오후 박래군 운영위원을 구속했고, 김 위원에 대한 영장은 기각했다. 이에 4·16연대 뿐 아니라 각계에서 박 위원의 구속을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연대에 대한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4·16연대와 4·16가족협의회는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래군 위원을 석방하고,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활동에 대한 공안탄압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박래군 위원에 대한 탄압이 세월호 희생자 가족에 대한 탄압이라는 입장이다. 전명선 4·16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로 실제로 가족을 잃고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목적을 가진 피해자 가족들이 속해있는 곳인데 이곳을 압수수색하거나 상임위원을 공격하는 것은 희생자 가족들을 공격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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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사진=김도연 기자

경찰은 지난달 19일 4·16연대 사무실과 박래군 위원의 차량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세월호 1주기 전후로 불법집회를 주도했다는 혐의 때문이다. 경찰은 지난 5월 박 위원을 두 차례 소환해 같은 혐의로 조사하기도 했다.

이어 전 위원장은 “세월호 피해자들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국민 정서상 맞지 않으니 연대하고 있는 활동가들에게 화살을 돌린 것”이라며 “수백 명이 구속된다고 해서 진실이 없어지지 않으니 우리가 다 죽은 한이 있더라도 더 탄탄하게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인 나승구 신부는 “세월호에 대한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신념으로 같이 싸우는 사람들을 모두 가둬놓지 않는 한 (한 사람의 구속은) 의미 없는 일”이라며 “오히려 박 위원의 구속으로 더 잘할 수 있는 계기를 촉발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연대하는 시민들에 대한 탄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주노총 곽이경 대외협력부장은 “지난 1년간 250일 넘게 열린 세월호 집회에서 550여명이 연행됐다”며 “이 중 대다수가 입건되고 구속된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곽 부장은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다.

곽 부장은 “지난 4월과 5월에도 7명이 구속됐는데 이는 공안탄압이 박래군 위원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수치”라며 박 위원 구속에 대해 “세월호 추모와 진실규명 의지를 불법으로 보겠다는 정부의 의지”라고 말했다. 정부가 시민들을 향해 세월호 희생자들과 연대하지 못하도록 탄압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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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6연대가 2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박래군의 석방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에 앞서 세월호 미수습 9인에 대해 묵상하고 있다. 사진= 장슬기 기자.

세월호 진상규명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조대환 변호사가 지난 13일부터 특조위 해체와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 사퇴를 주장하며 출근 거부에 들어갔다. 조 변호사는 새누리당 추천으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부위원장과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신이다.

조대환 특조위 부위원장이 결재 도장을 가지고 있고 사무처장이 예산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출근 거부가 사실상 세월호를 덮으려는 시도라는 비판이 거세다. 정부에서도 특조위에 예산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4·16연대는 이런 전방위적인 탄압에 맞서 활동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박래군 위원을 석방하라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또한 오는 22일에는 중대 재해 기업 처벌법을 국회에 청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23일에는 세월호 진실규명에 대한 공안탄압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25일에는 진도 팽목항에서 416연대 정기운영위원회를 열고, 이달 안으로 세월호 특조위가 해야 할 100대 과제를 발표하겠다고 4·16연대는 밝혔다.